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박근형 |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나와 조금만 걸으면 궁궐 담장이 길을 따라 이어진다. 서울 덕수궁 돌담길이다. 오래된 돌담을 끼고 걷는 대표 산책길은 약 1km이고, 길가에 늘어선 은행나무가 담장과 나란히 선다. 산이나 먼 근교로 나가지 않아도 돌담과 은행잎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11월의 볼거리는 은행잎 색이다. 서울시가 선정한 단풍길 110선에 포함된 길로, 은행나무는 11월 초중순에 노랗게 물드는 것으로 안내돼 있다. 가을빛을 감상하기 좋은 때로는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가 꼽힌다. 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담장 위의 노란 잎에 바닥의 낙엽이 더해져 길 위아래가 같은 색으로 이어진다.
담장 위 은행잎과 발밑 낙엽
덕수궁 가을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돌담길의 풍경은 담장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다. 길 한쪽에 돌담이 길게 이어지고 그 위로 은행나무 잎이 겹치기 때문에, 노란색이 하늘이 아니라 돌담을 배경으로 또렷하게 보인다. 담장이 길을 따라 이어지므로 걷는 내내 돌담과 은행잎이 함께 시야에 들어온다.
사진을 남기려면 담장 위 노란 잎과 바닥의 낙엽을 한 화면에 함께 담으면 좋다. 위쪽에 잎이 달린 가지를, 아래쪽에 돌담과 낙엽 쌓인 길을 두면 이 길의 특징이 한 장에 들어온다. 잎이 나무에 많이 남아 있을 때는 담장 위쪽이, 바람이 불고 난 뒤에는 바닥이 더 노랗다.
덕수궁 돌담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잎이 지는 속도는 그해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11월 13일부터 20일 사이는 은행나무 감상 시기의 끝자락과 겹쳐, 가지에 남은 잎과 길에 쌓인 낙엽을 함께 노려 볼 만한 때다.
해 질 무렵에는 담장과 은행나무에 저녁빛이 내려앉으면서 돌담과 잎의 색이 낮과 다르게 보인다. 덕수궁 돌담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야간관광 100선에도 든 곳이어서, 해가 완전히 진 뒤까지 머물러도 볼거리가 이어진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덕수궁 돌담길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시청역 쪽에서 출발해 돌담을 따라가면 된다. 약 1km 길이라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어도 40분에서 1시간이면 충분하다. 돌담길은 궁궐 담장 바깥으로 난 길이어서 덕수궁 입장권 없이 걸을 수 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길에 짧게 들르기에도 부담이 적은 거리다.
한때 막혀 있던 구간도 있었다. 돌담길 일부는 오랫동안 시민이 지나갈 수 없었는데, 서울시가 이를 다시 열면서 60년 만에 걸을 수 있게 됐다.
덕수궁에는 주차 시설이 없다. 차를 가져오면 세울 곳을 따로 찾아야 하므로 시청역까지 지하철로 오는 편이 낫다.
돌담 안쪽 궁궐까지 둘러보려면
덕수궁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
돌담길을 걸은 뒤 궁궐 안으로 들어가도 좋다. 덕수궁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표는 오후 8시까지 사고 들어갈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야간 관람에 따로 예약이 필요하지 않아서, 해 질 무렵 돌담길을 걷고 나서 저녁에 궁궐 야경으로 이어 가기 좋다.
입장료는 내국인 기준 만 25세부터 64세까지 1,000원이다. 만 24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은 무료이고,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도 요금을 받지 않는다. 궁 안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관람료는 따로 내야 하고,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은 인터넷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