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맛 강한 묵은지, '이 찌개'에 한 번 씻어 넣어보세요"…이렇게 구수할 줄 몰랐습니다


묵은지와 두부가 어우러진 청국장찌개가 담긴 뚝배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묵은지와 두부가 어우러진 청국장찌개가 담긴 뚝배기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김장철을 앞둔 11월이 되면 김치냉장고를 정리하다가 통 바닥에 남은 묵은지를 보게 된다. 새 김치를 넣을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오래 익은 묵은지는 신맛이 강해 그대로 상에 올리기가 쉽지 않고, 날까지 쌀쌀해져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때라 밥상을 차릴 때마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보통은 김치찌개를 끓이거나 기름에 볶아 반찬으로 먹는데, 몇 번 해 먹다 보면 비슷한 맛에 식구들 손이 덜 가고 통에 남은 양은 좀처럼 줄지 않는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담글 때 들인 수고가 아까워 다시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는 일이 되풀이되기 마련이다.

이럴 때 묵은지를 물에 한 번 씻어 잘게 썬 다음 청국장에 넣어 끓이면 구수한 찌개 한 냄비가 된다. 씻어서 썬 묵은지가 찌개 건더기가 되어 두부와 잘 어울리는 덕분에 다른 반찬이 많지 않아도 밥 한 끼를 차릴 수 있다.

씻지 않은 묵은지를 넣으면 국물이 시어지는 이유

맑은 물에 묵은지를 한 번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맑은 물에 묵은지를 한 번 헹구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묵은지는 오래 익는 동안 신맛이 강해지는데, 포기 사이에 남은 양념과 김치 국물에도 그 맛이 그대로 배어 있다. 이 상태로 찌개에 넣으면 양념과 김치 국물이 함께 풀려 신맛이 찌개 전체로 번지고, 청국장의 구수한 맛보다 신맛이 먼저 느껴지기 쉽다.

김치찌개라면 오래 끓여 신맛을 줄일 수 있지만 청국장찌개는 같은 방법을 쓰기 어렵다. 청국장을 넣고 오래 끓이면 콩의 맛과 식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끓이는 시간을 늘려서는 신맛을 줄이기 힘들고, 국물에 풀린 신맛은 나중에 덜어 낼 방법도 마땅치 않아 냄비에 넣기 전에 손을 보는 쪽이 낫다.

묵은지를 물에 한 번 씻으면 겉에 묻은 양념과 김치 국물이 씻겨 나가 찌개 국물이 훨씬 깔끔해진다. 여기에 잘게 썰어 두면 청국장의 콩과 함께 한 숟가락에 떠먹기 좋고 밥에 얹어 먹기도 편하다. 국물을 쌀뜨물로 끓이면 잡내가 줄고 구수한 맛이 더 살아나므로, 묵은지는 씻어 썰고 국물은 쌀뜨물로 잡는 것이 좋다.

남은 묵은지로 구수한 청국장찌개 끓이는 방법

한 번 씻어 잘게 썬 묵은지와 찌개 재료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한 번 씻어 잘게 썬 묵은지와 찌개 재료를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3인분을 끓이려면 묵은지 1포기, 청국장 1개, 쌀뜨물 5컵, 육수용 멸치 10마리를 준비한다. 여기에 양파와 마늘, 두부, 고추를 더하면 되는데, 쌀뜨물은 밥을 지으려고 쌀을 씻을 때 받아 두면 따로 돈이 들지 않는다. 묵은지 포기가 크면 건더기가 많아지니 뚝배기 크기를 보고 덜어 쓰는 것이 좋다.

묵은지는 물에 한 번 씻어 양념을 털어 낸 뒤 손으로 물기를 가볍게 짜고 도마 위에서 잘게 썬다. 오래 담가 두면 묵은지 맛까지 빠질 수 있으니 한 번 씻는 것으로 충분하다. 양파는 먹기 좋게 썰고 두부와 고추도 미리 썰어 두어야 끓이는 도중에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뚝배기를 불에 올려 달군 다음 기름 없이 멸치 10마리를 넣고 약한 불에서 덖는다. 멸치가 타면 국물에서 쓴맛이 나므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오면 바로 쌀뜨물 5컵을 붓는데, 달군 뚝배기에서는 김이 확 올라오니 얼굴을 멀리 두고 조금씩 붓는 것이 안전하다. 멸치는 오래 끓이면 쓴맛이 날 수 있어 국물이 우러나면 건져 낸다.

달군 뚝배기에서 멸치를 덖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달군 뚝배기에서 멸치를 덖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뜨물이 끓으면 썰어 둔 묵은지와 청국장 1개, 양파, 마늘을 넣고 중간 불에서 끓인다. 청국장은 숟가락으로 으깨 풀고, 묵은지가 젓가락으로 쉽게 잘릴 만큼 부드러워졌는지 본다. 그런 다음 두부와 고추를 넣고 한 번 더 끓어오르면 불을 끈다. 청국장마다 짠 정도가 다르니 불을 끄기 전에 맛을 보고, 싱거우면 국간장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춘다.

끓는 쌀뜨물에 청국장과 묵은지를 풀어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쌀뜨물에 청국장과 묵은지를 풀어 넣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쌀뜨물을 받아 두지 못한 날에는 맹물로 끓여도 되는데, 구수한 맛이 조금 덜할 뿐 순서는 같다. 묵은지가 없다면 잘 익은 신김치를 같은 방법으로 씻어 썰어 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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