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경계에 걸친 명성산은 해발 922m다. 산 이름보다 먼저 알려진 것은 정상부 능선을 덮은 억새 군락이다. 넓이가 약 15만㎡에 이르러 수도권에서 가장 큰 억새밭으로 꼽히고, 울산 신불산과 정선 민둥산, 보령 오서산, 장흥 천관산과 함께 국내 5대 억새 군락지로 묶인다.
억새밭은 최근 몇 해 사이 더 넓어졌다. 2023년 심은 억새 모종 11만 본이 자리를 잡았고, 포천시는 올해 1억 원을 들여 7만 2천㎡ 구간을 다시 손봤다. 능선을 걷는 동안 억새가 끊기는 자리가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산 아래에는 산정호수가 놓여 있어 능선까지 오르지 않고 호수만 한 바퀴 돌아도 하루 나들이가 된다.
폭포 두 곳을 지나 억새밭까지
명성산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들머리는 산정호수 주차장이다. 자인사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계곡을 따라 오르막이 시작된다. 30분쯤 걸으면 비선폭포가 나오고, 여기서 20분을 더 오르면 등룡폭포에 닿는다.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붙은 폭포로, 바위 사이를 두 단으로 나눠 떨어지는 물줄기가 계곡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폭포 앞에 나무 계단과 전망 데크가 있어 물줄기를 정면으로 보고 쉬어 갈 수 있다.
명성산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등룡폭포부터 억새밭까지는 한 시간가량 오르막이 이어진다. 이 구간을 지나면 나무 키가 낮아지면서 하늘이 트이고, 능선 위로 억새가 한꺼번에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억새밭까지 편도 두 시간 안팎, 왕복 네 시간 정도로 잡으면 된다. 전체 거리는 7.7km이고 등산로가 정비돼 있어 초중급 수준으로 통한다. 계곡 구간에 돌이 많아 밑창이 단단한 신발이 편하다.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산정호수
명성산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억새밭 능선에 올라서면 풍경이 양쪽으로 갈린다. 한쪽은 바람 방향으로 억새가 눕는 넓은 사면이고, 고개를 돌리면 방금 올라온 계곡 아래로 산정호수가 내려다보인다. 호수와 억새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자리가 이 능선에 있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모인다.
억새밭 가운데에는 팔각정과 쉼터가 있다. 앉아서 능선 전체를 둘러보기 좋은 자리이고, 여기서 발길을 돌려도 억새는 충분히 본 셈이 된다. 922m 정상까지는 능선을 따라 더 걸어야 하는데, 오르내림이 이어지고 시간도 더 걸린다.
호수 쪽만 걸어도 되는 이유는 물가에 데크길이 놓여 있어서다. 수면을 바로 옆에 두고 평평하게 이어지는 길이라 산행이 부담스러운 일행과 나눠서 움직이기에도 맞는다.
은빛이 차오르는 시기와 방문 정보
명성산 / 한국관광공사-라이브스튜디오 |
억새는 9월 하순부터 이삭이 패기 시작해 10월 중순 무렵 절정에 이른다. 지금은 은빛이 차오르기 시작하는 초입이라 능선이 덜 붐빈다. 해가 낮게 걸리는 오후에는 이삭이 빛을 받아 흰빛으로 보인다.
산정호수 일대에서는 해마다 가을에 억새꽃축제가 열려 왔다. 올해 일정은 아직 안내되지 않았다. 지난해처럼 10월에 열린다면 억새가 가장 좋을 때와 겹치지만,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등산로와 억새밭은 그대로 열려 있다.
능선 위는 그늘이 거의 없고 바람이 바로 닿아 아래보다 서늘하다. 얇은 겉옷과 물을 챙기는 편이 낫다. 매점은 들머리 상가 구역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