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림산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1809~1892)이 1857년 고향 진도로 돌아와 조성한 화실이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였던 허련은 조선 남종화의 흐름을 이어받아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했으며, 헌종의 어람을 받을 만큼 당대 최고의 화가로 인정받았다.
첨찰산 깊은 골짜기에 구름이 내려앉듯 자리한 운림산방은, 들어서는 순간 운치 있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공간이다. 약 4만㎡ 부지에 운림각·소치기념관·연못·대나무 정원·생가터가 이어지며, 6월 중순 첨찰산 자락 전체가 신록으로 짙어지면 건물과 연못과 초록이 하나의 산수화를 이룬다.
운림산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운림산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운림산방의 중심은 운림지다. 오각형 연못 한가운데 둥근 섬 위에 작은 나무 한 그루가 홀로 서 있고, 그 주변으로 연잎이 수면을 채우며 6월의 초록이 물 위에 그대로 반영된다.
6월은 연잎이 수면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는 시기로, 7~8월 연꽃 절정을 앞둔 싱그러운 초록 연못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연못 풍경이 사계절 내내 조금씩 다른 색을 품으며 방문할 때마다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폭의 동양화를 뚝 떼어다 걸어 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풍광이라는 표현이 방문기에서 가장 자주 인용된다. 진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이라는 반응이 반복해서 나온다.
허씨 5대 화가와 미디어아트
운림산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후 아들 허형·손자 허건·의재 허백련 등 5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하며 한국 남종화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진도 사람들이 양천 허씨는 빗자루만 들어도 명필이 나온다고 했을 만큼 이 집안의 예술적 전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소치기념관에 들어서면 허씨 5대의 작품과 함께 대나무 정원을 배경으로 한 홀로그램·미디어아트 구성이 이어진다. 허련의 작품을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한 공간에서 화면 속 꽃을 손으로 만지면 꽃잎이 흩날리는 연출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묘한 감각을 만들어낸다.
예상치 못한 현대적인 전시 방식이 전통 남종화와 자연스럽게 연결돼 감동적이었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허련이 연못을 조성하고 직접 그림을 그리던 공간에서 오늘날 미디어아트를 감상하게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 공간이 살아 있는 문화유산임을 증명한다는 반응도 있다.
쌍계사 상록수림 연계 코스
운림산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운림산방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운림산방 인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쌍계사 상록수림이 자리해 있어 함께 돌아보기 좋다. 6월 중순은 첨찰산 전체가 신록으로 가장 짙어지는 시기로, 운림산방 내부 풍경과 주변 산세가 하나의 통일된 초록빛 화면을 만들어낸다. 운림산방에서 쌍계사·진도타워·명량해상케이블카로 이어지는 코스가 진도 대표 여행 루트로 자리 잡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연중무휴다. 주차는 무료이며 문의는 진도군청 문화관광과(061-540-6374)로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