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습니다" 소나무 900그루가 강변에 늘어선 시원한 산책 명소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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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읍내 바로 옆에 소나무만 900그루 가까이 들어찬 숲이 있다. 섬진강을 따라 2킬로미터쯤 길게 이어져 있어 강을 보며 걷다가 그늘로 들어섰다가를 반복하게 된다.

이 숲은 경치를 만들려고 조성한 곳이 아니다. 1745년에 이곳 도호부사였던 전천상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모래를 막으려고 심은 방풍림이 지금까지 남은 것이다. 농사를 망치는 모래바람이 워낙 심해 마을을 지키려고 벌인 일이었으니, 지금의 그늘은 그 일의 덤인 셈이다.

처음 심은 750그루와 지금의 948그루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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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심은 나무는 750그루였고, 그 뒤 죽은 자리를 메워 심어 지금은 948그루가 서 있다. 그래서 수령이 고르지 않은데, 오래된 것은 300년에 가깝고 뒤에 채워 넣은 것은 50년 안팎이라 기둥 굵기가 눈에 띄게 차이 난다.

숲을 걸을 때 이 차이를 알고 보면 재미가 붙는다. 껍질이 거북 등처럼 두껍게 갈라지고 가지가 낮게 휘어 있는 나무가 오래된 쪽이고, 곧게 뻗고 껍질이 매끈한 나무는 나중에 심긴 것이다.

숲 전체를 수백 년 노송으로 소개한 글이 많지만 실제로 걸어 보면 두 세대가 섞여 있다는 것이 금방 눈에 들어온다.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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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8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 온 값으로 2005년에 국가유산청 천연기념물이 됐다.

숲 전체 면적은 22만 4800제곱미터이고 입장료도 주차료도 받지 않는다. 문을 닫는 시간이 따로 없어서 이른 아침이든 늦은 저녁이든 들어갈 수 있다. 주차장이 숲 바로 앞에 붙어 있어 차에서 내려 몇 걸음이면 그늘로 들어선다.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강가 모래밭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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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다른 솔숲과 다른 점은 숲 바로 앞이 강이라는 것이다. 흰 모래와 푸른 소나무를 함께 이르는 백사청송이라는 말이 오래전부터 이 자리를 가리켜 왔고, 모래밭은 눈으로만 보는 곳이 아니라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여름이면 하동군이 이 모래밭 옆에 물놀이장을 열고 재첩잡기 체험도 함께 진행한다. 2025년 여름에는 1만 5000명쯤이 다녀갔는데, 폐장이 9월 초라 지금 찾아가면 시설은 이미 닫혀 있다고 봐야 한다.

아이를 데리고 물놀이를 계획했다면 이 점부터 확인해야 헛걸음을 면한다.

다만 시설이 닫혔다는 것이 이 시기를 피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사람이 몰리던 여름이 지나 숲이 조용해지고, 강에서 올라오는 바람 덕분에 그늘 안쪽 체감 온도가 한여름보다 확실히 내려간다.

붉은 꽃을 보려면 보름 뒤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콘텐츠랩-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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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숲을 검색하면 나무 아래가 온통 붉게 물든 사진이 자주 나온다. 꽃무릇 군락을 찍은 것인데 개화는 대개 9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라, 8월 말이나 9월 초에 가면 잎도 꽃대도 아직 올라오지 않은 맨 흙바닥을 보게 된다.

붉은 숲이 목적이라면 보름쯤 뒤로 날을 미루는 편이 낫고, 그 사이에 가려는 사람은 솔숲과 모래밭만 보고 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개화 시점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니 출발 전에 하동군청 쪽에 물어 두면 확실하다.

같은 강을 따라 최참판댁과 화개장터가 이어져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도 무리가 없다. 어느 쪽이든 강을 끼고 달리는 길이라 이동하는 시간 자체가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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