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 쪽 선반에 똑바로 세워 둔 마요네즈 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샐러드를 무치려고 마요네즈 통을 꺼냈는데 위쪽에 맑은 기름이 한 층 떠 있고 아래는 뻑뻑하게 굳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통을 흔들어도 섞이지 않고, 짜 보면 기름물이 먼저 주르륵 나온 다음에 덩어리가 툭 떨어진다.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상태가 되면 아깝지만 통째로 버리게 된다.
위쪽에 맑은 기름이 얇게 떠 있고 아래는 하얗게 가라앉은 마요네즈.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대부분은 마요네즈가 상할까 걱정돼 냉장고 안쪽 깊은 칸, 그중에서도 가장 찬 바람이 나오는 자리에 밀어 넣어 둔다. 달걀이 들어간 소스라서 차가울수록 오래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정작 그렇게 둔 통일수록 기름이 더 잘 뜬다. 뚜껑을 꽉 닫아 두고 자주 꺼내 쓰는데도 어느 날 보면 층이 갈라져 있다.
마요네즈가 갈라지는 것은 상해서가 아니라 보관한 자리가 너무 차가워서 생기는 일이다. 냉장고 안에서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데, 개봉한 마요네즈에게 맞는 자리는 안쪽 깊은 칸이 아니라 문 쪽 선반이다.
차가운 안쪽 칸에서 마요네즈 기름층이 뜨는 이유
찬 바람이 나오는 안쪽 벽 가까운 칸 깊숙이 밀어 넣어 둔 마요네즈 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마요네즈는 달걀노른자와 식초, 식용유, 소금을 섞어 만든 소스다. 원래 물과 기름은 서로 섞이지 않는데, 노른자가 그 사이에 들어가 기름 방울을 아주 잘게 쪼개 식초물 속에 고르게 붙들어 놓은 상태가 우리가 아는 그 하얗고 되직한 마요네즈다. 겉으로는 한 덩어리처럼 보여도 속은 억지로 붙여 놓은 상태에 가깝다.
이 상태는 온도가 내려가면 쉽게 풀린다. 온도가 낮아질수록 기름이 굳으면서 잘게 쪼개져 있던 방울들이 서로 뭉치고, 뭉친 기름은 물보다 가벼워 위로 올라온다. 마요네즈를 10~30도 사이에서 보관하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한 번 갈라진 마요네즈는 숟가락으로 아무리 저어도 처음의 되직한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문제는 냉장실 안이라고 온도가 다 같지 않다는 점이다. 찬 바람이 나오는 안쪽 벽 가까운 칸은 설정 온도보다 더 차갑고, 문 쪽 선반은 여닫을 때마다 바깥 공기가 닿아 안쪽보다 몇 도 높게 유지된다. 그래서 개봉한 마요네즈는 냉장고에 넣되, 가장 덜 차가운 자리인 문 쪽 선반을 골라 두어야 한다.
개봉한 마요네즈 문 쪽 선반에 보관하는 방법
아직 뜯지 않은 마요네즈를 싱크대 아래 수납장 안에 세워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아직 뜯지 않은 마요네즈는 냉장고에 넣을 필요가 없다. 햇빛이 들지 않고 가스레인지 열기가 닿지 않는 서늘한 곳, 싱크대 아래 수납장이나 식품 선반에 세워 두면 된다. 다만 여름철 부엌은 한낮에 30도를 넘기기 쉬우니, 그럴 때는 미개봉 상태라도 문 쪽 선반으로 옮겨 두는 것이 좋다.
한 번 뚜껑을 열어 공기와 닿은 뒤부터는 냉장 보관을 한다. 이때 통을 눕히거나 안쪽으로 밀어 넣지 말고 문 쪽 선반에 똑바로 세워 둔다. 세워 두어야 내용물이 아래로 모여 짤 때 공기가 덜 들어가고, 입구 쪽에 남은 마요네즈가 굳어 막히는 일도 줄어든다.
한 손으로 마요네즈 통을 냉장고 문 쪽 선반에 똑바로 세워 놓는 동작.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뚜껑을 닫기 전에는 입구에 묻은 마요네즈를 마른 휴지로 한 번 닦아 내고 끝까지 돌려 잠그는데, 짜서 쓰는 통이라면 몸통을 살짝 눌러 남은 공기를 빼고 닫으면 위쪽이 노랗게 변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마요네즈는 얼리지 않는다.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온 마요네즈는 녹으면서 물과 기름이 완전히 갈라져 도로 섞이지 않는다. 문 쪽 선반에 둔 마요네즈는 짤 때 끊기지 않고 고르게 나오면 상태가 괜찮은 것이고, 위쪽에 맑은 기름이 고여 있거나 시큼한 냄새가 나면 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참고로 같은 문 쪽 선반에 두는 케첩은 반대로 개봉한 뒤 냉장 보관을 해야 더 오래 간다.
마요네즈 한 통을 끝까지 고소하게 쓰려면 새 자리를 만들 것도 없이 안쪽 깊은 칸에서 문 쪽 선반으로 옮겨 놓기만 하면 된다. 자리 하나 바꿔 두는 일이 멀쩡한 소스를 반 통씩 버리지 않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