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됐는데 아직도 예약 전쟁,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 어디냐고 물으면, 사실 답이 하나로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기네스북 기준과 실제 역사 기록 기준이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손님을 받고 있다는 것. 오래된 식당 세 곳의 사연을 모아봤습니다.


스페인 보틴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 최고(最古)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 근처에 있는 소브리노 데 보틴은 1725년 문을 열어 기네스북에 세계에서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으로 공식 등재된 곳입니다. 2026년으로 301주년을 맞았습니다. 대표 메뉴는 새끼 돼지 통구이인데, 하루 평균 60마리의 새끼 돼지와 20마리의 어린 양을 구워낸다고 하니 300년 전통이 무색하지 않은 규모입니다.

헤밍웨이가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의 마지막 장면을 2층 테이블에서 썼다는 일화도 유명한데, 실제로 그가 즐겨 먹던 자리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벽에는 수 세기에 걸친 스페인 왕들의 서명이 걸려 있고, 개업 당시 만든 오븐을 지금까지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도 이 식당의 자랑거리입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803년 기록이 남은 식당

1,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식당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1,2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식당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보틴보다 훨씬 오래된 곳도 있습니다. 잘츠부르크의 슈티프츠쿨리나리움 장크트 페터는 803년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가 이곳에서 식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식당입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1,200년이 넘는 역사인데, 그런데도 기네스북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나폴레옹 군대가 잘츠부르크를 점령했을 때 이 건물을 사령부로 쓰면서 한동안 문을 닫았던 이력 때문에, 연속 영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겁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더 오래됐지만 공식 기록상 2위에 머무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모차르트 시대 의상을 입은 연주자들이 오페라 하이라이트를 라이브로 들려주는 디너 콘서트로도 유명합니다.


일본 교토

소바 하나로 550년을 버틴 오와리야

현재는 장기 휴업 상태인 오와리야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현재는 장기 휴업 상태인 오와리야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일본은 오래된 식당 하면 교토가 자주 언급되는데, 그중에서도 1465년 문을 연 오와리야가 대표적입니다. 메밀국수 한 가지에 집중해온 전문점으로, 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곁가지 메뉴를 늘리기보다 하나의 맛을 다듬는 데 집중해온 게 이 가게의 정체성입니다. 유럽의 오래된 식당들이 역사적 일화로 승부한다면, 오와리야는 한 그릇의 완성도로 오랜 시간을 버텨왔습니다. 아쉽게도 오와리야 본점은 2026년 1월 11일부터 소바 음식 영업에 들어갔으며, 현재는 장기 휴업 상태입니다.


기네스북 인증서 한 장으로 순위가 갈리긴 했지만, 사실 몇 위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쟁과 시대 변화 속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키며 같은 맛을 이어왔다는 것 자체가 이 식당들의 진짜 가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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