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에게 해주면 박수까지 받습니다" 라면에 치즈 대신 '이것' 넣으면 아이들이 엄청 좋아합니다


땅콩버터를 풀어 뿌옇고 진득해진 라면 국물이 냄비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땅콩버터를 풀어 뿌옇고 진득해진 라면 국물이 냄비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라면은 봉지에 적힌 대로만 끓여도 실패가 없는 음식이라, 몇 년을 같은 방법으로 끓여 먹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국물이 밋밋하게 느껴지면 계란을 풀거나 파를 썰어 넣는 정도로 변화를 주는데, 국물 자체의 맛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국물을 진하게 만들고 싶을 때 가장 흔히 꺼내는 것이 슬라이스 치즈다. 한 장 넣으면 국물이 부드러워지기는 하지만 유제품 특유의 느끼함이 남고, 냉장고에 치즈가 늘 있는 것도 아니다. 치즈를 넣었다가 국물이 텁텁해져 끝까지 다 못 먹고 남긴 경험도 흔하다.

빵에 발라 먹으려고 사 둔 땅콩버터가 있다면 라면 국물을 진득하게 만드는 데 쓸 수 있다. 끓는 라면에 한 수저만 풀어도 치즈를 넣은 것처럼 국물이 고소해지고 면에 감기는 농도가 생긴다.

치즈를 넣어야 진득해지던 라면 국물

맑고 묽은 라면 국물이 면에서 바로 흘러내리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맑고 묽은 라면 국물이 면에서 바로 흘러내리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라면 국물이 얇게 느껴지는 이유는 국물에 풀린 것이 대부분 물에 그대로 녹는 가루라서인데, 기름은 기름대로 위에 동그랗게 떠 있고 물은 물대로 밑에 있어 한 모금 안에서 맛이 한꺼번에 오지 않는다. 면을 건져 올렸을 때 국물이 면에 묻어 올라오지 않고 그대로 흘러내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치즈를 한 장 넣으면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풀린다. 치즈에 든 유지방과 단백질이 뜨거운 국물에서 녹으면서 기름과 물을 한데 묶어 주기 때문인데, 대신 유제품 향이 강하게 남아 라면 본래의 맛과 따로 놀기 쉽고 국물이 식으면 표면에 막이 생겨 굳는다.

땅콩버터는 볶은 땅콩을 곱게 갈아 만든 것이라 절반 가까이가 기름이고, 나머지는 아주 잘게 부서진 땅콩 알갱이다. 이 기름과 알갱이가 뜨거운 국물에 풀리면 기름방울이 잘게 흩어지면서 국물이 뿌옇고 걸쭉해지고, 볶은 땅콩 특유의 고소한 향이 국물 전체에 퍼진다. 그래서 치즈를 꺼내지 않고도 면에 감기는 국물을 만들 수 있다.

라면 국물 고소하고 진득하게 끓이는 방법

라면 한 봉지와 곱게 간 땅콩버터, 청양고추가 조리대에 준비돼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라면 한 봉지와 곱게 간 땅콩버터, 청양고추가 조리대에 준비돼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라면 한 봉지와 땅콩버터 한 수저, 그리고 청양고추 한 개나 고춧가루 반 수저다. 땅콩버터는 밥숟가락으로 소복하지 않게 한 수저면 충분한데, 두 수저를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지다 못해 텁텁해지고 라면 맛이 땅콩 맛에 묻힌다. 알갱이가 씹히는 제품보다는 곱게 갈린 쪽이 국물에 잘 풀린다.

물은 봉지에 적힌 양 그대로 받아 팔팔 끓인 다음 스프와 면을 함께 넣고, 면이 절반쯤 풀어져 냄비 안에서 돌아다니기 시작할 때 땅콩버터를 넣는다. 처음부터 넣으면 물이 데워지는 동안 냄비 바닥에 눌어붙어 탄 냄새가 나기 쉽다. 덩어리째 떨어뜨리면 그대로 가라앉으니 국자에 국물을 조금 떠서 그 안에서 먼저 개어 준 다음 냄비에 부어 주고, 젓가락으로 국물을 크게 두세 번 저어 준다. 노란 기름이 국물 전체로 퍼지면서 색이 뿌옇게 흐려지면 제대로 풀린 것이다.

국자에 던 라면 국물에 땅콩버터를 먼저 고르게 개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자에 던 라면 국물에 땅콩버터를 먼저 고르게 개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여기서 그대로 끝내면 고소한 맛만 남아 몇 젓가락 먹다가 물린다. 땅콩버터를 푼 직후에 청양고추를 어슷하게 썰어 넣거나 고춧가루를 반 수저 넣고 30초쯤 더 끓이면 매운맛이 고소함을 받쳐 주면서 맛이 잡힌다.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먹었을 때 고소한 맛 뒤에 매운 기운이 따라오면 알맞게 된 것이다.

땅콩버터를 푼 라면에 어슷 썬 청양고추를 넣고 30초 더 끓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땅콩버터를 푼 라면에 어슷 썬 청양고추를 넣고 30초 더 끓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내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여럿이 먹는 자리라면 무엇을 넣었는지 미리 알리는 것이 좋다. 설탕이 많이 든 달콤한 스프레드형 제품은 국물이 달아지니 땅콩 함량이 높은 것을 고른다. 국물이 진해진 만큼 다 먹은 냄비에 기름기가 남으니 뜨거운 물로 한 번 헹궈 두는 것이 좋다.

늘 같은 맛으로 끓이던 라면이 물릴 때 땅콩버터 한 수저를 풀어 보길 권한다. 새로 장을 보지 않고 찬장에 있던 것 하나로 저녁 한 끼의 맛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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