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내내 잡생각이 싹 사라집니다" 바다를 바로 옆에 끼고 있는 3km 해안 산책로 명소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릉 바다 여행 하면 흔히 모래 해변을 떠올리지만, 깎아지른 절벽과 바위 사이를 파도 바로 옆에서 걷는 길이 있다. 정동진과 심곡항을 잇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다. 오랫동안 사람이 닿기 어려웠던 해안이 탐방로로 열리면서, 동해의 속살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길로 꼽힌다.

바다부채길은 강릉 강동면 심곡항과 정동진 해안을 잇는 약 3km의 해안 산책로다. 편도로 한 시간 안팎이면 걷는 완만한 길이라, 바다를 옆에 끼고 천천히 거닐기에 알맞다. 한여름이면 짙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걷는 맛이 한층 살아난다.

이름은 정동진 쪽에서 내려다본 해안 지형이 마치 부채를 펼친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었다. 오랫동안 군 경계 지역으로 막혀 있다가 탐방로로 개방되면서, 사람의 손을 덜 탄 자연 그대로의 해안을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발밑에 새겨진 수천만 년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길의 가장 큰 가치는 발밑에 있다. 정동진 해안단구는 오랜 세월 땅이 솟아오르며 만들어진 지형으로, 국내 해안단구 가운데 면적이 넓고 보존 상태가 좋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수천만 년에 걸친 한반도 지형의 형성 과정을 보여 주는 자연 교과서인 셈이다.

길을 걷다 보면 투구를 닮은 투구바위, 부채를 펼친 듯한 부채바위 같은 기암이 차례로 나타나 눈을 즐겁게 한다. 절벽을 따라 놓인 나무 데크와 계단을 오르내리며, 평소에는 배를 타야만 볼 수 있던 각도에서 해안 절경을 마주하게 된다.

파도 바로 옆을 걷는 길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객들은 "절벽과 바다가 이렇게 가까운 길은 처음"이라며 탁 트인 풍경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파도가 바로 발아래에서 부서지고, 맑은 날에는 바닷물 속까지 들여다보일 만큼 물빛이 투명하다는 후기가 많다.

길이 대체로 평탄해 아이를 데려온 가족이나 나이 지긋한 여행객도 부담 없이 걸을 만하다. 다만 그늘이 적어 한여름 한낮에는 볕이 강하니, 이른 아침이나 해가 누그러지는 늦은 오후에 걷는 것이 좋다. 모자와 물을 챙기라는 말도 빠지지 않는다.

정동진과 함께 둘러보기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일대와 묶어 둘러보기에도 좋다. 가까이에 해돋이 명소로 이름난 정동진역과 모래시계공원이 있어, 부채길을 걷고 난 뒤 함께 들르는 일정으로 짜기에 알맞다. 새벽 일출을 본 뒤 오전에 부채길을 걷고, 인근 해변에서 바다를 즐기는 식으로 하루 코스를 꾸리는 여행객이 많다.

걷기 전에 미리 챙겨 두면 좋은 것들도 있다. 바다부채길은 입장료가 있는 유료 탐방로이며, 정동진과 심곡항 양쪽 끝에 매표소가 있어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된다. 요금과 운영 시간은 시기와 운영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절벽과 바다에 바짝 붙은 길이라 파도와 낙석에 주의해야 하며, 입구에서 안전모를 받아 쓰고 걷도록 안내한다. 무엇보다 풍랑이나 강풍 같은 기상 악화 때는 안전을 위해 출입이 통제되므로, 바람이 강한 날에는 개방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나서는 것이 좋다. 한쪽 끝에서 출발해 반대편에 도착하면 돌아올 교통편도 미리 생각해 두면 편하다.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동진 바다부채길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깎아지른 절벽과 파도, 그리고 수천만 년의 시간이 새겨진 해안단구까지. 정동진 바다부채길은 한여름 더위 속에서도 시원하게 걷기 좋은, 강릉의 색다른 바닷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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