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연 통돌이 세탁기의 빈 세탁조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으로, 바닥에 납작한 원형 물결판이 있고 가운데 기둥은 없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빨래를 다 돌리고 문을 열었는데 퀴퀴한 냄새가 훅 올라오는 날이 있다. 널어서 말려도 그 냄새가 옷에 그대로 남아 있고, 심할 때는 세탁이 끝난 옷 어딘가에 까만 부스러기가 붙어 나오기도 한다. 새로 산 세제를 써 봐도 며칠 지나면 같은 냄새가 다시 올라온다.
그래서 세탁조 클리너를 사다 넣고 통세척 코스를 한 번 돌리는 집이 많은데, 물이 빠지고 나면 겉보기에는 깨끗해도 얼마 못 가 냄새가 돌아온다. 같은 가루를 쓰고도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넣는 양이 아니라 물에 담가 두는 시간에 있다. 과탄산소다 100g과 35도 이상의 미온수만 있으면 되는데, 가루를 푼 뒤 최소 두 시간을 그대로 두는 것이 핵심이다.
코스만 돌려서는 떨어지지 않는 세탁조 안쪽 검은 때
세탁조 안쪽 벽면을 가까이 본 모습으로, 작은 구멍들이 줄지어 뚫려 있고 그 뒤로 바깥 통 면이 비쳐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세탁기 통은 빨래가 들어가는 안쪽 통과 물이 오가는 바깥 통, 두 겹으로 되어 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면은 안쪽 통 표면뿐이고, 냄새를 만드는 것은 그 뒷면과 바깥 통 사이에 낀 때다. 다 녹지 않은 세제와 섬유유연제 찌꺼기가 물기와 엉겨 층층이 쌓이면서 거뭇한 막이 된다.
이 막은 통세척 코스를 한 번 돌리는 정도로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 코스가 만드는 물살은 통을 돌리는 짧은 시간 동안만 지나갈 뿐이라, 가루가 때에 닿아 있는 시간이 몇 분에 그치기 때문이다. 겉에 뜬 것만 씻겨 나가고 눌어붙은 아래쪽은 그대로 남으니, 며칠 뒤 다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이다.
과탄산소다는 따뜻한 물에 녹으면 잔잔한 산소 거품이 올라오는데, 이 거품이 쌓인 때 밑으로 파고들어 조금씩 들뜨게 만든다. 다만 이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 가루를 물에 풀어 놓고 오래 둘수록 거품이 안쪽 면까지 고루 닿고, 그래서 코스를 돌리기 전에 담가 두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탄산소다로 세탁조 검은 때 벗겨 내는 방법
빈 세탁조에 종이컵에 담은 과탄산소다 가루를 붓는 손으로, 가루가 바닥 물결판 위로 떨어지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세탁조를 완전히 비운다. 옷가지가 한 장이라도 들어 있으면 떨어져 나온 때가 도로 묻는다. 빈 통에 과탄산소다를 100g, 종이컵으로 한 컵 조금 넘게 붓고 35도 이상의 미온수를 최고 수위까지 받는다. 찬물에서는 가루가 잘 녹지 않아 바닥에 가라앉은 채로 남는다.
물이 다 차면 표준 코스로 2~3분만 돌려 가루를 풀어 준다. 물이 뿌옇게 흐려지고 표면에 잔거품이 고르게 퍼지면 다 녹은 것이다. 이때 식초나 구연산을 같이 넣지 않는다. 산성인 식초가 과탄산소다와 만나면 서로를 중화해 거품이 올라오지 않는다.
최고 수위까지 물을 받은 세탁조로, 물이 뿌옇게 흐려지고 표면에 잔거품이 고르게 퍼져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루가 다 녹았으면 일시정지를 누르거나 전원을 꺼서 물이 빠지지 않게 하고, 최소 두 시간을 그대로 둔다. 시간이 지나면 물 위로 거뭇한 부스러기가 떠오르는데, 이것이 통 뒷면에서 떨어져 나온 때다. 떠오른 것이 보이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두 시간을 그대로 둔 뒤 물 위로 작고 어두운 부스러기 몇 조각이 떠오른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두 시간이 지나면 통세척 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돌린다. 코스가 끝난 뒤 뜯긴 찌꺼기가 남아 있으면 헹굼만 한 번 더 하고, 거름망이 있는 기종은 망을 빼서 흐르는 물에 털어 낸다. 마지막으로 세탁기 문과 세제 투입구를 활짝 열어 하루쯤 그대로 말린다. 물기가 오래 남아 있으면 냄새가 다시 난다.
드럼세탁기는 문이 잠겨 물을 받아 두기 어려우니, 가루를 넣고 60도 안팎의 통세척이나 삶음 코스를 쓰는 편이 낫다. 다만 기종마다 쓸 수 있는 최고 온도가 다르므로 설명서에 적힌 온도를 넘기지 않는다. 주기는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고, 식구가 많아 하루에도 여러 번 돌리는 집이라면 2주에 한 번이 좋다.
세탁기는 옷을 빨아 주는 기계지만 그 통 자체가 더러우면 빨래도 같이 더러워진다. 다음 통세척 때는 가루를 넣고 바로 코스를 누르지 말고, 물을 받아 두 시간만 기다렸다가 돌려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