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구운 두부를 팬에서 뒤집는 조리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반찬으로 무엇을 할지 떠오르지 않는 날에는 두부 한 모를 꺼내 두부조림을 하는 집이 많다. 값도 싸고 따로 손질할 것도 없어서 도톰하게 썰어 지진 다음 양념장만 부으면 되니, 저녁상에 올리기에 이만한 반찬이 없다.
그런데 막상 상에 올려 놓으면 겉의 양념만 짜고 두부는 밍밍해서 젓가락이 잘 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간장을 한 숟갈 더 넣거나 조리는 시간을 늘려 보지만, 국물이 짜지고 두부가 단단해질 뿐 두부 맛 자체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두부조림 맛을 가르는 것은 양념 비율이 아니라 두부를 굽는 마지막 한 단계인데, 나물 무칠 때만 꺼내던 들기름을 여기에 쓴다.
처음부터 두른 들기름에서 고소한 향이 사라지는 이유
식용유로 먼저 노릇하게 구운 두부의 가장자리.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부는 절반 넘게 물로 이루어져 있어서 겉면이 젖은 채로 양념장을 부으면 양념이 표면에 붙지 못하고 흘러내린다. 팬에 먼저 구워 겉면의 물기를 날리면 표면이 단단해지면서 얇은 막처럼 되고, 그제야 양념이 두부에 걸려 배어든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들기름으로 구우면 더 고소하지 않을까 싶지만, 들기름은 160도 안팎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기름이라서 두부를 노릇하게 구울 만큼 달군 팬에 먼저 두르면 굽는 동안 향이 날아가고 쓴맛만 남는다.
그래서 초벌 구이는 향이 잘 변하지 않는 식용유나 올리브유로 하고, 겉이 노릇해진 뒤에 불을 줄이고 들기름을 둘러 한 번 더 굽는다. 이때는 팬 온도가 이미 낮아진 상태라 들기름 향이 날아가지 않고 두부 겉면에 그대로 입혀진다.
두부조림에 들기름 향 입히는 방법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빼는 1.5cm 두께의 부침용 두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부는 찌개용보다 단단한 부침용을 고르면 굽고 조리는 동안 잘 부서지지 않는다. 두부 한 모는 1.5cm 두께로 썰어 키친타월로 눌러 물기를 뺀다. 양념장은 팬을 달구기 전에 미리 만들어 두는 편이 편한데, 간장 4큰술에 고춧가루 1큰술, 올리고당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고 물 150ml를 부어 고루 섞어 둔다.
팬을 중불로 달군 다음 식용유 1큰술을 두른 뒤 팬 바닥에 기름을 고루 펴 바르고 두부를 서로 붙지 않게 놓는다. 한 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두었다가 뒤집는데, 자꾸 들춰 보면 겉면이 뜯어지니 가장자리에 옅은 갈색이 돌 때까지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앞뒤가 다 노릇해지면 불을 약하게 줄이고 들기름을 팬에 한 바퀴 두를 정도로만 넣어 30초에서 1분쯤 더 굽는다. 고소한 향이 올라오고 두부 겉면 색이 한 톤 진해지면 향이 다 입혀진 것이니, 들기름은 오래 가열할수록 향이 줄어들어 이 단계를 1분 넘기지 않는다.
약한 불에서 들기름을 둘러 한 번 더 굽는 두부.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이제 미리 섞어 둔 양념장을 팬 가장자리로 돌려 붓고 약불에서 10분간 조린다. 중간중간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두부 위에 끼얹어 주면 색이 고르게 배는데, 국물이 처음의 절반쯤으로 줄고 두부 가장자리까지 진한 색이 들면 불을 끈다. 간이 싱겁다 싶어도 간장을 더 넣기보다 국물을 조금 더 졸이는 편이 두부 맛을 덜 가린다.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 두부 위에 끼얹는 두부조림.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음에 두부조림을 할 때는 양념장을 붓기 전에 들기름을 한 번 두르는 단계를 넣어 보길 권한다. 기름 한 번 더 두르는 데 드는 1분이, 늘 먹던 반찬을 한 그릇 다 비우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