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전남 여수시 화정면 하화도에는 섬 바깥쪽 해안선을 그대로 따라 도는 길이 있다. 이름은 꽃섬길이고, 선착장에서 출발해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한 바퀴가 5.7km다. 길 중간에는 바다 쪽으로 깊게 갈라진 65m 협곡이 있고, 그 위로 폭이 좁은 출렁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 위에 서면 발밑으로 절벽 사이 물길이 내려다보인다.
하화도는 위쪽의 상화도와 짝을 이루는 작은 섬이다. 마을은 선착장 뒤쪽 완만한 경사면에 모여 있고, 그 바깥은 거의 전부 바다를 향한 비탈이다. 그래서 길을 걷는 동안 시야가 막히는 구간이 많지 않다. 가을에는 길가에 구절초와 코스모스 같은 들꽃이 피어 꽃과 바다가 한 화면에 같이 들어온다. 꽃이 섬 이름의 유래라고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절벽과 다도해가 번갈아 보이는 길
하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꽃섬길은 선착장에서 마을을 지나 언덕을 하나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올라서는 구간을 지나면 길은 해안 높이를 유지하며 섬 둘레를 따라간다. 오른쪽은 계속 바다이고, 왼쪽은 억새와 들꽃이 자란 비탈이다. 걷는 방향이 바뀔 때마다 보이는 섬의 조합도 달라진다.
길에서 가장 많이 머무는 자리는 목재 데크로 만든 두 전망대다. 깻넘전망대와 큰산전망대에서는 개도, 백야도, 금오도처럼 가까운 다도해 섬들이 층층이 겹쳐 보인다.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기암절벽도 전망대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게 되어, 같은 바다를 평면이 아니라 높이가 있는 풍경으로 보게 된다.
하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협곡 위 출렁다리는 길의 중간쯤에 있다. 양쪽 절벽을 잇는 구조라 다리에 올라서면 바닥 틈으로 파도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폭이 좁고 걸을 때 흔들림이 느껴지지만 길이가 길지 않아 지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리를 건넌 뒤로는 길이 다시 비탈을 따라 이어지고, 중간중간 바다 쪽으로 열린 쉼터와 벤치가 놓여 있다. 섬 북쪽으로 방향이 돌아가면 건너편 상화도가 가까이 보인다. 두 섬 사이 물길이 좁아 배가 지나가는 모습도 길에서 그대로 보인다. 마지막 구간은 마을 뒤편 밭길과 이어져, 돌담과 작은 텃밭을 지나 처음 출발한 선착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배 타는 법
하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5.7km를 쉬지 않고 걸으면 두 시간, 전망대와 다리에서 머무는 시간을 넣으면 세 시간 정도가 걸린다. 급한 오르내림이 거의 없고 데크와 흙길이 번갈아 이어져 초등학생이나 어르신과 함께 걸어도 무리가 없다. 다만 섬 안에 편의점이나 식당이 많지 않아 물과 간단한 먹을거리는 가져가는 편이 낫다.
하화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하화도로 들어가는 길은 배뿐이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면 중간 섬들을 거쳐 약 1시간 50분이 걸리고, 여수 돌산 쪽 백야항에서 타면 약 50분이면 닿는다. 하루 왕복으로 둘레길을 걷겠다면 운항 횟수가 더 많은 백야항 노선이 편하다. 배 시간은 계절과 기상 상황에 따라 바뀌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결항도 있으므로, 출발 전에 해당 날짜 시간표를 확인해 돌아오는 배까지 함께 정해 두면 된다.
백야항까지는 여수 시내에서 차로 40분 안팎이 걸린다. 선착장 주변에 주차한 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둘레길을 걷고 오후 배로 나오는 일정이면 하루 안에 다녀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