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엠엠피 김진규 |
경상북도 문경시의 문경새재도립공원은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 골짜기로 난 옛 고갯길이다. 조선 시대 영남에서 한양으로 오가던 큰길이 이 고개를 넘었고, 길목을 지키려고 세운 관문 세 곳이 지금도 남아 국가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공원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제1관문 주흘관부터 제2관문 조곡관까지는 편도 약 3km로, 다녀오면 왕복 약 6km다.
이 길을 가을에 걸을 이유는 성문과 숲, 계곡이 한 길 위에 함께 있다는 데 있다. 돌로 쌓은 성벽과 기와를 얹은 문루 뒤로 산비탈이 붉고 노랗게 물들고, 길 옆으로는 계곡물이 나란히 흐른다. 이달 16일 나온 단풍 안내는 문경새재의 단풍 절정을 10월 말로 예상했다.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골짜기 길만 걸어도 단풍 숲 한가운데를 지난다.
주흘관에서 조곡관까지 이어지는 단풍길
문경새재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엠엠피 김진규 |
주흘관은 세 관문 가운데 가장 아래에 있으며 1708년 숙종 때 지금의 모습으로 쌓았다. 무지개 모양의 홍예문을 지나면 넓은 흙길이 시작되는데, 바닥이 단단하게 다져져 있어 운동화로 걷기에 무리가 없다. 성벽 주변을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본격적으로 걷기 전 성문 앞에서 먼저 가을빛을 만날 수 있다.
주흘관을 지나면 사극 촬영에 쓰이는 오픈세트장이 나오고, 그 뒤로 계곡을 끼고 길이 이어진다. 옛 경상도 관찰사들이 업무를 넘겨받던 정자 교귀정, 길손이 쉬어 가던 옛 주막, 크고 작은 바위가 흩어진 꽃밭서덜이 차례로 나타난다. 계곡물 위로 늘어진 가지에 단풍이 들면 물소리를 들으며 붉은 잎 아래를 걷게 된다.
문경새재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엠엠피 김진규 |
제2관문 조곡관은 임진왜란 중이던 1594년에 처음 세워졌다. 주흘관에서 조곡관으로 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어서 경사가 급한 구간 없이 조금씩 높아진다. 조곡관 가까이에는 조곡폭포가 있어 되돌아서기 전에 잠시 쉬어 가기 좋다. 힘이 남으면 제3관문 조령관까지 더 걸을 수 있지만, 단풍길만 즐기려면 조곡관에서 돌아오는 코스로 충분하다.
걷는 데 걸리는 시간과 찾아가는 길
문경새재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엠엠피 김진규 |
주흘관과 조곡관 사이 왕복 6km는 쉬지 않고 걸으면 2시간 안팎이 걸린다. 성문 앞에서 사진을 찍고 계곡가에서 쉬는 시간, 주차장에서 제1관문까지 오가는 거리까지 더하면 반나절 정도 잡는 것이 알맞다. 제1관문에서 제3관문 조령관까지는 약 6.5km여서, 끝까지 다녀오려면 왕복 13km 가까이 걸어야 해 하루 일정이 된다. 흙길이라 발은 편하지만 비가 온 뒤에는 군데군데 젖어 있을 수 있어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이 낫다.
문경새재도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엠엠피 김진규 |
걷는 거리를 줄이고 싶다면 관광 전동차를 탈 수 있다. 전동차는 공원 초입의 옛길박물관 앞에서 출발해 제1관문을 지나 오픈세트장까지 간다. 그 뒤로 조곡관까지는 걸어야 하지만, 입구 쪽 구간을 전동차로 지나면 단풍이 짙은 계곡 구간에 힘을 더 쓸 수 있다. 옛길박물관에서는 문경새재와 옛 고갯길에 얽힌 자료를 볼 수 있어 걷기 전후로 들르기 좋다.
문경새재도립공원은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나들목과 가까워 차로 찾아가기 수월하다. 공원 입구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주차장에서 옛길박물관을 지나 조금만 걸으면 주흘관이 나온다. 단풍철 주말에는 차가 몰릴 수 있으니 오전 일찍 도착하면 주차와 걷기 모두 여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