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윈난성의 옌진현은 가파른 절벽과 강 사이의 비좁은 자투리 땅에 고층 건물이 밀집해 있어 인터넷상에서 합성 논란을 부를 정도로 독특한 풍경을 자랑합니다.
- 기원전 3세기 진나라 시절 건설된 폭 1.5m의 ‘오척도’와 남방 실크로드의 거점이라는 역사적 배경, 그리고 강가에 기둥을 박아 건물을 올린 독창적 주거 양식이 이 도시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 자연의 가혹한 한계 속에서도 수로를 지름길로 바꾸고 정성 어린 제철 음식과 전통을 지켜가는 주민들의 일상은 가뭄과 오지의 불편을 삶의 지혜로 이겨낸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국 윈난성의 옌진현(鹽津縣)은 강과 까마득한 절벽 사이, 폭 수십 미터에 불과한 자투리 땅 위에 고층 건물이 빼곡히 들어선 ‘중국에서 가장 좁은 도시’입니다. 처음 도시 전경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컴퓨터 그래픽이나 합성이라는 논란이 일어날 만큼 비현실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이 도시는 대체 어떤 이유로 조성되었으며, 사람들은 이 가파른 협곡에서 어떻게 터전을 유지해 온 걸까요?
1.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가파른 바위 절벽과 관허 강이 만나는 자투리 공간에는 철근 콘크리트 기둥을 강바닥에 깊게 박아 만든 독특한 건물들이 강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평지가 거의 없는 지형적 한계 때문에 강가 쪽으로 건물을 확장하거나, 절벽 아래 움푹 들어간 암벽 공간을 그대로 주차장이나 주거지 일부로 활용하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며 험준한 산간 도시에서 오랜 세월 터전을 일궈온 사람들의 일상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이 비현실적인 도시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려는 방문객과 오지 여행가들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관허 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의 허둥과 서쪽의 허시로 나뉜 구역을 오가며, 인간의 생존력이 만들어낸 가장 극점의 건축 형태를 직접 목격하고 있습니다.
2. 왜 지금 이 도시가 주목받는가
옌진현이 눈길을 사로는 결정적인 이유는 압도적인 지형 환경 속에서도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삶의 연속성 때문입니다. 단순히 관광용으로 조성된 인공 도시가 아니라, 고대부터 인근 소수민족과 상인들이 거주하며 독자적인 문화를 다져온 생동감 넘치는 터전이라는 점이 감동을 더합니다.
이 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오골개만큼이나 유명하다는 이곳만의 특별한 두부 요리 방식입니다.
험준한 산세 속에서도 옌진현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먹거리 문화와 전통을 고수해 왔습니다. 맷돌로 콩을 갈아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부드럽고 고소한 순두부 요리 ‘떠화(豆花)’와 거친 산비탈에서 방목하여 쫄깃한 육질을 자랑하는 오골개 요리는 험한 환경을 이겨낸 주민들에게 든든한 영양식이 되어주었습니다.
쓰촨성 접경 지역인 옌진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콤한 오골계 요리와 부드러운 두부 요리가 입맛을 돋웁니다.
3. 벼랑 끝 협곡 도시를 만들어낸 동력은 무엇인가
평평한 땅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이 험준한 곳에 도시가 번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곳이 윈난과 쓰촨, 구이저우의 산줄기가 만나는 교통의 핵심 요충지(진슈오)였기 때문입니다.
과거 중원에서 윈난으로 향하던 주요 관문인 옌진두사관은 이 지역이 오랫동안 교통의 요지였음을 보여줍니다.
기원전 3세기 진나라 시절, 절벽을 깎아 만든 폭 1.5m의 오척도(五尺道)는 과거 중원에서 윈난을 거쳐 미얀마와 인도까지 이어지던 고대 남방 실크로드의 주요 통로였습니다. 오척도의 바위 위에는 오랜 세월 물자를 날르던 마방들의 말발굽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물자와 사람이 오갔던 번성했던 역사적 기원을 증명합니다.
기원전 진나라 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척도의 흔적과 험준한 지형 속 옛사람들의 삶을 찾아 나선 길이다.
4. 현지 주민들의 삶과 일상은 어떻게 바뀌는가
자연의 제약 속에서 살아가는 옌진현 주민들은 불편함을 불평하기보다 환경을 삶의 유용한 지혜로 재해석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가느다란 절벽 수로 길입니다.
험준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지혜와 끈기 어린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1950년대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을 때, 주민들은 산 아래 샘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바위 산비탈을 직접 깎아 수로를 만들었습니다. 폭 1m도 되지 않는 이 수로 관릿길은 세월이 흘러 산중턱 50여 가구가 살아가는 마을을 세상과 연결하는 가장 빠르고 소중한 지름길로 자리 잡았습니다. 위험해 보이는 벼랑 끝 길이지만,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집으로 향하는 안온하고 아름다운 길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5.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는
옌진현은 문명과 자연이 가파른 절벽 위에서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독보적인 상징입니다. 조급하게 자연을 바꾸려 하지 않고 험준한 바위 산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은 현대 도시인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수천 년 전 오척도를 따라 흐르던 마방들의 애환과 오늘날 절벽 수로 길을 묵묵히 걷는 주민들의 걸음은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거친 환경 속에서도 따뜻한 온기와 정성을 잃지 않는 옌진현 사람들의 삶의 철학은 앞으로도 오지를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울림을 전해줄 것입니다.
FAQ
옌진현은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도시인가요?
네, 옌진현은 고대부터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살아온 실제 행정구역입니다. 강과 절벽 사이의 좁은 공간에 철근 콘크리트 기둥을 세워 고층 건물을 짓고 터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척도(五尺道)는 어떤 의미를 가진 길인가요?
기원전 3세기 진나라 때 건설된 폭 1.5m 내외의 도로로, 중국 중원에서 윈난, 미얀마, 인도까지 연결되었던 고대 남방 실크로드의 핵심 교역로입니다.
옌진현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나 음식은 무엇인가요?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순두부 요리인 '떠화(豆花)'와 험준한 산비탈에서 방목해 키운 '오골개 요리'가 진미로 꼽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