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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 출퇴근 시간과 육아 공백으로 인해 평일에는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주말에만 만나는 '주말 부모'의 고단한 삶이 늘고 있습니다.
  • 단순히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차원을 넘어, 부모의 경력 단절을 막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프라가 절실합니다.
  •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처럼 기업의 적극적인 제도 도입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입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축복이 아니라 고단한 투쟁이 되어버린 시대입니다. 오늘날 많은 맞벌이 부부들은 긴 출퇴근 시간과 보육 공백 속에서 평일에는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주말에만 만나는 '주말 부모'의 삶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정부가 수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부모들이 일터와 가정 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구조적인 모순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 문제를 푸는 열쇠는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니라, 부모가 일하면서도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의 유연한 근로 환경과 든든한 보육 인프라에 있습니다.

월요일 새벽마다 찾아오는 짠한 생이별, '주말 부모'의 등장

매주 월요일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눈물겨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경기도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는 워킹맘 지연 씨는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여섯 살 딸 제이를 이불에 감싸 안고 집을 나섭니다. 평일 동안 아이를 돌봐줄 친정엄마의 집으로 향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른 새벽 어스름한 하늘 아래 차량들이 달리고 있는 도로 풍경

매일 왕복 5시간에 달하는 고단한 출퇴근길은 맞벌이 부부에게 일상적인 현실이 되었습니다.


지연 씨의 출퇴근 시간은 편도 2시간 반, 왕복으로 따지면 무려 5시간에 달합니다. 도저히 평일에는 퇴근 후 아이를 정상적으로 돌볼 수 없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 것이죠. 한때는 어린이집에 늦게까지 맡겨보기도 했지만, 너무 어린 나이부터 장시간 단체 생활을 하던 아이가 자꾸 아프자 결국 친정엄마가 구원투수로 나섰습니다. 그렇게 지연 씨 부부는 일주일 중 5일은 떨어져 지내고 주말 이틀만 부모 역할을 하는 '주말 부모'가 되었습니다.

왜 이 고단한 이별이 반복되어야 할까요?

이러한 주말 부모의 삶은 비단 지연 씨 가족만의 특별한 사정이 아닙니다. 수많은 맞벌이 부부들이 일과 육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조부모에게 도움을 청하는 '황혼 육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새벽 어스름 속에서 서울 방향을 가리키는 초록색 도로 표지판이 보입니다.

매주 월요일 새벽, 아이를 맡기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부모들의 고단한 출근길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모와 아이 모두 깊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자주 보지 못하는 사이 아이는 부쩍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부모에게 토라지기 일쑤며, 부모는 짧은 주말 동안 어떻게든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의 훈육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에 휩싸입니다. "내가 왜 동생은 없느냐"는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부모는 선뜻 답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지금 한 명을 키우는 것조차 온 가족의 희생을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터와 집 사이, 부모들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장벽들

맞벌이 부부들이 이토록 힘겨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서울의 높은 주거 장벽과 일자리의 공간적 불일치, 그리고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안경을 쓰고 마스크를 한 여성이 공원 벤치에 앉아 옆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에게 점심시간은 온전히 자신을 마주하는 소중한 휴식입니다.


결혼 후 부모의 금전적 지원 없이 스스로 자립하려다 보니, 서울의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경기도 외곽에 터전을 잡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양질의 일자리는 서울 중심가에 집중되어 있어 지옥 같은 장거리 출퇴근이 필연적으로 뒤따릅니다. 여기에 "아이를 낳으라고 장려만 할 뿐, 막상 낳으면 온전히 부모가 모든 부담을 져야 한다"는 차가운 현실이 더해집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보육 공백은 더욱 커지고, 결국 부부 중 한 명(대개는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고 경력이 단절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일과 가정을 모두 지켜내는 따뜻한 대안, '선택적 근로'와 '사내 어린이집'

그렇다면 직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품 안에서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요? 또 다른 맞벌이 아빠 동민 씨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 든든한 힌트를 던져줍니다.


마스크를 쓴 여성과 어린아이가 함께 식물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운영하는 공동 직장 어린이집은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든든한 울타리가 됩니다.


두 아이의 아빠인 동민 씨는 24시간 돌아가는 제철소에서 근무하지만, 일과 육아를 무리 없이 병행하고 있습니다. 비결은 바로 회사에서 운영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 덕분입니다. 동민 씨는 아이의 등원을 위해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추고, 퇴근 역시 한 시간 늦추는 유연한 근무 형태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대기업이 부지를 부담하고 중소기업 자녀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직장 어린이집이 사무실에서 불과 3~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출퇴근길 보육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이러한 든든한 지원 시스템 덕분에 동민 씨 부부는 두려움 없이 둘째 출산까지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온전히 함께 키우는 사회를 향해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고단한 수준입니다. 남편들이 집안일과 육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아내들이 경력 단절의 위협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이제 국가적 생존이 걸린 과제입니다.

정부가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이를 실제로 현장에서 움직이고 실천하는 것은 결국 기업들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부모가 일터에서 여유를 찾을 때, 비로소 가족은 함께 행복을 공유할 시간을 얻게 됩니다. 아이는 부모의 행복을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부모의 삶이 먼저 존중받고 숨을 쉴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비로소 저출생이라는 거대한 매듭도 자연스럽게 풀려갈 것입니다.


FAQ

왜 맞벌이 부부들이 '주말 부모'를 선택하게 되나요?

높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서울 외곽에 집을 얻으면서 출퇴근 시간이 왕복 5시간에 달하는 등 물리적인 보육 공백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 너무 장시간 맡기면 아이가 자주 아프게 되어, 결국 평일에는 친정이나 시댁 등 조부모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돌보고 주말에만 데려오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황혼 육아'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조부모의 육체적 피로와 노후 삶의 희생이 따르며, 부모 입장에서는 죄송한 마음과 함께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한다는 미안함(짠함)이 큽니다. 또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다 보니 훈육이 일관되지 못하고, 주말에만 만나면서 아이의 칭얼거림이나 토라짐을 달래느라 진땀을 빼는 감정적 어려움도 존재합니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도입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는 무엇인가요?

근로자가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유연근무제)'와 직장 근처에서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직장 어린이집' 운영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상생하는 공동 직장 어린이집은 보육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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