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노송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최린 |
경기 수원 노송지대는 1790년 무렵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을 참배하러 오가던 지지대고개 일대에 소나무 500주를 심게 하면서 시작된 숲이다. 1973년 경기도 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됐고, 그중 일부 구간을 정비해 지금의 노송공원으로 조성했다.
다만 노송 아래를 채운 맥문동은 절정이 8월 중하순에서 9월 초로 꼽혀, 8월 중순인 지금은 아직 꽃이 짙어지는 초반 단계에 가깝다.
왜 이리 더디냐, 지지대라는 이름의 유래
수원 노송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최린 |
정조는 아버지 묘소를 참배하러 갈 때는 마음이 급해 고개를 서둘러 넘고, 돌아올 때는 아쉬운 마음에 걸음을 늦췄다고 전해진다. 그때 신하들이 왜 이리 더디냐고 한 말에서 지지대고개라는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전해진다.
정조는 내탕금 1천 냥을 내려 지지대고개 정상부터 옛 경수국도를 따라 약 5km 구간에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게 했다. 그중 지금까지 남은 보호수는 34주로, 후계목까지 합치면 600여 그루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5만 5,684제곱미터, 근래 새로 생긴 공원
수원 노송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최린 |
노송지대 일부 구간은 2019년부터 정비를 시작해 2022년 5만 5,684제곱미터 규모의 근린공원으로 새로 태어났다. 입장료는 없고 매표소나 휴관일 없이 언제든 드나들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주차장은 없어 인근 도로변 여건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낫다.
공원 안에는 맨발로 걷도록 야자매트를 깐 구간과 잔디마당, 전통 정자가 자리해 있어 쉬어가기에도 좋다.
노송 아래로는 맥문동 약 6만 본이 심어져 있어, 여름이 깊어질수록 보랏빛이 짙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조의 효심을 기리는 지지대비
수원 노송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최린 |
고개 정상에는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1807년 세운 지지대비가 남아 있어, 노송지대와 함께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된 이 비석은 노송지대와 같은 정조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굽이진 옛 경수국도를 따라 늘어선 노송과 지지대비를 함께 돌아보면 200년을 넘게 이어온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도로변을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 반나절 코스로 삼기 좋다.
굵고 굽이친 소나무 기둥 아래로 보랏빛 맥문동이 번져가는 모습을 보면, 효심으로 심은 나무가 이토록 오래 자리를 지켰다는 사실이 새삼 다르게 다가온다. 흙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오래된 이야기를 되새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