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청과 배롱나무 조화가 대박입니다" 654년에 문을 연 오래된 사찰 여행지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경남 밀양 산속에 자리한 표충사는 여름이면 배롱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절이다. 붉은 꽃이 빛바랜 단청과 겹쳐 보이는 장면을 보려고 이맘때 사람이 몰린다.

다만 그 사진을 보고 8월 말에 길을 나서면 어긋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배롱나무라도 지역에 따라 지는 시기가 달라서, 호남 쪽이 8월 말까지 버티는 동안 영남 내륙에서는 8월 중순이면 이미 꽃이 다 떨어진 해가 있었다.

꽃이 서 있는 자리와 그 시기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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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의 배롱나무는 경내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사천왕문으로 오르는 돌계단 양옆과 삼층석탑 둘레, 범종각 앞에 몰려 있고 팔상전 뒤편에도 몇 그루가 서 있어서, 그 몇 지점을 알고 들어가면 헛걸음이 줄어든다.

진입로를 터널처럼 덮을 만큼 빽빽하지는 않고, 눈으로 세어 보면 십수 그루 수준이다. 대신 한 그루씩이 굵고 오래돼서 범종각 앞 나무는 가지가 지붕 높이까지 올라간다. 숫자로 압도하는 곳이 아니라 오래된 한 그루를 오래 보게 되는 곳에 가깝다.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이 절 배롱나무가 가장 좋을 때는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 사이인데 조금 지나고 가면 사람이 적어 오히려 더 여유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지금 가는 사람이 보게 되는 것은 남은 꽃 몇 송이와 돌계단 위에 깔린 붉은 꽃잎이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만 만개한 장면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크니, 출발 전에 종무소로 전화해 상태를 물어보는 편이 확실하다.

산 두 개가 감싼 자리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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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니어도 이 절이 서 있는 자리는 그 자체로 볼거리다. 천황산 1189미터와 재약산 1119미터가 뒤로 이어져 있어 마당에 서면 봉우리가 담장 위로 그대로 올라와 보인다.

두 산 모두 영남알프스로 묶이는 봉우리라 등산객이 이 절을 들머리로 삼는 경우가 많다.

다만 1100미터가 넘는 산이라 절만 보고 오려는 사람과 산까지 오르려는 사람은 처음부터 일정을 나눠 잡아야 한다.

절 마당까지 이어지는 길은 평지에 가까운 흙길이고, 일주문에서 사천왕문까지는 100미터쯤 된다.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지나갈 수 있는 노면이라 어른을 모시고 가기에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 구간이라 한낮에도 물소리가 따라붙는다.

국보가 된 고려시대 향로

밀양 표충사 / 한국관광콘텐츠랩-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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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절에서 가장 값나가는 유물은 건물이 아니라 향로다. 1177년에 만든 청동 은입사 향완이 국보로 지정돼 있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고려시대 향완 가운데 가장 이르다. 만든 해가 몸체에 새겨져 있어 연도를 두고 다툴 일이 없는 유물이기도 하다.

마당 한가운데 선 삼층석탑은 보물이고,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승려를 모신 사당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유산이다. 절 이름이 지금처럼 굳은 것도 1839년에 그 사당이 이곳으로 옮겨 오면서였으니, 절과 사당이 한자리에 있는 내력이 이름에 그대로 남은 셈이다.

차 없이 가려는 사람은 버스 시간을 먼저 챙겨야 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들어오는 버스가 하루 7번뿐이라 막차를 놓치면 돌아 나오기가 까다롭다. 관람료와 주차료는 바뀔 수 있으니 종무소에 함께 물어 두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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