밀양연꽃단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연꽃을 보러 가서 아쉬웠던 기억은 대개 두 가지 중 하나다. 물가에서 멀찍이 바라만 보다 왔거나, 도착했을 때 꽃이 이미 오므라들어 있었거나 둘 중 하나다.
밀양 부북면 가산리의 연꽃단지는 앞쪽 문제를 데크로 풀어 놓은 곳이다. 1만 8천 평 연밭 한가운데를 300m 길이 데크가 가로질러서, 논둑이 아니라 꽃 사이를 지나가며 보게 된다.
두 번째 문제는 도착하는 시간을 맞춰야 풀린다. 연꽃은 아침에 열고 낮이 되면 오므리는 꽃이라, 같은 날 같은 자리에 가도 몇 시에 도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면을 보게 된다.
홍련과 백련이 갈리는 데크길
밀양연꽃단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데크에 올라서면 양쪽 색이 다르다는 것이 먼저 보인다. 한쪽에는 붉은 홍련이, 다른 쪽에는 흰 백련이 자리를 나눠 심겨 있어, 걷다 보면 두 색이 번갈아 눈에 들어온다.
두 꽃은 색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인상도 다르다. 홍련은 끝으로 갈수록 짙어지는 분홍이라 잎 위에서 멀리서도 눈에 띄고, 백련은 흰색이라 아침 햇빛을 받으면 속까지 비쳐 보인다.
밀양연꽃단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같은 단지 안에 수련이 함께 심긴 구역도 있다. 잎이 물 위에 납작하게 뜬 쪽이 수련이고, 잎과 꽃이 물 위로 훌쩍 솟은 쪽이 연꽃이라 서 있는 높이만 봐도 구분된다.
이 연밭에서는 연잎도 꽃 못지않게 들여다볼 만하다.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 잎 위에 떨어진 물이 스미지 않고 은구슬처럼 굴러다니는데, 비가 온 다음 날 아침에 가면 잎마다 물방울이 맺혀 있다.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밀양연꽃단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이 연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착 시간이다. 꽃잎이 가장 활짝 벌어지는 때가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이고, 해가 높아질수록 조금씩 오므라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오후에 도착하면 같은 연밭이 다르게 보인다. 꽃은 봉오리처럼 닫혀 있고 잎만 넓게 펼쳐져 있어, 사진으로 남는 것도 꽃밭이 아니라 초록 잎밭이 된다.
꽃이 가장 좋은 시기도 함께 짚어 둘 필요가 있다. 7월 중순부터 8월 초 사이가 가장 볼 만한 때라, 8월에 접어들었다면 시기를 더 미루지 않는 편이 낫다.
하늘이 흐리다고 일정을 그냥 접지는 않아도 된다. 구름이 낀 날에는 꽃잎이 덜 벌어지는 대신 색이 차분하게 앉아, 붉은 홍련의 분홍이 오히려 진하게 찍힌다.
무료 주차와 밀양아리나 연계
밀양연꽃단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이 단지는 입장료와 주차비를 모두 받지 않는다. 바로 옆 밀양아리나 주차장과 단지 앞 간이 주차장을 함께 쓸 수 있어, 이른 아침에는 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
데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평평하고 턱이 없어 걷는 부담이 적다. 중간에 정자가 세 곳 있어 쉬어 갈 수 있고, 식물 터널과 포토존이 따로 마련돼 있어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하다.
밀양연꽃단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밀양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라 다른 곳과 묶기 좋다. 옆 밀양아리나 둘레길이나 이팝나무로 이름난 위양지를 함께 넣으면 오전 반나절이 채워지고, 가을에는 이 자리에서 연근 캐기 체험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