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꽃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환우 |
대구 북구 노곡동 금호강에는 강물이 양옆으로 갈라져 흐르는 한가운데에 섬이 하나 앉아 있다. 넓이가 22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땅인데 건물이 하나도 서 있지 않아서, 섬에 들어서면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들판과 하늘과 강만 남는다. 강이 실어 온 흙이 쌓여 만들어진 지형이라 지대가 낮고 평평하다.
이 섬은 오래전부터 강변 안의 들이라는 뜻으로 갱부내들이라 불려 왔다. 지금 쓰는 금호꽃섬이라는 이름은 2021년에 시민 공모를 거쳐 정해진 것이고, 이름 그대로 꽃을 보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강 가운데 놓인 22만 제곱미터 들판
금호꽃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환우 |
이 섬은 가장자리까지 끊기지 않는 하나의 들판으로 이어져 있다. 구역을 나눠 심은 꽃밭이 넓게 펼쳐지고 그 사이로 길이 나 있어서, 꽃이 오른 계절에는 사람 눈높이까지 색이 차오르는 구간을 걷게 된다.
꽃밭을 걷다 보면 강바람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사방이 트여 있어 바람이 막히지 않고 들판을 그대로 훑고 지나가는데, 꽃이 한꺼번에 눕는 모습이 강 건너편까지 물결처럼 번져 나간다. 여름에도 강 쪽에서 바람이 올라와 체감 온도가 시내보다 낮다.
금호꽃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환우 |
섬 안에 난 길은 어느 구간이든 대체로 평평하게 다져져 있다. 오르내림이 거의 없는 강변 들판이라 유모차를 밀거나 휠체어로 다니는 것도 어렵지 않고, 금호강 둔치를 따라 팔달교에서 공항교까지 13킬로미터로 이어지는 산책로와도 연결된다.
봄 유채와 가을 코스모스가 나눠 채우는 섬
금호꽃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환우 |
이 섬 들판에 꽃이 오르는 때는 1년에 두 번으로 나뉜다. 봄에는 4월 초부터 한 달쯤 노란 유채가 들판을 덮고, 가을에는 9월부터 한 달가량 코스모스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가을에 이 들판을 채우는 꽃은 한 종류에 그치지 않는다. 노란 황화코스모스와 색이 다양한 백일홍이 함께 심겨 있고 댑싸리와 억새까지 구역을 나눠 자리를 잡아서, 걷는 방향에 따라 색이 계속 바뀐다.
가장 볼 만한 때로 꼽히는 것은 10월 초에서 중순 사이다. 9월에 문을 열어 꽃이 오르기 시작하고 그 무렵 절정에 이르니, 가을 꽃을 보러 갈 생각이라면 이 시기를 잡는 편이 낫다. 여름 끝자락에 가면 꽃이 오르기 전의 초록 들판이 그대로 이어진 모습을 보게 된다.
공단역에서 다리를 건너 들어가는 길
금호꽃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환우 |
이 섬은 입장료도 주차료도 따로 받지 않는 자리다. 차로 간다면 노곡동에 있는 노원체육공원 주차장을 쓰면 되는데 300대쯤 댈 수 있는 규모이고, 꽃이 한창인 주말에는 자리가 빨리 차니 이른 시간에 움직이는 편이 낫다. 대중교통이라면 지하철 3호선 공단역에서 내리는 방법이 있다. 2021년 12월에 도보교가 놓이면서 역에서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지하철 대신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북구3번이나 칠곡2번을 타고 노곡동 정류장에서 내리면 16분쯤 걸어 섬에 닿는다. 배차가 촘촘한 노선은 아니라서 출발 전에 시간표를 확인해 두게 된다.
금호꽃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환우 |
섬 안에는 그늘이 될 만한 자리가 거의 없다. 나무 없이 들판만 이어지는 지형이라 볕이 그대로 내리쬐는데, 한낮보다 해가 기우는 오후 늦게 들어가면 꽃 색도 한결 깊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