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건조대 앞에서 양손으로 펼친 흰 수건을 힘껏 털어 내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수를 하고 수건을 집어 들었는데 얼굴에 닿는 감촉이 까슬까슬하고, 물기를 닦아도 잘 닦이지 않고 피부 위로 물이 밀려다니기만 할 때가 있다.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수건인데도 몇 번 빨고 나면 이렇게 되니, 수건장을 열 때마다 새로 사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대개는 세제나 세탁기를 탓하게 된다. 섬유유연제를 평소보다 더 넣어 보고, 헹굼을 한 번 더 돌려 보고, 세제를 아예 다른 것으로 바꿔 보기도 하지만 마르고 나면 다시 빳빳해져서 결국 수건이 싸구려라서 그렇다고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건이 단단해지는 자리는 세탁기 안이 아니라 빨래를 너는 순간이다. 탈수가 끝난 수건을 그대로 널지 말고 양손으로 잡아 열 번쯤 힘껏 털어 준 다음에 널면, 세제를 그대로 써도 마른 뒤의 감촉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탈수한 수건을 그대로 널면 뻣뻣해지는 이유
탈수 뒤 꺼낸 흰 수건의 납작하게 눌린 표면을 가까이에서 보여 주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건이 폭신한 이유는 표면에 촘촘히 서 있는 고리 모양의 실 때문인데, 이 실들이 제각각 서 있으면서 사이사이에 공기를 머금고 그 빈 공간이 물을 빨아들인다. 그런데 세탁기가 빠르게 돌면서 물을 빼내는 동안 수건은 통 벽에 눌려 납작하게 붙은 상태가 된다.
눌려 붙은 수건을 그대로 널면 실들이 그 모양 그대로 마른다. 젖은 섬유는 마르면서 서로 달라붙기 때문인데, 한번 그렇게 굳고 나면 손으로 문질러도 잘 풀리지 않는다. 사이에 있던 공기층이 사라지니 감촉이 단단해지고 물을 빨아들이는 힘도 같이 떨어진다.
널기 전에 털어 주면 붙어 있던 실 사이로 공기가 들어가면서 눌려 있던 고리가 다시 일어선다. 일어선 상태로 마르면 공기층이 남은 채 굳기 때문에 감촉이 부드럽고 물도 잘 닦인다. 세제를 바꾸는 것보다 마르기 전에 몇 초를 쓰는 쪽이 훨씬 확실한 방법이다.
널기 전에 수건 털어서 폭신하게 말리는 방법
빨래 건조대에 반으로 접지 않고 길게 펼쳐 걸어 둔 흰 수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 다만 탈수가 끝나면 빨래를 통 안에 오래 두지 말고 바로 꺼내는 것이 좋은데, 뭉쳐진 채로 시간이 지나면 눌린 자국이 더 단단히 굳는다. 수건을 한 장씩 꺼내 짧은 쪽 양 끝을 양손으로 나눠 잡는 것이 시작이다.
그 상태에서 팔을 위로 들었다가 아래로 힘껏 내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손목만 까딱여서는 소용이 없고 수건 전체가 공중에서 펄럭일 만큼 세게 털어야 하는데, 다섯 번만 해도 손에 잡히는 느낌이 달라지고 많아야 스무 번이면 충분하다. 털 때 탁 소리가 나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양손으로 수건의 짧은 끝을 잡고 아래로 크게 털어 내리는 동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턴 수건은 반으로 접지 말고 길게 펼쳐서 너는 것이 좋다. 접어서 걸면 겹친 안쪽이 늦게 마르면서 애써 일으켜 세운 고리가 다시 눕는다. 너는 자리는 볕이 바로 드는 곳보다 바람이 통하는 그늘이 낫다. 직사광선이나 뜨거운 열풍은 섬유를 수축시켜 오히려 뻣뻣함을 키운다.
반쯤 말랐을 때 한 번 더 가볍게 털어 준다. 겉은 말랐는데 안쪽이 아직 축축한 때가 고리가 도로 눕기 쉬운 시점이라, 이때 두세 번만 털어 줘도 폭신한 느낌이 그대로 남는다. 이미 오래 굳어 있던 수건은 한 번에 돌아오지 않으니 두세 번 빨래하는 동안 같은 방법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건조대에서 반쯤 마른 수건을 가볍게 다시 털기 위해 들어 올린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수건은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과 손에 닿는 물건이니, 빨래를 널 때 몇 초만 더 쓰는 습관을 들여 보길 권한다. 널기 전에 한 번 털어 두면 같은 수건을 훨씬 오래 기분 좋게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