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건조대 철사 교차 부위에 작은 갈색 자국이 보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설거지를 끝내고 그릇을 올려 두는 식기건조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맞는 자리라, 쓴 지 한두 해가 지나면 철사가 엇갈린 부분이나 물받이와 닿는 모서리에 갈색 자국이 번지기 시작한다. 그릇을 얹는 자리에 녹이 보이면 아무래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그래서 수세미에 주방 세제를 묻혀 한참 문질러 보지만 갈색은 옅어지는 듯하다가 그대로 남는다. 세게 긁다가 오히려 표면에 흠집만 나고, 며칠 지나면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와 있다. 결국 멀쩡한 건조대를 버리고 새로 살지 고민하게 된다.
이때 꺼낼 것은 더 센 세제가 아니라 냉장고 문칸에 있는 케첩이다. 녹이 난 부위에 케첩을 두툼하게 짜 바르고 30분쯤 그대로 두었다가 칫솔로 문지르면, 세제로는 그대로 남던 갈색 자국이 들려 올라오면서 벗겨진다.
세제로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식기건조대 녹
물받이 위에 놓인 흰색 철사 식기건조대의 철사 교차 구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식기건조대에 생기는 갈색 자국은 겉에 묻은 때가 아니라 금속 자체가 변한 것이다. 건조대는 대부분 철사에 코팅을 입혀 만드는데, 그릇이 부딪히거나 접히는 부분이 꺾이면서 코팅이 벗겨지면 그 틈으로 물기가 스며든다. 그 상태로 물이 마르지 않고 머무르면 철이 산소와 만나 붉은 녹으로 바뀐다.
녹이 평소 방법으로 없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방 세제는 기름기나 음식물 찌꺼기를 물에 뜨게 만드는 데 쓰는 것이어서, 금속 표면이 변해서 생긴 녹에는 손을 대지 못한다. 수세미로 세게 문지르면 겉에 뜬 가루만 조금 떨어지고 안쪽에 박힌 녹은 그대로 붙어 있다.
케첩이 통하는 이유는 토마토가 산성이기 때문인데, 케첩에 든 산 성분이 녹과 닿아 있는 동안 단단하게 굳은 녹을 부드럽게 풀어 준다. 여기에 케첩이 되직하다는 점이 더해진다. 물에 탄 산성 세정액은 세로로 선 철사에 바르면 곧 흘러내리지만, 케첩은 짜 바른 자리에 그대로 붙어 있어 녹과 오래 닿아 있게 된다.
식기건조대에 생긴 녹 케첩으로 벗겨내는 방법
빈 식기건조대를 마른 흰 행주로 닦아 물기를 없애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준비할 것은 케첩과 안 쓰는 칫솔, 마른 행주 정도다. 먼저 건조대에 올려 둔 그릇을 모두 치우고 마른 행주로 녹 부위의 물기를 닦아 낸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케첩이 묽어져 흘러내리기 때문에, 바르기 전에 건조한 상태로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그다음 녹이 난 부분이 보이지 않을 만큼 케첩을 두툼하게 짜 바른다. 얇게 펴 바르면 30분을 두기 전에 말라 버려서, 녹을 덮어 가린다는 느낌으로 올려야 한다. 철사처럼 가는 부분은 칫솔로 케첩을 눌러 가며 틈새까지 들어가게 바른다.
칫솔로 식기건조대 철사 틈에 케첩을 눌러 바르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바르고 나서는 30분 정도 그대로 둔다. 시간이 지나면 케첩의 붉은색이 녹과 섞여 탁해지는데, 이렇게 색이 변했으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반나절씩 두면 케첩이 바짝 말라 닦아내는 일이 더 번거로워지니 30분에서 한 시간 안에 마무리한다.
철사 교차 부위에 케첩을 올린 식기건조대를 그대로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30분이 지나면 칫솔로 녹 부위를 문지른다. 손목에 힘을 주지 않고 같은 자리를 여러 번 왕복하는 쪽이 잘 벗겨진다. 녹이 들려 올라오면 흐르는 물로 케첩을 완전히 헹구고, 마른 행주로 물기를 닦은 다음 통풍이 되는 곳에 한나절 두어 속까지 말린다. 물기를 남겨 두면 같은 자리에 다시 녹이 난다.
녹이 깊게 박힌 구석은 한 번에 다 빠지지 않는다. 그럴 때는 케첩을 다시 짜 바르고 30분을 두는 과정을 두세 번 되풀이하면 색이 눈에 띄게 옅어진다. 알루미늄 소재나 색을 입힌 건조대에는 눈에 덜 띄는 안쪽에 조금 발라 보고 변색이 없는지 확인한 뒤 쓰는 것이 안전하다.
식기건조대는 설거지를 마친 그릇이 마지막으로 닿는 자리라서, 녹 자국이 눈에 보일 때 한 번씩 손을 대 두는 습관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