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대한민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로서 심각한 노후 불안에 직면해 있습니다.
- 은퇴 후 빈곤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특수용접에 도전하는 문진완 씨와 아픈 아내를 위해 다시 버스 운전대를 잡은 박현렬 씨처럼 많은 이들이 절박하게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사회적 온기를 나누는 '노노케어' 같은 공익형 일자리 확충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 이 포스트는 2017년 11월 12일에 방송된 <EBS 특별기획 - 인터뷰 다큐 우리, 지금 행복한가요 7부 어쩌다 노인>의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우리 앞에는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평생을 바쁘게 달려왔는데, 어느새 거울 속에는 '노인'이라 불리는 낯선 얼굴이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노후 앞에 기다리는 것은 퇴직과 빈곤, 그리고 혹독한 외로움입니다. 이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스스로 인생의 2막을 열어젖히며 땀 흘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노후의 진짜 문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준비 없이 맞이한 노후,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
평생을 공부하고, 기술을 배우고, 자식을 키우며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이 맞이한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한때는 배를 여러 대 거느리며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던 원평길 할아버지. 하지만 세 번의 뇌졸중과 자식들과의 가슴 아픈 이별 끝에 지금은 홀로 쓸쓸히 방 한칸을 지키고 계십니다.
노인 일자리를 통해 얻는 소중한 수입은 어르신들의 일상에 큰 힘이 됩니다.
이처럼 잘나가던 시절을 뒤로하고 찾아온 노년의 삶은 그야말로 예고 없는 불청객과 같습니다. 통계적으로도 노인 빈곤과 독거노인의 고립 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낀 세대' 베이비붐 세대, 왜 이들의 노후에 주목해야 하는가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무려 14.7%를 차지하는 720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 이들은 한강의 기적을 일군 주역들이지만, 동시에 가장 외로운 세대이기도 합니다. 부모를 끝까지 부양한 마지막 세대이면서, 정작 자신들은 자식에게 부양을 기대할 수 없는 첫 번째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은퇴의 벼랑 끝에 선 이들은 "아직 노인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노후 대책을 세우지 못했던 과거를 후회하며, 이제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하는 서글픈 운명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일자리 박람회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다시 잡은 기술과 운전대, 은퇴자들을 움직이는 동력
벼랑 끝에 선 이들이 선택한 탈출구는 바로 '재취업'입니다. IMF 외환위기로 큰 사업을 접고 대리운전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온 문진완 씨는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 특수용접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당당한 가장이 되고 싶어 뜨거운 불꽃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다시 운전대를 잡으며 인생의 2막을 준비하는 이들의 일상입니다.
또한, 과거 버스 회사를 운영하다 실패의 아픔을 겪었던 60세의 박현렬 씨도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연수원부터 다시 시작해 당당히 시내버스 기사로 첫 출근을 마쳤습니다.
나이 제한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운전직에 도전하며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노동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닙니다. 내가 아직 사회에서 쓸모 있는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는 삶의 이유이자, 가족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인 셈입니다.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가장 따뜻한 일자리의 탄생
돈보다 더 무서운 것은 어쩌면 '외로움'일지도 모릅니다. 이 외로움의 틈새를 메워주는 아주 특별한 일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70세 이상 노인이 몸이 불편한 다른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No-No Care)' 공익 활동입니다.
51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삼남매를 키워낸 65세의 최정열 할머니는 매주 한 번 자신보다 13살 많은 원평길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필요한 일이라면 기꺼이 도전하며 삶을 개척해 나가는 태도가 돋보입니다.
시에서 지원하는 이 일자리로 할머니는 월 27만 원이라는 소중한 소득을 얻고, 외로운 할아버지는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선물 받습니다. 힘겨운 세월을 살아낸 두 독거노인이 나누는 대화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공감과 위로가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이할 내일,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초고속 고령화 사회 속에서 노인의 불행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불행으로 이어집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노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소득 보장을 위한 정년 연장, 연금제도 및 의료보호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들을 위한 세심하고 정성 어린 정책이 절실합니다. 고단한 하루 끝에 "내가 아직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웃어 보이는 어르신들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FAQ
'노노케어'란 정확히 어떤 사업인가요?
노노케어(No-No Care)는 건강한 노인이 독거노인이나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 노인을 찾아가 말벗이 되어주고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입니다. 참여자에게는 소정의 활동비가 지원되며, 돌봄을 받는 노인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상생형 공익 활동입니다.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층이 지원받을 수 있는 전문 교육이 있나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장년층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특수용접, 버스 운전 연수 등 다양한 전문 기술 교육 과정을 전액 또는 일부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고용센터를 방문하거나 관련 직업전문학교를 통해 상세한 지원 요건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사회적으로 왜 큰 문제가 되나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전체 인구의 약 14.7%를 차지하는 거대 인구 집단입니다. 이들의 은퇴는 급격한 노동 인구 감소와 노인 빈곤율 상승으로 이어지며, 연금 및 복지 재정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정년 연장이나 일자리 대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