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우포늪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창녕 우포늪은 국내에 남은 내륙 자연습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꼽힌다.
면적이 231만 제곱미터에 이르고 우포와 목포, 사지포, 쪽지벌 네 개의 늪으로 나뉘어 있다. 원래는 하나로 이어진 물이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제방이 놓이면서 지금처럼 네 갈래로 갈라졌다.
낙동강 물길이 막히며 생긴 늪
창녕 우포늪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예전부터 이곳을 소개할 때는 1억 4천만 년 전에 생겼다는 설명이 자주 붙는다. 다만 그 수치는 일대 기반암의 연대에 가깝고, 늪 자체는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뒤 낙동강 물길이 막히면서 생긴 배후습지로 본다.
지금과 비슷한 수위로 자리를 잡은 것이 대략 6천 년 전쯤이라는 설명이 요즘은 더 널리 받아들여진다.
창녕 우포늪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이 늪이 받아 온 지정 이력은 국내 습지 가운데 손에 꼽을 만큼 화려하다. 1998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됐고 2011년에는 천연기념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창녕군은 2018년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받았다.
늪 가장자리를 따라서는 왕버들과 선버들 군락이 물가 쪽으로 굵은 가지를 늘어뜨린 채 길게 이어진다.
낮에만 벌어지는 가시연꽃
창녕 우포늪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늦여름 늪의 수면은 마름과 생이가래 같은 수생식물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덮고 있다. 멸종위기 이급인 가시연꽃도 이 무렵 피는데, 늪 본류가 아니라 대합면에 있는 우포늪 생태체험장의 연못에서 볼 수 있다. 지난해에는 8월 말에 첫 꽃이 확인됐고 올해는 7월 하순부터 피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시연꽃을 보러 갈 생각이라면 시간대부터 맞춰 두어야 한다. 낮에 벌어졌다가 밤이면 오므라드는 꽃이라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가면 헛걸음이 된다. 해마다 개화 규모 차이가 커서 아예 피지 않은 해도 있었으니 출발 전에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생태체험장은 쪽배 타기를 포함해 한 사람에 오천 원을 받고 하루 다섯 차례 정해진 시각에만 운영한다.
늪을 도는 길은 우포늪생명길이라 부르는 8.4킬로미터 순환 코스다. 우포늪생태관에서 출발해 대대제방과 사초군락지, 목포제방을 지나 돌아오는 데 3시간쯤 걸린다.
그늘이 없는 제방길
창녕 우포늪 / 한국관광콘텐츠랩-장정수 |
이 코스를 걸을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거리보다 볕이다. 길이 대부분 제방 위로 나 있어 그늘이 거의 없고, 8월 말 이 일대 낮 기온은 여전히 30도 안팎에 습도까지 높다. 오전 9시 이전에 걷기 시작하거나 자전거를 빌려 도는 쪽이 현실적이다.
9월로 넘어가면 볕만큼이나 진드기도 신경 쓸 대상이 된다. 질병관리청이 해마다 벌초철을 앞두고 털진드기 물림을 경고하는 시기이므로 긴바지를 입고 풀밭에 앉지 않는 것이 좋다.
창녕 우포늪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
탐방로와 우포늪생태관은 모두 무료로 열려 있고 주차료도 따로 받지 않는다. 다만 늪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여러 곳이라 목적지를 우포늪생태관이나 생태체험장으로 정확히 찍고 가야 헤매지 않는다.
우포늪 하면 떠오르는 물안개는 이 계절의 것이 아니다. 수온과 기온의 차이가 벌어지는 늦가을과 겨울 새벽에 생기는 풍경이라, 그때 다시 오려면 일출 시각을 미리 챙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