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은 능선과 봉우리 쪽에 붙지만, 정작 사람들이 많이 밟는 자리는 그 아래 계곡이다. 표충사는 그 계곡이 시작되는 입구에 앉아 있는 절이다.
절 마당에 서면 기와지붕 위로 재약산 암봉이 바로 올라붙는다. 산과 절 사이에 트인 곳이 거의 없어서, 절이 산 밑에 있다기보다 산이 절 뒤에 세워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곳은 절만 보고 나오면 절반만 본 셈이 된다. 절 뒤로 계곡길이 이어지고 폭포가 두 곳 있는데, 두 폭포는 갈라지는 지점도 걸리는 시간도 달라 미리 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기와지붕 너머 재약산 암봉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주차장에서 절 입구까지는 흙길과 숲길로 이어진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평지라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들어갈 수 있고, 양옆 나무가 길을 덮어 한여름에도 볕이 바로 닿지 않는다.
절 마당은 산에 둘러싸여 하늘이 네모나게 잘려 보인다. 대광전을 정면에 두고 뒤쪽을 보면 바위 봉우리가 지붕선 바로 위에 걸려서, 건물과 암봉이 한 화면에 겹친다.
마당을 지나 뒤쪽으로 가면 들리는 소리부터 달라진다. 옥류동천이라 부르는 계곡이 절 옆을 흐르는데, 여름에는 수량이 늘어 바위에 부딪히는 물소리가 마당 안까지 들어온다.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는 다른 길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폭포를 보러 간다면 어느 쪽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는 같은 계곡에 있어도 갈라지는 지점이 다르고, 걸리는 시간도 2배 넘게 벌어진다.
흑룡폭포는 절에서 2km 남짓 올라간 자리에 있다. 전망대까지 왕복 4km에 1시간 50분쯤 걸리는데, 앞부분은 계곡을 따라 걷는 완만한 탐방로라 걷는 부담이 크지 않다.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완만하던 길은 마지막 구간에서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 돌탑이 선 자리부터 전망대까지 가파른 데크 계단이 이어지고 950개 가까이 되므로, 앞이 평탄하다고 같은 속도로 붙이면 여기서 다리가 풀린다.
층층폭포는 그보다 훨씬 안쪽으로 들어가야 나온다. 옥류교에서만 4km 가까이 되는 거리라 사자평으로 올라가는 산행 코스에 가깝고, 절 구경까지 함께 하려면 반나절로는 빠듯하다.
배롱나무 계단과 얼음골 연계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사진 자리로는 사천왕문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좋다. 계단 양옆에 배롱나무가 서 있어서 아래에서 계단과 문을 같이 올려다보면 분홍 꽃이 화면 양쪽을 감싸고, 가운데로 문이 들어온다.
다만 이 꽃을 보러 7월 초에 가면 아직 이르다. 만개하는 시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 사이라, 꽃이 목적이라면 일정을 그쪽으로 옮기는 편이 낫다.
절 자체는 관람료가 무료이고 주차비만 따로 있다. 소형차 2,000원, 대형차 5,000원이고, 절 입구에 산채비빔밥과 도토리묵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어 내려와서 먹기 좋다.
능선 쪽까지 보고 싶은데 폭포길이 부담이라면 방법이 하나 더 있다. 같은 산군 반대편 산내면의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면 10분 만에 해발 1,200m 승강장에 닿아, 걷는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