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어물, 그냥 밀봉만 하지 마세요"…'이것' 한 개면 두 달이 지나도 신선합니다


지퍼백에 나눈 잔멸치와 다시마 옆에 마른 녹차 티백을 둔 보관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지퍼백에 나눈 잔멸치와 다시마 옆에 마른 녹차 티백을 둔 보관 준비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물 낼 다시마며 볶아 먹을 잔멸치, 명절에 쓰고 남은 북어포까지 한 번 사 두면 꽤 오래 쓰는 재료다. 그런데 몇 주 지나 봉지를 다시 열면 처음 샀을 때의 바스락한 느낌이 사라지고 눅진하게 서로 들러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멸치에서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거나 봉지 구석에서 작은 벌레가 보이면 남은 것을 통째로 버리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은 봉지 입구를 돌돌 말아 집게로 집은 다음 냉동실 제일 안쪽에 밀어 넣어 둔다. 꽁꽁 얼려 두면 아무 일도 없을 것 같지만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눅눅해지는 일이 흔하다. 밀봉과 낮은 온도만으로는 건어물이 습기를 먹는 것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 쓰지 않은 녹차 티백 한 개를 같이 넣고 자리를 바꿔 주면 상태가 달라진다. 티백 하나 값도 들지 않고, 보관하는 자리도 냉동실 안에서 몇 뼘 옮기는 정도다.

밀봉해 두어도 건어물이 눅눅해지는 이유

열어 둔 지퍼백 안에서 필요한 만큼 잔멸치를 덜어 내는 손과 마른 멸치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열어 둔 지퍼백 안에서 필요한 만큼 잔멸치를 덜어 내는 손과 마른 멸치의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건어물은 수분을 빼서 만든 식품이라 주변에 물기가 있으면 다시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다. 봉지를 열어 필요한 만큼 덜어 내는 동안 바깥 공기가 안으로 들어가고, 그 공기에 섞여 있던 습기가 그대로 갇힌다. 이렇게 들어간 습기가 조금씩 쌓이면 표면이 축축해지면서 냄새가 나고 벌레가 꼬이기 좋은 상태가 된다.

냉동실 안쪽 깊은 자리에 넣어 두면 오히려 이 과정이 빨라지는데, 안쪽은 온도가 가장 낮아 건어물이 단단하게 얼어붙고 꺼냈을 때 겉면에 물방울이 맺히기 때문이다. 그 상태로 조금 덜어 내고 다시 넣기를 반복하면 봉지 안에 물기가 계속 더해진다. 겉을 아무리 꽉 여며도 여닫는 순간마다 습기가 들어오니 밀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냉동실 안쪽에 놓인 건어물 지퍼백 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맺힌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동실 안쪽에 놓인 건어물 지퍼백 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맺힌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녹차 티백은 이 습기를 건어물보다 먼저 빨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바짝 마른 찻잎이 봉지 안의 물기를 머금어 주고, 찻잎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남아 있어 벌레가 달려들지 않는다. 건어물 자체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으니 맛이 변할 걱정도 없다.

건어물에 녹차 티백 넣어 보관하는 방법

공기를 뺀 지퍼백 안쪽에 마른 녹차 티백을 함께 넣어 둔 잔멸치 보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공기를 뺀 지퍼백 안쪽에 마른 녹차 티백을 함께 넣어 둔 잔멸치 보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지퍼백이나 밀폐용기, 그리고 녹차 티백이다. 한 번 우려내고 말린 티백을 써도 되지만 축축한 채로 넣으면 안 되고 바싹 마른 것이어야 한다. 봉지 하나에 티백 한 개면 충분하고, 멸치처럼 양이 많은 것은 봉지를 여러 개로 나누고 각각에 한 개씩 넣는다.

먼저 건어물을 한 번에 쓸 분량씩 나눠 담는다. 다시마는 국물 낼 만큼 몇 장씩, 잔멸치는 볶음 한 번 분량씩 나눠 두면 봉지를 여는 횟수가 줄어든다. 나눠 담은 뒤에는 봉지를 눌러 공기를 최대한 빼고 티백을 안쪽에 넣은 다음 입구를 잠근다.

이제 이 봉지들을 냉동실 문쪽 칸에 올려 둔다. 문쪽은 여닫는 동안 찬 기운이 빠져나가 안쪽보다 온도가 높은 자리라 건어물이 돌덩이처럼 얼지 않는다. 꺼내자마자 가위로 자르거나 손으로 뜯어 쓸 수 있고, 꺼냈을 때 겉면에 물방울이 덜 맺힌다.

냉동실 문쪽 수납칸에 세워 둔 건어물 지퍼백 보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동실 문쪽 수납칸에 세워 둔 건어물 지퍼백 보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쓸 때는 필요한 분량만 덜고 나머지는 바로 제자리에 넣는다. 꺼낸 봉지를 식탁에 한참 두면 겉에 물이 맺혀 그대로 눅눅해진다. 녹차 티백은 한 달쯤 지나 만졌을 때 눅진한 느낌이 들면 새것으로 바꿔 주고, 건어물은 봉지를 처음 연 날부터 두 달 안에 먹는 것이 좋다. 김은 습기에 더 약해 건조제를 넣어 따로 보관한다.

장을 보고 돌아와 건어물을 정리할 때 티백 한 개씩만 같이 넣어 두길 권한다. 아까워서 미뤄 두다 결국 버리게 되는 마른 반찬거리를 끝까지 쓸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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