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흰 벽에 설치된 스위치 커버의 앞면에 옅은 누런 변색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거실 벽에 붙은 전등 스위치를 무심히 보다가 커버가 누렇게 변한 것을 발견하는 때가 있다. 벽지는 아직 하얀데 스위치와 인터폰 커버만 색이 바래 있으면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 손이 자주 닿는 자리라 손때가 쌓였겠다고 생각하고 물티슈를 한 장 뽑아 문지르게 된다.
그런데 물티슈로 몇 번을 닦아도 누런 색은 그대로 남는다. 주방 세제를 묻혀 보고 욕실에서 쓰던 세정제까지 뿌려 봐도 표면에 묻은 먼지만 지워지고 색은 달라지지 않는다. 결국 커버를 새로 사서 갈아야 하나 싶어 규격을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누런 색은 집에 남아 있는 염색약 상자 안의 산화제로 빼낼 수 있다. 머리 염색을 하고 남은 2제, 흔히 산화제라고 부르는 그 크림을 커버에 얇게 바르고 햇빛이 드는 곳에 두면 두세 시간 만에 원래의 흰색에 가깝게 돌아온다.
문질러 닦아도 색이 돌아오지 않는 스위치 커버
흰 벽의 스위치 커버 테두리에 남은 옅은 누런 변색을 가까이에서 보여 준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스위치와 인터폰 커버는 대부분 ABS라는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이 플라스틱에는 불에 잘 타지 않게 하는 난연제가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이 오랜 시간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하면서 색이 누렇게 변한다. 햇빛이 드는 벽이나 전등 열을 가까이 받는 자리에서 특히 빠르게 진행된다.
겉에 묻은 오염이 아니라 플라스틱 자체의 색이 바뀐 것이라서, 세제를 묻혀 아무리 문질러도 색이 돌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주어 수세미로 문지르면 표면에 잔 흠집이 생겨 누런 색이 더 탁하게 보인다.
염색약에 들어 있는 산화제의 주성분은 과산화수소인데, 머리카락의 검은 색소를 빼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플라스틱에 생긴 누런 색소를 분해해 없앤다. 색을 새로 입히거나 덮는 것이 아니라 변색된 부분만 지우는 쪽이라 원래 흰색이 드러난다. 다만 이 반응은 빛을 받아야 진행되어서, 발라 놓고 그늘에 두면 좀처럼 색이 빠지지 않는다.
누렇게 변한 스위치 커버 원래 색으로 되돌리는 방법
차단기를 내린 뒤 벽에서 분리한 흰색 스위치 커버를 마른 천으로 닦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먼저 벽에 붙은 커버를 빼낸다. 감전을 막기 위해 두꺼비집에서 해당 차단기를 내리고, 커버 아래쪽 틈에 얇은 일자 드라이버를 넣어 살짝 젖히면 걸쇠가 풀려 분리된다. 빼낸 커버는 마른 천으로 먼지를 닦는데, 물로 씻었다면 완전히 말려야 산화제가 묽어지지 않는다.
고무장갑을 끼고 창문을 열어 둔 다음, 산화제를 커버 앞면에 얇고 고르게 바른다. 한군데 두껍게 바르면 그 자리만 색이 빠져 얼룩이 지니 못 쓰는 붓이나 면봉으로 골고루 펴 주는 것이 좋다. 산화제가 피부에 닿으면 따끔하고 하얗게 일어날 수 있어 장갑은 벗지 않는다.
고무장갑을 낀 손이 분리한 스위치 커버 앞면에 산화제 크림을 얇게 펴 바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 바른 커버는 랩이나 투명 비닐봉지로 감싼다. 산화제의 물기가 마르면 반응이 멈추기 때문에 증발을 막아 주는 것이다. 그대로 햇빛이 드는 창가나 베란다에 두고 두세 시간을 기다린다. 비닐 안쪽에 물방울이 맺히고 표면이 계속 젖어 있으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산화제를 바른 스위치 커버를 투명 비닐로 감싸 깨끗한 베란다 창가에 둔 모습이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시간이 지나면 비닐을 벗기고 물티슈로 산화제를 닦아 낸다. 미끌거림이 없어질 때까지 두세 번 닦고 마른 천으로 물기를 없앤 뒤 벽에 다시 끼운다. 색이 덜 빠졌으면 같은 과정을 한두 번 더 반복하면 된다. 금속 장식이 붙어 있거나 글자가 인쇄된 커버는 변색되거나 인쇄가 번질 수 있어 이 방법을 쓰지 않는다.
염색하고 남은 산화제는 따로 쓸 데가 없어 서랍에 굴러다니다 버리게 되는데, 누렇게 변한 커버 두어 개를 되돌리는 데 쓰면 돈을 들여 커버를 새로 사지 않아도 된다. 벽에 남은 누런 자리가 신경 쓰였다면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스위치 커버는 집에 들어와 가장 먼저 눈이 가는 자리라, 그 색만 돌려놓아도 벽 전체가 정돈되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