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국물에 바로 넣지 마세요"…'이 10분'이면 시래기 된장국 국물 맛이 달라집니다


뚝배기에 끓는 된장국 속 시래기와 두부가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뚝배기에 끓는 된장국 속 시래기와 두부가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가을이 되면 시장에 무청과 배추 겉잎을 말린 시래기가 한 묶음씩 쌓인다. 값도 싸고 한 번 삶아 두면 여러 끼를 끓일 수 있어 된장국 거리로 사 오는데, 막상 끓여 놓고 한 숟갈 떠먹으면 줄기만 뻣뻣하게 씹히고 국물은 국물대로 짜다. 된장을 한 숟갈 더 풀고 불을 줄여 오래 끓여 봐도 줄기가 물러질 뿐, 씹었을 때 맛은 여전히 밍밍하다.

시래기는 삶은 다음 곧장 국물에 넣지 말고, 된장 양념에 먼저 버무려 10분만 재워 두면 된다. 손이 더 가는 것도 아니고 재료가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줄기 속까지 간이 들어가 국물과 건더기가 따로 놀지 않는다.

오래 끓여도 간이 겉도는 시래기 줄기

삶은 시래기 줄기의 질긴 겉껍질과 촘촘한 섬유가 손끝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삶은 시래기 줄기의 질긴 겉껍질과 촘촘한 섬유가 손끝 가까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 겉잎을 바싹 말렸다가 다시 삶아 낸 것이라, 줄기 섬유가 촘촘하게 눌러붙어 있고 겉에는 질긴 껍질이 한 겹 남아 있다. 이 상태로 국물에 넣으면 간은 껍질 바깥에서 멈추고 줄기 속은 삶은 그대로의 맹맹한 맛으로 남는다.

된장을 육수에 먼저 푸는 방식으로는 이 껍질을 넘어가기 어려운데, 물에 풀린 된장은 이미 묽게 퍼져 있어서 줄기에 달라붙지 못하고 표면을 스쳐 지나가기 때문이다. 시간을 늘려 오래 끓이면 국물만 졸아 짜지고 시래기는 물러지기만 한다.

반대로 된장을 물에 풀지 않고 시래기에 직접 버무리면 진한 양념이 줄기 표면에 그대로 붙어 있게 된다. 된장과 국간장의 소금기가 줄기에 남은 물기를 밖으로 끌어내고 그 빈자리로 양념이 들어가는데, 여기에 필요한 시간이 10분 정도다. 그래서 국물에 넣기 전에 양념부터 입히는 쪽으로 순서를 바꿔야 한다.

시래기에 된장 양념 재워 된장국 끓이는 방법

된장 양념을 버무린 시래기 줄기가 깨끗한 스테인리스 볼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된장 양념을 버무린 시래기 줄기가 깨끗한 스테인리스 볼에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삶아 둔 시래기 두 줌과 된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이다. 국물은 물 1.3리터에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우려 두고, 두부 반 모와 양파 반 개, 대파와 청양고추를 곁들이면 네 식구가 먹기에 충분하다.

삶은 시래기는 찬물에 한 번 헹군 다음 줄기 끝을 잡고 겉껍질을 벗겨 내고, 두 손으로 물기를 꼭 짠 뒤 4~5센티미터 길이로 썬다. 여기에 된장과 다진 마늘, 국간장, 고춧가루를 모두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린 다음 10분 그대로 둔다. 줄기 안쪽까지 된장 색이 옅게 물들면 간이 들어간 것이다.

손으로 버무린 시래기 줄기에 된장 색이 고르게 묻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손으로 버무린 시래기 줄기에 된장 색이 고르게 묻어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그사이 냄비에 육수를 올려 끓이다가 양념해 둔 시래기를 넣고 중불로 줄인다. 이때 국물에 된장을 따로 더 풀지 않는 것이 좋은데, 시래기에 묻은 양념이 국물로 풀려 나오면서 간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썬 양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끓는 육수 냄비에 양념한 시래기와 양파를 넣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육수 냄비에 양념한 시래기와 양파를 넣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물이 구수해지면 참치액 1큰술로 간을 맞추고 두부를 도톰하게 썰어 넣는다. 두부는 국자로 살살 밀어 넣어야 모양이 부서지지 않는다. 불을 약하게 줄여 10분쯤 더 끓이다가 마지막에 대파와 청양고추를 넣는데, 줄기를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쉽게 끊어지면 다 끓은 것이다.

된장은 집집마다 짠맛이 다르니 참치액은 한 번 맛을 보고 넣는 것이 안전하다. 재우는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하고, 오래 두면 물이 생겨 양념이 흘러내린다. 묵은 시래기라 군내가 난다면 삶은 뒤 찬물에 30분 담갔다 쓰면 한결 덜하다.

가을에 나온 시래기를 한 번 삶아 두었다면 다음 국을 끓일 때 이 순서대로 해 보길 권한다. 양념을 먼저 입히는 10분이 질긴 줄기와 국물을 같은 맛으로 맞춰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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