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조림 자꾸 뭉개진다면 볶기 전 '이 물'에 담가보세요"…20분이면 부서지지 않고 모양이 살아있습니다


간장 양념에 조려 모서리가 살아 있는 감자조림을 반찬 접시에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간장 양념에 조려 모서리가 살아 있는 감자조림을 반찬 접시에 담은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는 값이 싸고 사철 구하기 쉬워서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재료다. 큼직하게 썰어 간장 양념에 조려 두면 밥반찬으로도 도시락 반찬으로도 두루 쓰인다. 그런데 막상 냄비 뚜껑을 열어 보면 각지게 썰어 넣은 감자가 모서리부터 뭉개져 있고, 국물은 전분이 풀려 걸쭉해진 경우가 많다. 불을 줄이고 젓가락 대신 나무 주걱으로 살살 뒤집어 봐도 조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결국 같은 자리에서 부서진다.

감자가 부서지는 것은 젓는 손의 문제가 아니라 불을 켜기 전 감자 상태의 문제다. 썬 감자를 찬물에 소금 반 스푼과 물엿 3스푼을 풀어 20분만 절였다가 물기를 닦고 조리면, 살이 단단해져서 몇 번을 저어도 썰어 넣은 모양이 그대로 남는다.

물엿 푼 물에 절였을 때 감자 살이 단단해지는 이유

찬물에 소금과 물엿을 풀어 도톰하게 썬 감자를 담가 둔 유리 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찬물에 소금과 물엿을 풀어 도톰하게 썬 감자를 담가 둔 유리 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는 무게의 대부분이 수분이다. 이 물은 세포 하나하나 안에 들어 있고, 세포끼리는 서로를 붙잡아 주는 성분으로 이어져 있다. 감자가 열을 오래 받으면 이 성분이 풀어지면서 안에 있던 물이 밖으로 밀려 나오는데, 물이 빠져나온 자리가 성글어지면서 살이 물러진다. 이 상태에서는 주걱이 한 번만 닿아도 모서리가 떨어져 나간다.

불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이 과정을 막기 어렵다. 조림은 양념이 속까지 배야 하는 요리라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데, 약한 불로 오래 두면 물러지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중간에 불을 꺼 버리면 겉만 짜고 속은 설컹하게 씹힌다.

그래서 불에 올리기 전에 감자 속 수분을 미리 빼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소금과 물엿을 푼 물은 감자 속보다 진해서, 감자를 담가 두면 속에 있던 물이 바깥으로 빠져나온다. 물이 빠진 만큼 살이 조여져 집었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고, 이렇게 한 번 조여진 감자는 양념 국물 안에서 오래 끓여도 잘 무너지지 않는다.

감자조림 부서지지 않게 절여서 볶는 방법

중강불의 검은 3구 가스레인지 위 팬에서 감자 한 면을 익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중강불의 검은 3구 가스레인지 위 팬에서 감자 한 면을 익히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1센티미터 안팎으로 도톰하게 썬다. 볼에 썬 감자를 담고 잠길 만큼 찬물을 부은 다음 소금 반 스푼과 물엿 3스푼을 넣어 저어 녹인다. 그대로 20분 이상 둔다. 10분만 담갔다가 건지면 속 수분이 덜 빠져 조리는 도중에 다시 물러지니, 20분은 채우는 것이 좋다.

20분이 지나면 절인 물은 그대로 따라 버리고 감자를 채반에 건진다. 겉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팬에 넣는 순간 기름이 사방으로 튀고 겉면도 노릇해지지 않으니, 키친타월이나 마른 면포로 한 번 더 눌러 닦아 낸다.

채반에 건진 감자의 표면을 깨끗한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채반에 건진 감자의 표면을 깨끗한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강불로 달군 다음 물기를 닦은 감자를 펼쳐 넣고 3분 30초 정도 볶는다. 자주 뒤적이지 말고 한 면이 익을 때까지 두었다가 뒤집는 것이 좋다. 모서리가 살짝 투명해지고 겉면에 옅은 갈색이 돌면 다 볶아진 것이다.

여기에 굵게 썬 양파를 넣고 1분을 더 볶은 뒤 불을 약불로 낮춘다. 불을 낮춘 상태에서 간장 양념을 붓고 다시 중불로 올려 2분 정도 조린다. 양념을 센 불에 그대로 부으면 바닥부터 눌어붙어 쓴맛이 나기 때문에, 불을 한 번 낮췄다가 올리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좋다. 국물이 반쯤 졸아 감자 겉에 윤기가 돌면 불을 끈다.

굵게 썬 양파를 더해 간장 양념이 반쯤 졸아든 감자조림 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굵게 썬 양파를 더해 간장 양념이 반쯤 졸아든 감자조림 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감자를 1센티미터보다 얇게 썰면 절이는 동안 힘이 빠져 볶을 때 휘어지니 두께는 지키는 것이 좋다. 물엿이 이미 들어갔으니 양념에 넣는 설탕은 평소보다 줄이고, 절인 물에는 감자 전분과 소금기가 함께 빠져 있으므로 양념 물로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

감자조림은 한 번 만들어 며칠을 두고 먹는 반찬이라 다음에 할 때는 볶기 전 20분 절이는 과정을 넣어 보길 권한다. 모양이 남아 있으면 반찬통에서 꺼낼 때마다 처음 상에 올렸을 때와 같은 반찬을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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