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표면을 평평하게 고른 뒤 생김 한 장을 덮은 밀폐 용기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추장 통을 열었다가 표면에 흰 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그 부분만 숟가락으로 걷어내고 쓰게 된다. 그런데 걷어낸 다음에 다시 열어 보면 같은 자리에 또 하얗게 피어 있어서, 한 통을 반쯤 쓰다가 나머지를 버리는 일이 적지 않다.
대부분은 냉장고에 넣어 두기만 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냉장 보관은 기본이 맞지만 그것만으로는 몇 달을 넘기기 어렵다. 퍼내고 또 퍼내다 보면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패이고, 그 패인 자리에 공기와 물기가 머물면서 윗부분부터 변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한 가지만 더하면 한 통을 끝까지 쓸 수 있는데, 필요한 것은 마른 김 한 장이다. 밥상에 올리려고 사 둔 김 중에서 굽지 않은 생김을 한 장 꺼내, 고추장 표면에 덮어 두는 방법이다.
퍼낸 자리가 패인 고추장 표면에 흰 곰팡이가 피는 이유
퍼낸 자리가 남아 고추장 표면에 작은 골이 보이는 열린 용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추장 표면이 변하는 이유는 공기와 물기 두 가지다. 숟가락으로 퍼내면 표면이 고르지 않게 패이는데, 패인 골마다 공기가 닿는 면이 늘어나고 그 골에 장에서 올라온 물기가 고인다. 그래서 같은 통이라도 평평한 쪽보다 패인 쪽이 먼저 하얗게 변한다.
냉장 보관만으로 막히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냉장고는 온도를 낮춰 변하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지만, 표면에 닿는 공기와 물기 자체를 없애지는 못한다. 게다가 밥을 먹다가 물기가 남은 수저를 그대로 통에 넣으면 그 물기가 장 위에 남고, 뚜껑 안쪽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표면이 축축해진다.
그래서 손을 대야 하는 곳은 온도가 아니라 표면이다. 마른 김에는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데, 요오드는 미생물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해서 장 표면에 김을 덮어 두면 흰 것이 피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김 자체가 마른 상태라 표면에 올라온 물기를 빨아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굽지 않은 생김을 쓰는 이유는 구운 김에는 요오드가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고추장 통에 마른 김 덮어 곰팡이 막는 방법
물기 없는 손으로 고추장 표면에 생김을 맞춰 올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굽지 않은 마른 김 한 장이다. 기름과 소금으로 조미하지 않은 생김이어야 하고, 통 입구에 맞춰 한 장을 그대로 쓰거나 입구보다 조금 크게 잘라 쓴다. 김을 집는 손에 물기가 없어야 하는데, 젖은 손으로 집으면 김이 축축해져 덮는 의미가 없어진다.
먼저 고추장 표면을 평평하게 고른다. 숟가락 등으로 패인 골을 메우듯 눌러 가며 밀어 주면 되고, 가운데가 솟거나 가장자리가 패이지 않게 통 벽면까지 바싹 붙여 고르는 것이 좋다. 표면이 매끈해지면 공기가 닿는 면이 줄어들어 그 위에 덮는 김도 들뜨지 않는다.
숟가락 등으로 고추장 표면의 패인 곳을 고르게 누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그다음 마른 김을 한 장 올리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표면 전체에 붙인다. 김과 장 사이에 빈 틈이 남으면 그 틈에 물기가 고이니 가장자리까지 꼼꼼히 눌러 붙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뚜껑 안쪽에 맺힌 물기를 마른 행주로 닦아 낸 다음 뚜껑을 닫고 냉장실에 넣는다.
김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눌러 고추장 표면에 붙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꺼내 쓸 때는 김을 한쪽만 들어 필요한 만큼 퍼내고, 표면을 다시 고른 뒤 김을 제자리에 덮어 둔다. 이때 쓰는 수저는 물기 없이 마른 것이어야 한다. 김이 장 물기를 먹어 흐물흐물해지고 색이 짙어졌으면 새 김으로 바꿔 덮으면 되고, 된장 통도 같은 방법으로 덮어 두면 된다.
마른 김 한 장이면 통을 열 때마다 윗부분을 걷어내는 일을 줄일 수 있으니, 다음에 고추장을 퍼낸 뒤에는 표면을 고르고 김을 덮어 보길 권한다. 고추장 표면을 챙기는 일은 한 해 먹을 장을 끝까지 남김없이 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