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한 푼 안 들이고 욕실 관리하는 방법입니다"…샤워 뒤 '이 시간'만 지키면 곰팡이가 안 생깁니다


문을 닫은 욕실에서 천장 환풍기가 돌아가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문을 닫은 욕실에서 천장 환풍기가 돌아가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샤워를 끝내고 욕실 문을 열면 거울이 뿌옇게 흐려져 있고 타일 벽에는 물방울이 줄줄이 맺혀 있다. 비가 잦은 장마철이나 창문이 없는 욕실에서는 이 물기가 좀처럼 마르지 않아, 며칠만 지나도 줄눈 구석과 실리콘 이음새가 거뭇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샤워가 끝나면 환풍기를 켜 두는데,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는 사이인 5분이나 10분쯤 돌리다가 욕실을 나서면서 끄는 경우가 많다. 수증기가 빨리 빠지라고 욕실 문까지 활짝 열어 두기도 한다. 그런데도 한 달쯤 지나면 천장 모서리에 검은 점이 다시 올라온다.

환풍기를 돌리는 시간과 욕실 문을 어떻게 두느냐만 바꿔도 이 자국이 생기는 속도가 달라진다. 샤워가 끝나면 욕실 문을 닫은 채로 환풍기를 최소 30분, 넉넉하게는 한 시간까지 계속 돌리는 방법이다.

5분만 돌린 환풍기가 벽과 천장의 물기를 못 빼는 이유

샤워 직후 거울과 타일에 맺힌 물방울이 남아 있는 욕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샤워 직후 거울과 타일에 맺힌 물방울이 남아 있는 욕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샤워를 하는 동안 욕실 안은 더운 수증기로 가득 찬다. 이 수증기는 공기 중에만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타일 벽과 천장, 거울, 문 안쪽에 들러붙어 얇은 물막을 만든다. 샤워 직후 욕실 습도가 90% 안팎까지 올라가는 것도 이 때문인데, 눈에 보이는 물방울보다 표면에 얇게 깔린 물기가 훨씬 오래 남는다.

환풍기를 5분이나 10분만 돌리면 공기 중에 떠 있던 수증기만 조금 빠져나간다. 벽과 천장에 붙은 물기는 다시 공기 중으로 날아가야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그 사이에 환풍기가 꺼지면 날아간 수증기가 욕실 안을 맴돌다 도로 벽에 내려앉는다. 물기가 덜 마른 채로 밤을 넘기는 상태가 곰팡이에게 가장 좋은 조건이다.

문을 활짝 열어 두면 습기가 더 잘 빠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환풍기는 욕실 공기를 밖으로 뽑아내는 장치라서, 문이 열려 있으면 거실의 마른 공기가 그 자리로 빨려 들어와 그대로 다시 빠져나간다. 정작 벽과 구석에 머무는 습한 공기는 제자리에 남는다. 문은 닫아 두고 환풍기가 욕실 안의 공기만 끝까지 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욕실 문을 닫은 채 천장 환풍기를 켜 둔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욕실 문을 닫은 채 천장 환풍기를 켜 둔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샤워 끝난 욕실 습기 환풍기로 빼는 방법

고무 날 밀대로 타일 벽의 물기를 위에서 아래로 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무 날 밀대로 타일 벽의 물기를 위에서 아래로 훑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먼저 물기부터 훑어 낸다. 샤워기로 벽을 한 번 끼얹어 거품을 내린 다음, 고무 날이 달린 밀대나 마른 수건으로 거울과 유리 칸막이, 타일 벽의 물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린다. 바닥에 고인 물도 배수구 쪽으로 밀어 넣는다. 이 한 번으로 환풍기가 빼내야 할 물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그다음 젖은 수건과 발매트를 욕실 밖으로 가지고 나오고, 샴푸통과 바구니는 벽에서 조금 떼어 놓은 뒤 욕실 문을 닫은 채로 환풍기를 켠다. 창문이 있는 욕실이라면 창문은 열어 두어도 되지만 문은 닫는다. 이 상태로 최소 30분, 환기가 잘 안 되는 욕실이라면 한 시간까지 그대로 돌린다. 머리를 말리는 사이에 끄지 말고 휴대전화 타이머를 30분에 맞춰 두면 깜빡하지 않는다.

욕실 밖에서 휴대전화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추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욕실 밖에서 휴대전화 타이머를 30분으로 맞추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됐는지는 눈과 손으로 확인한다. 거울에 서렸던 김이 완전히 사라지고 타일 벽을 손바닥으로 쓸었을 때 축축한 기운 없이 보송하면 그때 끄면 된다. 가족이 연달아 씻는 저녁이라면 마지막 사람이 나온 뒤부터 시간을 센다. 하루 종일 켜 둘 필요는 없고, 모터가 뜨거워질 수 있으니 한 번에 한두 시간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 쓰는 것이 안전하다.

30분을 돌렸는데도 거울의 김이 그대로라면 환풍기 덮개가 먼지로 막혔을 가능성이 크다. 손등을 덮개 아래에 대 보아 빨아들이는 느낌이 거의 없다면 그때가 청소할 때인데, 덮개를 떼어 칫솔로 먼지를 털고 중성세제 푼 물에 씻어 완전히 말린 다음 다시 끼우면 흡입력이 돌아온다. 계절마다 한 번이면 충분하다.

샤워가 끝난 뒤 문을 닫고 환풍기를 30분 더 돌리는 일은 돈이 들지도 않고 손이 많이 가지도 않으니 오늘 저녁부터 해 보길 권한다. 욕실 벽과 천장을 제때 말려 두면 나중에 솔을 들고 검은 자국을 문지르는 일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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