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m 출렁다리인데 입장도 주차도 공짜에요"... 가을이면 산자락 물드는 호수 수변 둘레길


천장호 전경 / 한국관광공사-김순자

천장호 전경 / 한국관광공사-김순자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호에는 다리 한가운데에 고추와 구기자 모양 주탑이 솟아 있다. 높이 16m 주탑에 지역 특산물을 그대로 형상화한 것으로, 호수 위를 걸어 들어가면 붉은 고추 모형이 점점 가까워진다. 다리는 길이 207m, 폭 1.5m로 2009년 만들어졌을 때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였다.

다리가 놓인 천장호는 칠갑산 자락에 기댄 저수지다. 물가까지 산이 바로 내려앉아 수면에 능선이 비치고, 10월 중순으로 접어들면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에 색이 들기 시작한다. 다리를 건너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지만 건너편으로 수변 둘레길과 에코워크가 이어져, 호수를 끼고 한두 시간 걷는 코스로 삼기 좋다.

호수 위 207m, 걸을 때마다 흔들리는 다리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다리는 수면에서 24m 위에 떠 있다. 바닥 판 사이 틈으로 아래 물이 들여다보여 처음 몇 걸음은 조심스러워진다. 폭이 1.5m라 마주 오는 사람과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게 되고, 사람이 몰리면 발걸음에 맞춰 다리가 좌우로 천천히 움직인다. 난간이 높게 둘러쳐져 있어 움직임이 느껴져도 걷는 데 무리는 없다.

중간 지점에 이르면 양쪽으로 호수가 넓게 펼쳐진다. 상류 쪽은 산 사이로 물길이 좁아지며 끝이 보이지 않고, 반대쪽은 수면이 트여 건너편 산 그림자까지 들어온다. 주탑을 지나 건너편에 닿으면 방금 지나온 다리 전체가 호수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넌 뒤 이어지는 물가 길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건너편에서는 물가를 따라 데크와 흙길이 번갈아 이어진다. 길은 수면과 거의 같은 높이로 붙어 가다가 숲으로 들어서며 조금 올라서고, 나무 사이가 벌어지는 자리마다 호수가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 오르내림이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도 호수 한쪽을 돌아 나오는 데 한 시간 안팎이면 된다.

둘레길 중간에는 에코워크라는 짧은 체험 구간이 붙어 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주변을 내려다보는 시설로, 이용 시간이 오후 5시 30분까지라 다리보다 먼저 닫는다. 길 한쪽에서는 칠갑산 등산로로 바로 올라붙을 수 있어, 둘레길만 걷고 돌아오거나 산길로 더 들어가는 식으로 걸음을 늘릴 수 있다.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물가 길에서는 다리를 바라보는 방향이 계속 바뀐다. 호수 가장자리를 돌아 나갈 때는 주탑이 측면으로 보여 다리가 수면에 길게 걸린 모양이 드러나고, 숲으로 한 단 올라선 구간에서는 다리와 그 뒤 산줄기가 겹쳐 보인다. 바람이 잦아든 때에는 물에 다리 그림자가 같이 비쳐 호수 폭이 실제보다 넓게 느껴진다.

다리 여는 시간과 가을에 걷기 좋은 때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천장호 출렁다리 / 한국관광공사-김석태

출렁다리는 연중 열려 있고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기본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금·토·일요일에는 야간 개장을 해서 3월부터 10월까지는 밤 9시,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밤 8시까지 건널 수 있다. 해가 진 뒤에는 다리와 주탑에 조명을 켠다.

호수를 둘러싼 산자락은 10월 중순부터 색이 짙어진다. 올해 단풍이 어느 날 절정에 닿을지는 날씨에 달렸지만, 물에 산이 비치는 구간이 길어 색이 반쯤 들었을 때도 걸을 만하다. 주소는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호길 24이고, 주차장이 다리 입구 앞에 있어 차를 세우고 바로 걸어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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