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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종갓집 터를 지키며 며느리의 헌신을 담아낸 새집 짓기

spark_icon6분 지식
  • 충북 청주 진주 유씨 27대 대종손 부부가 300년 된 조상 터의 낡은 흙집을 허물고 3대가 함께 머물 현대식 주택을 새로 지었습니다.
  • 수십 년간 매달 제사를 모셔온 며느리의 고단함을 덜어주고자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고 편백나무 현관과 침실을 배치하는 등 실사용자 중심의 배려를 담았습니다.
  • 선산에서만 온전히 내려다보이는 스페인 기와지붕처럼, 조상을 모시는 효심과 후손들의 일상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가족 터전의 본보기를 보여줍니다.

충청북도 청주의 유서 깊은 마을, 진주 유씨 27대 대종손 유만형 씨와 1년에 열두 번씩 제사를 모셔온 며느리 권영애 씨가 반백 년 동안 덧대며 버텨온 낡은 흙집을 허물고 3대가 함께 머물 새집을 완공했습니다. 조상 대대로 300년을 지켜온 터전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주거 편의와 가족 구성원 모두의 독립성을 확보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입니다.

낡은 흙집을 떠나 새집을 결심한 배경

할아버지가 마을 청년들과 손수 지었던 옛 흙집은 대종손인 유만형 씨에게 유년 시절의 각별한 사랑과 추억이 깃든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들장 밑으로 쥐가 드나들고 여름이면 지네가 출몰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대종손 며느리 권영애 씨는 물을 긷고 불을 때며 4대 봉사 제사와 명절 차례를 묵묵히 감당해왔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새로 지은 현대적인 집 앞 정원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

반백 년 동안 낡은 흙집을 지키며 헌신해 온 아내의 노고를 덜어주고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평생 헌신해 온 아내의 고통을 더는 외면할 수 없었던 남편과 가족들은 깊은 고민 끝에 옛집을 철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조상들이 물려준 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훗날 손주 세대까지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결단을 내린 셈입니다.

집 짓기 전 선산 정비와 독특한 지붕 설계

이번 건축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진 일은 산 사람의 집터를 닦기 전, 흩어져 있던 조상들의 묘소를 한곳으로 모시는 선산 이장 작업이었습니다. 6대조 할아버지 묘소까지 정성껏 모신 후, 선산이 내려다보는 명당자리에 본격적인 주택 신축이 진행되었습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주택의 지붕 모습으로, 앞쪽은 평평한 평지붕이고 뒤쪽은 붉은색 스페인 기와가 덮여 있는 독특한 구조를 보여준다.

조상님의 묘소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고려해, 집 뒷부분은 특별히 신경 써서 기와 지붕으로 마감했습니다.

이 집의 가장 흥미로운 구조적 특징은 지붕에서 드러납니다. 주택 정면에서 바라보면 깔끔하고 모던한 평지붕 형태로 보이지만, 집 뒤편 선산에 올라 내려다보면 붉은빛의 고급 스페인 기와가 넓게 펼쳐집니다. 오직 조상님들의 시선이 닿는 곳에서만 진가를 드러내는 지붕은 대종손 집안의 깊은 효심과 건축적 위트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며느리의 애환을 치유하는 맞춤형 공간 분리

새집의 실내 설계는 수십 년간 제사 음식 장만과 손님맞이로 고생했던 권영애 씨의 요구를 세심하게 반영했습니다. 현관은 비 들이침 없이 쾌적하게 신발을 보관할 수 있도록 넓게 짜고 은은한 편백나무로 마감하여 과거 지네에 물렸던 트라우마를 지워냈습니다.

실내에서 인터뷰하는 중년 여성과 두 남성의 모습.

과거 낡은 집에서 겪었던 불편함을 뒤로하고 쾌적하게 꾸며진 현관 공간을 소개합니다.

주방은 거실에 모인 어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거실과 엇갈린 각도로 배치했으며, 제사 횟수가 줄어든 현실에 맞춰 상부장을 과감히 없애 개방감을 높였습니다. 또한 부부 침실에는 소음 없는 온전한 휴식을 위해 안방 화장실을 제외하고 외부에 별도 화장실을 두는 등 생활자의 실질적인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3대가 공존하는 툇마루형 긴 복도와 전이 공간

대지 형태에 맞춰 좌우로 길게 뻗은 평면 구조는 옛 한옥의 툇마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긴 복도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복도 한편에는 손자, 손녀의 방과 아들 내외가 거주하는 독립된 공간이 자리하며, 중앙의 작은 거실(소거실)이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전이 공간 역할을 수행합니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중년 부부의 모습이 담긴 화면이다.

수많은 제사를 치러내며 고생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도, 가족의 정이 깃든 터전을 지켜온 부부의 애틋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이러한 완충 공간 덕분에 가족들은 사생활을 철저히 보호받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한 지붕 아래에서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시에서 생활하던 아들 가족이 귀향하여 부모와 합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물리적 토대가 마련된 것입니다.

전통의 계승과 지속 가능한 가족 공동체의 미래

유만형 씨는 지금도 매일 두 번씩 선산에 올라 조상님들께 안부 인사를 드리며 300년 터의 책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요된 관습 대신 쾌적한 주거 공간과 따뜻한 가풍을 마련해 줌으로써, 다음 세대 역시 자발적으로 조상을 기리고 터전을 지키는 마음을 배우게 됩니다.

실내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중년 남녀의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이며, 화면 하단에는 자막이 떠 있습니다.

조상님을 향한 깊은 마음이 담긴 지붕 덕분에 이 집은 보는 방향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결국 이번 신축은 단순한 건물 교체가 아니라, 전통 종가의 가치와 현대 가족의 행복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천적 사례입니다. 조상의 덕과 후손의 정성이 맞물려 완성된 이 터전은 앞으로도 대를 이어 지속될 가족 공동체의 든든한 요람이 될 것입니다.


FAQ

옛 흙집을 허물고 새로 집을 짓게 된 핵심 이유는 무엇인가요?

300년 된 터전에서 쥐와 벌레가 나오는 열악한 환경을 견디며 1년에 12번씩 제사를 모셔온 아내 권영애 씨의 고생을 덜어주고, 손주 세대까지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현대식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집 뒤편 선산에서만 스페인 기와가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면에서는 모던한 평지붕처럼 보이지만, 집 뒤편에 모신 조상님들의 묘소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가장 아름다운 기와 풍경이 보이도록 설계하여 종손의 지극한 효심을 담아냈습니다.

3대가 함께 살기 위해 실내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었나요?

한옥의 툇마루를 연상시키는 긴 복도와 중앙의 소거실을 전이 공간으로 활용하여, 부모 세대와 아들·손주 세대의 생활 영역을 분리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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