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도 주차료도 모두 무료입니다" 300년 된 집성촌이 남아 있는 대구 근교 여행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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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나가면 흙담으로 둘러싸인 옛 마을이 하나 남아 있다. 남평 문씨 후손들이 30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 온 곳으로, 가옥과 정자를 합쳐 11동이 담장 안에 모여 앉아 있다.

이 마을이 늦여름에 붐비는 이유는 담장과 꽃이 한 화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흙빛 담과 잿빛 기와 사이로 붉은 배롱나무 가지가 뻗어 나오면, 색이 몇 개 되지 않는 골목에서 그 붉은빛만 유독 도드라진다.

담장을 넘어오는 붉은 가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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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담장 그 자체다. 격조 높은 흙담이 건물을 통째로 둘러싸며 골목을 만들어 내는 구조여서, 집을 보러 왔다가 담을 따라 걷다 나오는 일이 흔하다.

그 담을 안쪽에서 넘어오는 것이 바로 배롱나무 가지다. 담 안쪽에서 자란 나무가 밖으로 가지를 뻗으면서 기와지붕 선과 겹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담장 앞에 오래 머무는 것도 그래서다. 담장 위로 넘어온 가지가 눈높이에서 바로 잡힌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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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 연못에는 연잎이 수면을 덮고 그 사이로 연꽃이 올라온다. 담장 골목과 연못이 걸어서 이어져 있어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고, 천천히 둘러봐도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붉은 배롱나무와 연못이 한 동선 안에 나란히 들어온다는 뜻이기도 하다. 걸음이 느린 사람과 함께 와도 부담이 되지 않는 크기의 마을이다.

꽃과 담을 같은 걸음 안에서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마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문 닫는 날이 없는 마을

남평문씨본리세거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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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은 1995년 5월에 대구광역시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지정 구역이 1만 1701제곱미터에 가옥 아홉 채와 정자 두 동이 들어 있어, 규모로 보면 큰 편이 아니지만 옛 배치가 흐트러지지 않고 온전하게 남아 있다. 관람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고, 문을 닫아 두는 날조차 따로 없는 곳이다.

전용 주차장이 마을 앞에 있어 차를 대고 바로 골목으로 들어설 수 있다. 매표소를 거치지 않으니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 잠깐 들르기에도 부담이 없다.

꽃 상태가 궁금하다면 053-631-8686으로 미리 물어보고 나서는 편이 좋다. 배롱나무는 여름 내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나무라 해에 따라 절정이 조금씩 앞뒤로 움직이고, 8월 말이면 그해에 따라 남은 양이 꽤 갈린다.

박물관이 아닌 사람이 사는 집

남평문씨본리세거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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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을 걸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가 박물관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도 후손들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이라 마당 안쪽까지 들어가거나 창문을 들여다보는 일은 삼가야 한다.

목소리를 낮추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골목이 좁고 담이 높아 소리가 유난히 잘 울리기 때문에, 여럿이 몰려다니며 떠들면 그 소리가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간다. 드론을 띄우거나 담장에 올라 사진을 찍는 일도 당연히 삼가야 한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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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적은 시간대를 골라 가면 마을도 편하고 걷는 쪽도 한결 편하다. 이른 아침에 들어서면 담장 그림자가 길게 누운 골목을 혼자 걷게 되는데, 이 마을을 보러 오는 값은 대개 그 시간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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