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무조림, 맹물 대신 '이 물' 부어보세요"…국물까지 밥에 얹어 먹게 됩니다


냄비에 무와 고등어를 넣고 조린 고등어무조림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에 무와 고등어를 넣고 조린 고등어무조림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9월 하순으로 들어서면 무가 제법 굵어지고 단맛이 올라와, 이맘때 시장에서 무 한 개와 손질한 고등어를 같이 사 오는 집이 많다. 무를 두툼하게 썰어 냄비 바닥에 깔고 고등어를 올려 조리면 반찬 한 가지로 밥상이 채워지니, 가을 들어 가장 자주 올리는 조림이기도 하다.

그런데 다 조려 놓고 나면 고등어 살은 잘 먹으면서 국물은 그대로 남기는 일이 흔하다. 무에 국물이 배어 맛은 든 것 같은데 한 술 떠 보면 비린 뒷맛이 혀에 남아서, 밥에 얹어 먹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인데 생강을 넣거나 맛술을 뿌려 봐도 그 뒷맛은 잘 가시지 않는다.

이때 물을 붓는 자리만 바꿔 보면 국물 맛이 달라진다. 쌀을 씻고 그냥 버리던 쌀뜨물을 조림 국물로 그대로 쓰는 방법이다.

조림 국물에 비린 뒷맛이 남는 이유

흐르는 물에 헹군 손질 고등어를 스테인리스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뺀 모습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흐르는 물에 헹군 손질 고등어를 스테인리스 채반에 올려 물기를 뺀 모습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고등어의 비린 냄새는 살 속 깊은 곳보다 껍질과 살 겉면에 묻은 물기, 그리고 손질하면서 남은 핏물과 불순물 쪽에 많이 붙어 있다. 조림은 이 고등어를 국물에 담근 채 오래 끓이는 조리라서, 겉면에 있던 냄새가 국물로 그대로 옮겨 가 국물에 녹아 남는다.

그래서 조리 전에 흐르는 물로 한 번 헹궈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맹물은 씻어 내린 냄새를 붙잡아 둘 것이 없어서, 끓이는 동안 빠져나온 비린 성분이 국물 안에 그대로 떠 있게 된다. 양념을 세게 해 덮으려 해도 짜기만 해지고 뒷맛은 남는다.

쌀뜨물은 사정이 다르다. 쌀을 씻을 때 쌀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전분이 물에 뿌옇게 풀려 있는데, 이 전분이 고등어에서 나온 비린 성분을 붙잡아 국물 맛이 한결 깔끔해진다. 쌀뜨물을 따로 쓰는 것이 아니라 조림 국물 자리에 그대로 붓는 것이 요령이다.

두 번째로 씻어 받은 뿌연 쌀뜨물이 투명 계량컵에 담겨 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 번째로 씻어 받은 뿌연 쌀뜨물이 투명 계량컵에 담겨 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뜨물로 고등어무조림 비린내 잡는 방법

냄비 바닥에 1cm 두께 무를 깔고 쌀뜨물을 붓는 조리 단계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냄비 바닥에 1cm 두께 무를 깔고 쌀뜨물을 붓는 조리 단계입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쓸 쌀뜨물은 쌀을 씻은 두 번째 물이다. 첫 번째 물은 쌀에 묻은 먼지가 같이 나오니 버리고, 두 번째로 씻어 뿌옇게 나온 물을 600ml쯤 받아 둔다. 양념은 간장 4큰술, 고춧가루 3큰술, 고추장 1/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물엿 2큰술, 매실액 1큰술을 미리 섞어 놓는다.

무는 1cm 두께로 둥글게 썰어 냄비 바닥에 빈틈 없이 깔고, 그 위에 양념을 끼얹는다. 받아 둔 쌀뜨물 600ml를 부은 다음 다시팩 하나를 넣고 뚜껑을 덮어 10분간 먼저 끓인다. 무가 익기 전에 고등어를 넣으면 고등어가 먼저 부서지니 이 10분은 건너뛰지 않는다.

무 가장자리가 투명해지면 다시팩을 건져 내고 고등어를 껍질이 위로 오게 올린다. 센불로 올려 국물이 끓어오르면 중불로 줄이고 10분간 조리는데, 이때 뒤집지 말고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서 고등어 위에 끼얹어 주면 살이 흐트러지지 않고 색이 골고루 든다.

껍질이 위로 향한 고등어에 냄비 국물을 숟가락으로 끼얹고 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껍질이 위로 향한 고등어에 냄비 국물을 숟가락으로 끼얹고 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10분이 지나면 양파를 굵게 썰어 넣고 중불에서 5분을 더 조리고, 마지막에 청양고추와 대파를 넣어 한 소끔 끓인 뒤 불을 끈다. 국물이 처음 부었을 때보다 절반쯤 줄고 숟가락으로 떠 보았을 때 살짝 걸쭉하게 흐르면 다 된 것이다. 쌀뜨물은 맹물보다 잘 끓어 넘치니 끓어오를 때 뚜껑을 조금 열어 둔다.

쌀뜨물은 받아 두고 오래 지나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쌀을 씻고 바로 조림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미리 받아야 한다면 냉장고에 넣어 두고 그날 안에 쓴다.

다음에 고등어무조림을 할 때는 쌀 씻은 물을 버리지 말고 냄비에 부어 보길 권한다. 돈 한 푼 더 들이지 않고, 그동안 남기던 국물과 무까지 밥에 얹어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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