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구워 접시에 담은 고등어구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찬 바람이 부는 늦가을은 고등어에 살이 오르고 기름이 차는 때라, 저녁 반찬으로 고등어 한 손을 사 와 굽는 집이 많다. 그런데 막상 접시에 올려 보면 껍질은 군데군데 타 있고 속살은 퍽퍽해서, 같은 생선인데 왜 생선구이집에서 먹던 맛이 안 나는지 아쉬워진다.
보통은 불을 세게 올려 빨리 익히거나 앞뒤를 여러 번 뒤집으며 굽는데, 그러면 겉만 먼저 타고 속은 덜 익어 결국 불을 줄이고 한참을 더 굽게 된다. 그 사이 껍질은 말라 버리고 살은 물기가 빠져 젓가락으로 떼어 먹을 때 부스러지기 쉽다.
고등어구이 맛을 바꾸는 것은 굽는 순서와 마지막 한 동작이다. 껍질 쪽부터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히고, 다 구운 뒤 팬에 남은 고등어 기름을 껍질에 다시 발라 주면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도 고소한 맛이 훨씬 진해진다.
팬에 흘러나온 기름에 남아 있는 고등어 맛
약한 불의 팬에서 껍질 쪽을 익히는 고등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고등어는 껍질 바로 아래에 기름이 두껍게 붙어 있는 생선이라, 팬에 올려 열을 받으면 그 기름이 녹아 팬 바닥으로 흘러나온다. 센 불에서는 이 기름이 금방 타면서 탄 냄새가 껍질에 배고, 약한 불에서는 기름이 천천히 빠져나오며 껍질을 노릇하게 익혀 준다.
이렇게 흘러나온 기름에는 고등어 특유의 고소한 맛이 그대로 담겨 있는데, 대부분은 팬에 남은 채로 설거지할 때 버려진다. 살 속에 있던 맛의 일부를 팬에 두고 오는 셈이라 구운 고등어만 먹으면 생각보다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 구운 고등어 껍질에 팬 기름을 다시 바르면 빠져나갔던 맛을 되돌릴 수 있다. 고등어에서 나온 기름이라 다른 맛이 섞이지 않고, 껍질 표면에 윤기가 돌면서 한입 먹었을 때 고소한 맛이 먼저 느껴진다. 이 맛을 살리려면 기름이 타지 않게 굽는 것부터 맞춰야 한다.
고등어구이 고소한 맛 살려 굽는 방법
키친타월로 고등어 겉면의 물기를 닦는 손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손질한 고등어는 키친타월로 겉의 물기를 꼼꼼히 닦아 두는 것이 좋은데, 물기가 남아 있으면 팬에 올렸을 때 기름이 튀고 껍질이 팬에 달라붙는다. 팬에는 식용유를 1큰술 정도만 두르고 약한 불로 맞춘 뒤 껍질 쪽을 아래로 놓는다.
이 상태로 뒤집지 않고 그대로 두면 아래에서부터 살이 하얗게 익어 올라오는데, 옆에서 보았을 때 두께의 4분의 3 정도까지 하얗게 변하면 뒤집을 때다. 중간에 뒤집개로 껍질 쪽을 살짝 들춰 보아 노릇한 갈색이면 불이 알맞은 것이다.
뒤집개로 살짝 들어 올려 노릇한 껍질을 확인하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뒤집은 뒤에는 살 쪽을 30초만 더 굽고 바로 불을 끄는데, 이미 대부분 익은 상태라 오래 두면 살이 마르고 퍽퍽해진다. 접시에 옮겨 담을 때는 껍질이 위로 오게 놓아야 기름을 바르기 쉽다.
이제 팬에 남은 기름을 숟가락으로 떠서 껍질 위에 골고루 끼얹거나 조리용 솔에 묻혀 얇게 발라 준다. 팬 기름은 아주 뜨거우니 팬을 기울여 한쪽으로 모은 뒤 떠내는 것이 안전하고, 껍질 전체에 윤기가 돌 정도면 충분하다.
팬에 모은 고등어 기름을 껍질 위에 얇게 바르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팬 기름이 까맣게 타서 탄 냄새가 올라왔다면 껍질에 바르지 않고 버리는 것이 좋다. 소금 간이 된 자반고등어는 기름에도 짠맛이 배어 있어 숟가락으로 얇게 한 번만 바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