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수백만의 대도시와 초등학생도 알법한 유명한 관광지 그 사이사이엔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초소형 유럽의 마을들이 숨어 있습니다. 인구 100명이 채 안 되는데도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켜온 유럽 마을 네 곳을 모아봤습니다.
이탈리아 치비타 디 바뇨레조
겨울엔 11명입니다
이탈리아 공식 죽어가는 도시 / 사진=unsplash |
라치오주 산 위에 자리한 이 마을은 현지에서 '죽어가는 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화산암 절벽 위에 세워졌는데, 침식이 계속되면서 마을을 둘러싼 땅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17세기 대지진 이후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해, 지금은 겨울철 상주인구가 단 11명뿐입니다.
여름철에는 약 100명까지 늘어난다고 하니, 그마저도 최대치가 이 정도입니다. 마을로 들어가려면 약 300m 길이의 좁은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이 아슬아슬한 접근성이 오히려 하늘에 뜬 섬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하루 수천 명이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스위스 유프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상주 마을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사는 사람들 / 사진=unsplash |
해발 2,126m에 위치한 이 마을은 서유럽에서 사람이 정착해 사는 곳 중 가장 고지대에 있는 마을로 기록돼 있습니다. 2016년 기준 인구는 31명, 여섯 가구가 전부입니다. 1292년 발저족이 처음 정착한 이래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렇게 높은 곳에서 가족 단위로 대를 이어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알프스의 매서운 겨울을 버텨내는 마을답게, 유럽에서 가장 추운 지역입니다.
그리스 바티아
탑처럼 솟은 돌집 마을
인구 78명의 돌집 마을 / 사진=FLICKR@ Guillén Pérez |
펠로폰네소스 반도 마니 지역에 있는 바티아는 인구 78명의 작은 마을입니다. 과거 씨족 간 갈등이 잦았던 지역 특성상, 방어 목적으로 지어진 돌탑 형태의 가옥들이 마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으로, 마을 전체가 반쯤 버려진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그 스산함이 오히려 독특한 매력으로 여겨져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입니다.
노르웨이 운드레달
염소가 사람보다 많습니다
염소가 더 많은 마을 / 사진=unsplash |
송네피오르드 안쪽에 자리한 운드레달은 1988년까지 배로만 접근할 수 있었던 마을입니다. 상주인구는 40명 안팎인데, 이 사람들이 돌보는 염소는 무려 500마리에 달합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방식 그대로 만드는 갈색 염소치즈 브루노스트가 이 마을의 자랑거리이고, 노르웨이에서 가장 작은 스타브 교회도 이곳에 있습니다. 접근성이 나아진 지금도 여전히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네 마을의 공통점은 크기와 반비례하는 존재감입니다. 인구는 손에 꼽을 정도지만, 그 자리를 지켜온 시간과 이야기만큼은 어느 대도시 못지않게 깊습니다. 유럽 여행 중 조용하고 특별한 곳을 찾고 있다면, 이런 초소형 마을들도 리스트에 올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