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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남산 깔딱고개 너머 위치한 칠불암은 국보 삼존불과 사방불을 모신 사찰로, 험준한 환경에도 순례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 수도 시설이 없어 직접 샘물을 퍼 오고 식재료를 이고 올라와야 하지만, 정성과 공경을 담아 만든 소박한 절밥은 방문객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 무너져 가던 절집을 일으켜 세운 예진 스님의 헌신과 친절은 불편함 속에서도 마음의 풍요를 찾는 지혜를 일깨워 줍니다.

경주 남산의 험준한 깔딱고개를 올라 벼랑 끝에 다다르면 신라 천 년의 숨결을 간직한 칠불암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수도 시설조차 없어 밑에서 샘물을 직접 퍼다 날라야 하고 식재료 하나하나를 발품 팔아 올려보내야 하는 이곳에 왜 수많은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소박한 나물 한 접시에도 스며 있는 깊은 정성과 감사,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묵묵한 수행의 가치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험난한 산길 끝에 자리한 칠불암, 지금 왜 주목받는가


숲길을 따라 등산 중인 중년 여성의 옆얼굴이 보이며 화면 하단에는 수행의 일종이라는 한국어 자막이 나타나 있습니다.

거친 산길을 오르는 매 순간이 자신을 돌아보고 단단하게 만드는 수행의 과정이 됩니다.


경주 남산은 불상과 탑이 산자락 곳곳에 그득하여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립니다. 그중에서도 1시간 남짓 가파른 산길을 따라 숨이 깔딱 넘어갈 듯한 고개를 지나야만 닿을 수 있는 칠불암은 매일같이 순례객과 등산객들로 북적입니다. 벼랑 위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절집에 다다르면 지친 방문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예진 스님과 보살님들의 넉넉한 미소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주 남산 칠불암 경내에 연분홍색 옷을 입은 여성이 서 있고, 그 뒤로 울창한 나무와 돌담, 오색 연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보입니다.

삼존불과 사방불이 모셔진 칠불암은 일곱 분의 부처님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수행 공간입니다.


칠불암에는 신라 시대의 석조 삼존불과 사방불을 합쳐 모두 일곱 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어, 남산에서도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된 문화유산의 당우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얻어가는 것은 비단 눈에 보이는 문화재에 그치지 않습니다. 험난한 산길을 헤치고 오른 끝에 마주하는 소박한 절집의 풍경과 온기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편리함이 당연해진 시대, 칠불암의 불편함이 주는 특별함

오늘날 문명의 편리함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칠불암의 일상은 전혀 다른 차원의 깨달음을 전합니다. 이곳은 수도관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매일같이 깎아지른 계단을 내려가 돌 사이에서 솟아나는 생수를 바가지로 일일이 떠 올려야 하는 번거로운 노동이 필수적입니다. 물 한 통을 얻기 위해 기다리고 애쓰는 정성이 더해지면서, 비로소 물 한 모금의 고마움을 몸소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사찰 건물 벽 옆 돌담 위에 물이 담긴 대형 흰색 플라스틱 통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수도 시설이 없는 산중 절집에서 물 한 방울도 소중히 여기며 수행의 일부로 삼는 마음가짐이 깃들어 있습니다.


절집에서는 세안이나 양치질조차 각자 배정받은 조그만 그릇의 물로만 해결해야 하며,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하는 현대적 편의는 엄격히 제한됩니다. 하지만 이렇듯 당연하게 누리던 물과 자원의 귀함을 깨닫는 과정 자체가 곧 마음을 닦는 수행으로 다가옵니다. 부족함 속에서 오히려 충만함을 찾아내는 역설적인 경험이야말로 칠불암이 전하는 가장 유용한 삶의 지혜입니다.

15년 세월의 구슬땀과 공동체의 정성이 일군 결실


경주의 가파른 산속에 자리한 작은 사찰 전경으로, 기와지붕의 건물 앞마당이 오색 연등으로 꾸며져 있고 돌계단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보입니다.

가파른 산길을 지나 마주하게 되는 이곳은 험한 길을 딛고 올라온 방문객들에게 넉넉한 쉼터가 되어줍니다.


