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소금은 상온에 두고 쓰지 마세요"…참깨 '이렇게' 담아 두고 쓰면 반년은 향이 살아있습니다


냉장실 선반에 뚜껑을 닫은 작은 유리병 여러 개로 나눠 담은 볶은 참깨가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장실 선반에 뚜껑을 닫은 작은 유리병 여러 개로 나눠 담은 볶은 참깨가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부엌에서 손이 가장 자주 가는 양념 가운데 하나가 볶은 참깨다. 나물을 무칠 때도, 국을 다 뜨고 나서도 한 꼬집씩 뿌리게 되니 큰 통에 담아 가스레인지 옆이나 싱크대 위에 올려 두고 쓰는 집이 많다. 소금이나 설탕처럼 물기가 없는 마른 양념이라 상온에 두어도 별 탈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 온 지 두어 달쯤 지난 참깨를 뿌려 보면 처음의 그 고소한 향이 잘 나지 않는다. 씹었을 때 입에 씁쓸한 맛이 돌고, 통 뚜껑을 열면 묵은 기름 냄새 비슷한 쩐 냄새가 올라오기도 한다. 새것으로 바꿔 사 와도 같은 자리에 같은 통으로 두면 두어 달 뒤에 똑같은 일이 되풀이된다.

담는 그릇과 두는 자리만 바꾸면 이 문제는 대부분 사라진다. 큰 통 하나에 몰아 담는 대신 작은 병 여러 개에 나눠 담고, 가스레인지 옆 상온 자리에서 냉장실로 옮기는 것만으로 반년 가까이 향이 그대로 남는다.

가스레인지 옆에 둔 참깨에서 고소한 향이 빠지는 이유

가스레인지 옆 조리대에 볶은 참깨가 든 유리병이 뚜껑을 닫은 채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스레인지 옆 조리대에 볶은 참깨가 든 유리병이 뚜껑을 닫은 채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참깨가 다른 마른 양념과 다른 점은 알갱이 속이 거의 기름이라는 데 있다. 참기름을 짜낼 만큼 지방이 많아서 공기와 빛과 열에 닿으면 그 기름이 서서히 산패하는데, 산패가 진행된 참깨는 고소한 향부터 먼저 잃고 그다음에는 묵은 기름 같은 불쾌한 냄새가 난다.

가스레인지 옆은 공기와 빛과 열이 한꺼번에 몰려 있는 자리다. 불을 켤 때마다 김과 열기가 통 겉면을 데우는데, 하루에 두세 번씩 그 일이 되풀이되면 통 안의 참깨는 데워졌다 식기를 반복한다. 볕이 드는 싱크대 위나 창가 선반도 마찬가지다.

큰 통 하나에 몰아 담는 것도 산패를 앞당긴다. 뚜껑을 열 때마다 통 안의 참깨 전체가 공기와 닿기 때문인데, 한 꼬집 쓰려고 연 것이 결국 남은 참깨 전부를 공기에 노출시키는 셈이다. 게다가 볶은 참깨는 볶는 동안 껍질이 갈라져 속 기름이 이미 드러나 있어서 생참깨보다 이 과정이 빠르다. 그래서 참깨는 한 번에 쓰는 양만큼 나눠 담고, 남은 것은 온도가 낮은 자리로 옮겨 두어야 한다.

깨끗한 조리대 위에서 손이 작은 유리병에 볶은 참깨를 나눠 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깨끗한 조리대 위에서 손이 작은 유리병에 볶은 참깨를 나눠 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볶은 참깨 작은 병에 나눠 담아 냉장 보관하는 방법

완전히 말린 작은 유리병과 흰 뚜껑이 깨끗한 조리대 위에 준비돼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완전히 말린 작은 유리병과 흰 뚜껑이 깨끗한 조리대 위에 준비돼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뚜껑이 잘 잠기는 작은 유리병 여러 개다. 잼병이나 밑반찬 담는 정도 크기면 충분하고, 한 병에 한 달 안에 다 쓸 양만 들어가는 크기를 고르는 것이 좋다. 병은 미리 씻어 완전히 말려 두어야 하는데, 병 안에 물기가 남으면 참깨가 금방 눅눅해진다.

봉지를 뜯은 볶은 참깨는 한 번에 병들에 나눠 담고 뚜껑을 끝까지 돌려 잠근 다음 냉장실에 넣는다. 이렇게 두면 볶은 참깨는 3개월에서 6개월까지 향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아직 볶지 않은 생참깨는 좀 더 느긋해서 상온에서도 3개월, 냉장이면 6개월, 냉동이면 1년 넘게 둘 수 있다.

반년 넘게 두고 쓸 양이라면 처음부터 냉동실로 보낸다. 냉동실에서는 산패가 훨씬 느려져 6개월에서 1년까지 두고 쓸 수 있다. 다만 냉동실에서 꺼낸 병은 바로 열지 말고 실온에 5분에서 10분쯤 두었다가 여는 것이 좋은데, 차가운 병을 곧바로 열면 병 안쪽에 물방울이 맺히기 때문이다.

냉동실 선반에 뚜껑을 단단히 닫은 볶은 참깨 유리병이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냉동실 선반에 뚜껑을 단단히 닫은 볶은 참깨 유리병이 세워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꺼내 쓸 때는 마른 숟가락을 쓴다. 국을 젓던 젖은 숟가락을 그대로 넣으면 병 안에 물기가 남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갈아 놓은 깨소금은 기준이 또 달라서, 알갱이를 부수는 순간 속 기름이 전부 공기와 닿기 때문에 상온에 두는 것은 맞지 않고 냉장 2주, 냉동 1개월에서 2개월 안에 쓰는 것이 좋다. 병을 열었을 때 고소한 향이 바로 올라오면 아직 쓸 만한 것이고, 향이 흐릿하고 씁쓸한 냄새가 섞여 나면 새로 사는 편이 낫다.

오늘 가스레인지 옆에 올려 둔 통부터 열어 향을 맡아 보고, 고소한 향이 아직 살아 있다면 작은 병에 나눠 담아 냉장실로 옮겨 보길 권한다. 양념통 하나의 자리를 바꾸는 일이지만 나물이나 국에 마지막으로 뿌리는 그 한 꼬집의 맛이 달라진다.

[원문 보기]

# 깨소금 보관법
# 볶은 참깨 보관
# 참깨 냉장 보관
# 참깨 산패
# 참깨 소분 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