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학당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한 집안이 자기네 자제를 가르치려고 세운 학교가 조선시대에 있었다. 충남 논산 노성면에 남아 있는 종학당이 그런 곳이다.
파평 윤씨 문중이 1643년에 세운 뒤 230년 가까이 운영했고, 그동안 이곳을 거쳐 과거에 급제한 사람이 73명이다. 문과가 42명, 무과가 31명이니 한 문중의 사설 교육기관이 낸 성과로는 드문 숫자다. 집안 자제뿐 아니라 처가와 외가 쪽 자제까지 받아 가르쳤다는 기록도 함께 남아 있다.
배롱나무가 몰려 있는 자리
종학당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
여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은 대개 공부방이 아니라 배롱나무다. 다만 사진에서 보던 위치와 실제 위치가 조금 다른데, 꽃이 몰려 있는 곳은 앞마당이 아니라 뒤뜰 언덕과 담장 쪽이다.
그 가운데 수령이 200년을 넘긴 나무가 서 있어 가지가 담을 타고 넘어가고 지붕 가까이까지 뻗는다. 기와 위로 분홍색 가지가 얹힌 장면이 이곳 사진에 자주 나오는 구도인데, 마당 한가운데서 찍으면 그 그림이 나오지 않으니 담장을 끼고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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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몇 그루인지는 어느 자료에도 적혀 있지 않지만, 굵은 기둥이 언덕을 따라 이어져 한 그루씩 세며 걷게 된다.
건물 앞에는 연꽃이 피는 작은 연못이 따로 있고, 그 아래로 넓게 트인 물은 병사저수지다.
꽃이 남아 있는지부터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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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는 7월 중순에 피기 시작해 9월 초까지 이어지지만 절정은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다. 백일홍이라는 이름 때문에 100일 내내 같은 모습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뒤로 갈수록 성기어진다.
해에 따른 편차도 크다. 2025년 여름에는 꽃이 거의 피지 않았다는 방문기가 남아 있을 정도라, 8월 말이나 9월에 먼 길을 나서기 전에는 전화로 상태를 물어보는 편이 안전하다.
꽃 상태를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다면 논산관광안내소 041-746-5945로 전화해 보는 방법이 있다.
꽃이 성기어진 뒤에 가더라도 헛걸음은 아니다. 이 집은 급한 비탈을 그대로 살려 지어서 아래채와 누각의 바닥 높이를 맞춰 놓았고, 그 구조를 보는 것만으로도 걸음값은 한다. 1997년에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도 건물 배치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다.
누각에 올라앉아도 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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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2층 누각이다. 줄을 쳐 두거나 예약을 받는 곳이 아니라 신발을 벗고 마루에 직접 올라앉을 수 있고, 거기서 저수지 수면과 담장 너머 나무가 한눈에 들어온다. 마루 끝에 앉으면 매미 소리 말고는 들리는 것이 거의 없어서, 사진만 찍고 5분 만에 돌아서기에는 아까운 자리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받지 않고 문을 닫는 날도 따로 없다. 다만 조명 시설이 없어서 해가 기울면 발밑이 금세 어두워지니 일몰 전에 나오는 일정으로 잡아야 한다. 두 물을 같은 것으로 알고 갔다가 헤매는 경우도 있으니 연못과 저수지는 미리 구분해 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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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를 도는 산책로는 짧은 쪽이 522미터, 긴 쪽이 1023미터로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끝난다. 여기만 보고 돌아서기 아쉽다면 차로 10분 거리에 명재고택과 노성향교가 나란히 있으니 묶어서 반나절 일정으로 짜는 쪽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