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운대 / 한국관광콘텐츠랩-부산관광공사 |
부산 사하구 다대동에는 낙동강이 남해와 몸을 섞는 자리에 솟은 언덕이 있다. 해발 78m의 몰운대로, 지금은 걸어서 들어가지만 원래는 바다에 떠 있던 섬이었다. 오래도록 부산의 이름난 경승지로 꼽혀 온 곳이다.
한여름은 이곳의 숲이 가장 짙어지는 때다. 사스레피나무와 곰솔이 우거져 한낮에도 그늘이 이어지고, 바로 옆 다대포해수욕장이 문을 열어 물놀이를 함께 챙길 수 있다. 바다를 끼고 있어 숲길에도 바람이 통한다.
섬이 어떻게 뭍이 됐는지, 그리고 이 조용한 언덕에 어떤 내력이 남아 있는지 짚어 본다.
섬이 뭍으로 이어진 내력
몰운대 / 한국관광콘텐츠랩-부산관광공사 |
몰운대는 16세기 무렵까지 몰운도라 불리던 섬이었다. 낙동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흙과 모래가 오랜 세월 쌓이면서 다대포 쪽 육지와 이어졌다.
이렇게 섬이 모래톱으로 뭍과 연결된 지형을 육계도라 부른다. 몰운대는 그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 있어 지형을 공부하는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지도를 펼쳐 보면 육지에서 바다로 툭 튀어나온 모양이 한눈에 들어온다.
몰운대 / 한국관광콘텐츠랩-부산관광공사 |
이름에는 낙동강 하구의 날씨가 담겨 있다. 안개와 구름이 끼는 날이면 섬이 그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하여 구름에 빠진 섬이라는 뜻의 이름이 붙었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자리라 안개가 유독 자주 낀다.
숲길로 들어서면 바닷가답게 상록수가 많아 겨울에도 초록이 남는다. 사스레피나무 군락 사이로 난 길은 경사가 완만해 산책하듯 걷기에 알맞다. 아이를 데리고 나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다.
정운 장군의 자취와 해안 산책
몰운대 / 한국관광콘텐츠랩-부산관광공사 |
몰운대는 임진왜란 당시 격전이 벌어진 자리이기도 하다. 부산포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의 선봉에 섰던 녹도만호 정운이 이곳 앞바다에서 왜선과 맞서다 목숨을 잃었다. 조용한 산책길과는 좀처럼 겹쳐지지 않는 내력이다.
그를 기리는 정운공순의비가 몰운대 안에 서 있다. 숲길을 걷다 마주치게 되는 자리라, 풍경만 보고 지나치기 쉬운 이 언덕의 다른 얼굴을 알게 된다. 비석 앞에 서서 안내문을 한 번 읽어 보면 걸음이 조금 달라진다.
산책로 끝으로 나아가면 바다가 트이는 전망 지점들이 이어진다. 노을정과 생태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다대포 쪽 해안 풍경을 두루 볼 수 있다. 나무 사이로 바다가 언뜻언뜻 보이다가 갑자기 확 트이는 구간이 있다.
몰운대 / 한국관광콘텐츠랩-부산관광공사 |
다대포는 낙조로 이름난 곳이라 해 질 무렵에 맞춰 일정을 잡는 사람이 많다. 몰운대 숲길을 먼저 걷고 해수욕장 쪽으로 내려와 저녁 바다를 보는 순서가 무난하다. 도시철도로 닿을 수 있어 차를 두고 오기에도 부담이 없다.
여름에 걸을 때는 물과 모자를 챙기는 것이 좋다. 바닷가 바위 구간은 파도에 젖으면 미끄러우니 가까이 내려가기보다 정해진 길에서 바라보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