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수목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에 있는 청산수목원에는 가을 화초 세 가지가 한자리에 모여 있다. 이삭이 분홍빛으로 부푸는 핑크뮬리, 사람 키를 넘겨 자라는 은빛 팜파스그라스, 공처럼 둥글게 다듬은 댑싸리다. 세 가지를 보려고 지역을 나눠 다니는 대신 한 정원 안에서 차례로 지나며 볼 수 있다.
핑크뮬리는 9월 중순부터 색이 오르기 시작해 10월 초와 중순에 가장 짙어진다. 서리가 내리면 분홍빛이 금세 바래기 때문에 색이 진한 구간은 지금부터 3주 남짓이다. 은빛 팜파스는 그보다 오래 남아 11월 30일까지 이어지는 가을 팜파스 축제 기간 내내 볼 수 있다.
분홍 이삭과 은빛 억새가 나란히 선 화단
청산수목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핑크뮬리밭은 바닥에 낮게 깔린 분홍 안개처럼 보인다. 이삭 하나하나는 가늘지만 수천 포기가 모이면 경계가 흐려져 땅 위에 색만 남는다. 해가 낮게 드는 오후 4시 이후에 이 구간을 지나면 역광을 받은 이삭 끝이 투명하게 빛나 한낮에 보던 색과 다르게 보인다.
팜파스그라스는 성인 키를 훌쩍 넘긴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구간에서는 사람이 이삭 사이에 파묻히고, 바람이 불면 은빛 깃털이 한 방향으로 누웠다 일어난다. 그 옆 화단에는 댑싸리가 공 모양으로 줄지어 심겨 있다. 초록에서 붉은빛으로 넘어가는 중이라 포기마다 색이 조금씩 다르다.
수련 연못과 아치형 나무다리
청산수목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정원 한가운데에는 연못이 있다. 수련과 창포를 비롯한 습지식물 200여 종을 심어 꾸민 수생식물원으로, 물 위로 아치형 나무다리가 걸쳐 있다. 프랑스 화가 모네가 가꾼 정원을 본떠 만든 구간이라 다리 위에 서면 물에 비친 하늘과 수면을 덮은 잎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수목원 전체에는 나무와 야생화까지 600여 종이 자란다. 억새 구간만 보고 나오기보다 연못을 낀 순환 산책로를 따라 한 바퀴 도는 편이 낫다. 핑크뮬리밭과 팜파스 길, 댑싸리 화단을 차례로 지나며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길은 대부분 평탄한 흙길과 데크로 이어진다.
청산수목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이곳은 1990년대부터 한 자리에서 가꿔 온 사설 수목원이다. 오래 자란 나무가 산책로 사이를 채우고 있어 억새 화단 구간을 벗어나면 그늘이 이어진다. 계절마다 중심이 되는 꽃도 달라져 한여름에는 연못을 덮은 연꽃과 수련이, 가을에는 억새 종류가 정원의 얼굴이 된다. 같은 길을 다른 계절에 걸으면 보이는 것이 바뀐다.
입장료와 문 여는 시간, 찾아가는 길
청산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입장료는 팜파스 축제 기간 기준으로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유아 8,000원이다. 연꽃이 피는 한여름이나 꽃이 적은 시기에는 요금이 달라진다. 주차장은 따로 요금을 받지 않는다.
문을 여는 시간은 계절에 따라 나뉜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어느 쪽이든 폐장 한 시간 전에 입장이 마감된다. 오후 늦게 역광이 드는 시간을 노린다면 마감 시각을 미리 셈해두면 된다. 쉬는 날 없이 연중 운영한다.
주소는 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태안 방향으로 들어오면 되고, 안면도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어 남쪽 해안 일정과 묶어 다녀오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