오늘날의 번듯한 칠불암이 있기까지는 2008년 무너져 가던 절집에 들어와 15년 넘게 묵묵히 기와 한 장, 냉장고 하나를 짊어지고 산을 올랐던 예진 스님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커다란 가전제품이나 건축 자재를 사다리에 묶어 목도로 메고 올라오며 숱한 상처와 땀방울을 남겼던 추억들은, 이제 스님과 신도들이 함께 나누는 든든한 유대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단발머리에 안경을 쓴 여성이 실내에서 식탁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옆모습

험준한 산길 끝에 마주한 소박한 절밥 한 그릇에는 자연의 맛과 정성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칠불암 절밥이 그 어떤 맛집의 음식보다 뛰어난 '밥도둑'으로 불리는 비결도 바로 이 땀방울에 있습니다. 밑에서부터 직접 지게에 올려 짊어지고 온 취나물과 소박한 반찬거리들은 경주 남산의 맑은 공기와 바람 소리, 새소리라는 최고의 양념과 어우러집니다. 음식을 단순히 식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나누는 공양(供養)의 의미를 더할 때, 평범한 나물 비빔밥은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풍요로운 별미로 거듭납니다.

지친 이들에게 전해지는 따뜻한 위로와 삶의 전환


맑은 하늘 아래 칠불암 사찰 마당을 걷는 스님의 뒷모습과 주변에 줄지어 걸린 알록달록한 연등들

산길을 따라 오르면 마주하게 되는 소박한 절집의 풍경은 지친 이들에게 쉼표 같은 위로를 건넵니다.


칠불암에는 국내 순례객뿐만 아니라 먼 외국에서 찾아온 국외 방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차 한 잔을 건네며 친절하게 맞이해 주는 예진 스님의 따뜻한 온기 앞에서는 모두가 마음을 열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절은 친절"이라는 스님의 말씀처럼, 타인을 향한 무조건적인 포용과 다정한 말 한마디가 방문객들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줍니다.


두 명의 스님이 이른 새벽 경사진 돌계단을 올라 산사 건물 옆을 지나가고 있다.

불편함 속에서도 당연하게 누리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수행의 시간이 이어집니다.


하룻밤 숙박을 청해 칠불암에서 템플스테이를 경험하는 이들은 조그만 방 안에서도 세상 전체를 정원으로 삼는 법을 배웁니다. 가파른 암벽길을 따라 신선암으로 올라가 일출을 바라보며 올리는 기도는, 단순한 종교적 행위를 넘어 지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줍니다.

비움으로써 채우는 남산 칠불암이 전하는 시사점

경주 남산 칠불암의 이야기는 빠르게만 달려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진짜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집니다. 끊임없이 소유하고 더 편리해지기를 갈망하지만 정작 마음의 빈곤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칠불암은 불편함을 감수할 때 찾아오는 영혼의 여유를 생생하게 증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구경거리로서의 사찰 탐방이 아닌, 소박한 한 끼 공양 속에 담긴 노고에 감사하고 내면의 참된 나를 발견하는 깊이 있는 삶의 태도입니다. 신라 시대 바위에 부처를 새겼듯 오늘날 우리 마음속에 평화라는 부처를 새로이 세우는 일, 그것이 바로 남산 칠불암의 가파른 고갯길이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응원일 것입니다.


FAQ

칠불암은 경주 남산 어디에 위치해 있나요?

경주 남산을 1시간 남짓 올라 숨이 가빠오는 '깔딱고개'를 지나면 벼랑 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칠불암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칠불암이라는 이름의 유래와 대표적인 문화재는 무엇인가요?

삼존불과 사방불을 합쳐 일곱 분의 부처님이 모셔져 있어 칠불암이라 불리며, 경주 남산에서도 유일하게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칠불암에서는 물과 식재료를 어떻게 구하나요?

수도 시설이 없어 깎아지른 계단을 내려가 바위 틈에서 나오는 샘물을 직접 퍼 올려야 하며, 모든 식재료 역시 산 아래에서 직접 지고 올라와야 합니다.

칠불암 절밥이 맛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직접 힘들여 운반한 소박한 나물과 재료에 경주 남산의 맑은 공기와 바람, 새소리 등 자연을 담고 감사의 마음으로 드리는 공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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