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살 은행나무 있는 절인데 입장도 주차도 공짜에요"... 아침 물안개 내려다보는 산중 사찰


수종사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임양수

수종사의 가을 / 한국관광공사-임양수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에는 세조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수령이 500년을 넘긴 고목이다. 절은 해발 610m 운길산의 8부 능선에 자리 잡아, 이 나무가 선 높이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산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늦가을 아침이면 이 두 풍경이 한자리에 겹친다. 산사 여행 에세이를 쓴 한 작가는 노란 은행나무와 물안개 덮인 강을 함께 보려면 11월 중순 오전 8시에 오라고 권했다.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으니 이른 아침에 올라가 해가 높아질 때까지 머물러도 따로 드는 돈이 없다.

노란 고목과 물안개 덮인 강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경내에 올라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은행나무다. 500년 넘게 자란 고목 두 그루가 잎을 노랗게 물들이는 철에는 산빛 가운데서도 색이 도드라진다. 잎이 물드는 때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 올해 같은 날 같은 색을 본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잎이 떨어진 뒤에도 바닥에 쌓인 은행잎과 굵은 줄기는 볼거리로 남는다.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나무 곁에서 고개를 돌리면 두 강이 합쳐지는 물줄기가 발아래 펼쳐진다. 강 위로 물안개가 피는 아침에는 강줄기와 강변이 흰 안개에 덮였다가 해가 오르면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물안개는 매일 피는 것이 아니어서 맑게 갠 아침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런 날에는 두 강이 한 줄기로 합쳐지는 모양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이 일대는 '남양주 운길산 수종사 일원'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명승 제109호에 지정돼 있다. 경내에서 강을 바라보기 좋은 자리로는 산신각이 꼽힌다. 은행나무 아래에서 먼저 강을 본 뒤 산신각으로 자리를 옮기면 같은 물줄기를 다른 각도에서 다시 내려다볼 수 있다.

차 한 잔 마시며 강을 보는 다실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남양주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정규진

경내 다실 삼정헌에서는 북한강 풍경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찻값을 정해 받는 대신 마신 사람이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찬 아침 공기를 맞으며 산길을 올라온 뒤라면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쉬어 가기 좋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팔각오층석탑도 있다. 은행나무와 강 조망에 석탑과 다실까지 둘러보면 절에서 보내는 시간은 1시간 안팎이 된다. 절은 따로 쉬는 날 없이 늘 열려 있어 이른 아침에 찾아가도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오르막 걷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김주원

수종사 / 한국관광공사-김주원

수종사 주소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433번길 186이다. 차로 갈 때는 절 아래 주차장까지 가파르고 좁은 산길을 지나므로 속도를 줄여 올라가는 편이 낫다. 주차장에서 절까지는 약 400m로, 걸어서 10~15분쯤 걸린다. 길이 오르막이라 숨이 차면 쉬어 가며 걷는다.

오전 8시에 은행나무 아래 서려면 7시 40분쯤에는 주차장에 도착해야 한다. 걷는 시간과 경내를 둘러보는 시간을 합치면 1~2시간을 잡으면 된다. 산 중턱의 아침은 도심보다 쌀쌀하므로 겉옷을 하나 더 챙기는 것이 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에서 내린다. 다만 역이나 수종사 입구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 올라가면 1~2시간이 걸려, 오전 8시에 맞추려면 그만큼 일찍 출발해야 한다. 내려온 뒤에는 강 건너 양평 두물머리로 이어 가면 산 위에서 내려다본 물줄기를 강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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