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는 정상까지 이어지는 계단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된 곳들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나 리프트 없이, 순전히 두 다리로 계단을 올라야만 만날 수 있는 절경인데요. 그중에서도 극한의 계단 수를 자랑하는 세 곳을 모아봤습니다.
노르웨이 플뢰르리
4,444개의 목조 계단
노르웨이 플뢰르리 /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
노르웨이 리세피오르드 안쪽, 도로도 없이 배로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마을 플뢰르리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목조 계단이 있습니다. 정확히 4,444개인데, 원래는 100여 년 전 수력발전소 파이프라인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업용 계단이었습니다. 발전소는 1999년 가동을 멈췄지만, 계단은 지금까지 남아 여행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완주까지 보통 2시간 30분 이상 걸리고, 정상에 오르면 테르네바트넷 호수와 함께 리세피오르드 전경이 펼쳐집니다. 500번째, 1,000번째, 4,000번째 계단마다 표식이 있어서 지금 몇 번째 계단을 오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그리스 나프플리오
1,000계단 요새
그리스 나플플리오 / 사진=unsplash |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나프플리오에는 팔라미디 요새가 있습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흔히 1,000계단 요새라 불리는데, 실제 계단 수는 출발 지점이나 계산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언급되지만, 도시 아래에서 요새까지 계단으로 직접 걸어 올라가는 코스 자체가 유명세를 탔습니다.
베네치아 시대에 지어진 이 요새에 오르면 나프플리오 시내와 아르골리스만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풍경 하나 보겠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는 사람들이 매년 끊이지 않습니다.
스위스 니젠산
11,674계단인데 아무나 못 올라갑니다
11,674계단의 스위스 니젠산 / 사진=unsplash |
세계 최장 계단 타이틀은 사실 스위스에 있습니다. 니젠산 푸니쿨라 철도 옆에 나란히 놓인 관리용 계단이 무려 11,674개에 달하는데, 문제는 이 계단이 평소엔 일반에 개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철도 유지보수를 위한 시설이라, 매년 열리는 계단 달리기 행사 기간에만 제한적으로 참가자들에게 문이 열립니다. 그러니까 이 계단은 "가서 오르는" 여행지라기보다, "이런 게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운 미스터리형 명소에 가깝습니다. 참가 신청에 성공한 극소수만이 직접 밟아볼 수 있는 셈입니다.
같은 계단이라도 성격은 다 다릅니다. 플뢰르리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극한 체력 코스, 팔라미디는 역사와 절경이 함께하는 도보 명소, 니젠산은 아예 접근 자체가 특별한 이벤트입니다. 유럽 여행 중 색다른 도전을 찾고 있다면, 이 계단들을 리스트에 올려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