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사 마당에는 높이 42m, 뿌리 부분 둘레 15.2m인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수령은 약 1,100년으로 추정되며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줄기는 지상 12m 지점에서 세 갈래로 갈라져 위로 뻗는데,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가지가 하늘을 거의 다 덮는다.
잎은 9월 말부터 끝에서부터 조금씩 색이 바뀌고, 노란빛이 가장 짙어지는 때는 보통 10월 중후반이다. 올해 절정 시기는 기온에 따라 앞뒤로 움직인다. 나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잎이 다 물들면 절 마당 전체가 노란 그늘 안에 들어가고, 바닥에 쌓인 잎까지 더해져 걷는 길의 색도 함께 바뀐다.
지상 12m에서 세 갈래로 갈라진 줄기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
가까이 다가가면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여러 그루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굵은 밑동이 한참 올라가다 세 줄기로 나뉘고, 그 위에서 다시 잔가지가 넓게 퍼지는 구조다. 둘레 15.2m는 어른 여러 명이 팔을 이어야 겨우 감싸는 굵기다.
나이가 많은 나무지만 해마다 은행 열매를 350kg 정도 맺는다. 신라가 망한 뒤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이야기, 의상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는데, 어느 쪽이든 절의 역사보다 나무를 먼저 이야기하게 만드는 크기다. 나무 뒤편으로 대웅전과 전각들이 낮게 앉아 있어 한 자리에서 거목과 고찰이 같이 보인다.
일주문에서 절까지 걷는 10여 분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
주차장에 차를 두고 일주문을 지나면 절까지 포장된 길이 이어진다. 거리는 길지 않고 경사도 완만해서 보통 걸음으로 10여 분이면 닿는다. 길 한쪽으로는 용문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따라 붙어 물소리가 끊기지 않고, 머리 위는 참나무와 단풍나무가 덮고 있어 햇빛이 잎 사이로 쪼개져 떨어진다.
절에 도착한 뒤에는 은행나무를 가운데 두고 경내를 한 바퀴 도는 짧은 산책만으로 충분하다. 마당 높이가 계단으로 나뉘어 있어 올라서는 위치에 따라 나무가 보이는 각도가 달라진다. 아래쪽에서는 세 갈래 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전각 쪽으로 올라가면 노란 잎 너머로 용문산 능선이 겹쳐 보인다.
체력에 여유가 있으면 절 뒤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용문산 방향으로 더 올라갈 수 있다. 다만 은행나무만 보려는 걸음이라면 일주문과 경내 구간으로 끝내도 된다. 왕복 거리가 짧아 아이나 부모님과 함께 와도 무리가 없는 편이다.
주차비와 문 여는 시간, 찾아가는 길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
용문사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2023년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 감면이 시행된 뒤 절 관람료가 없어졌고, 용문산관광지 입구에서 걷던 입장료도 폐지돼 지금은 주차비만 내면 된다. 주차비는 경차 1,000원, 중·소형차 3,000원, 버스 등 대형차 5,000원이고 양평군민은 신분증을 보여주면 받지 않는다.
양평 용문사 /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
관광지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주차장 일대에는 잔디광장과 야외공연장, 캠핑장이 함께 조성돼 있어 절까지 걷기 전후로 쉬어 가기 좋다.
대중교통은 경의중앙선 용문역에서 용문사 방면 버스를 타면 되고, 차로 올 때는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 방향에서 용문면으로 들어오면 된다. 서울 동쪽에서 한 시간 안팎 거리라 아침에 나와 은행나무를 보고 돌아오는 일정으로도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