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면 끝나는 붉은 꽃밭 숲길이네요"...추석 연휴에 절정 맞은 바다와 맞닿은 국내 유일 수목원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수목원은 바다와 맞닿아 있는 국내 유일의 수목원이다. 큰 나무가 줄지어 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길 끝에서 천리포 해변과 그 앞바다가 함께 들어온다. 9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이 숲의 바닥이 붉어졌다. 꽃무릇이 피기 시작해 추석 연휴에 절정을 맞는다.

꽃무릇은 잎 없이 붉은 꽃대만 땅에서 곧장 올라오는 수선화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초록 잎이 아래를 받쳐주지 않기 때문에 나무 그늘 속에 붉은색만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군락은 보통 남도의 사찰 숲에서 찾는데, 서해안에서도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붉은 꽃은 10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나무 아래 붉은 꽃대, 숲 끝에서 만나는 서해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꽃무릇은 수목원 곳곳의 큰 나무 아래와 산책로 양옆에 무리 지어 올라온다. 키가 30~50cm 정도로 낮아 멀리서 보면 숲 바닥에 붉은 띠를 깔아놓은 것처럼 이어지고, 가까이 다가가면 가느다란 꽃술이 사방으로 벌어진 모양이 하나씩 구분된다.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오전과 늦은 오후에 색이 가장 진하게 보인다.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꽃무릇이 깔린 구간은 나무가 높게 자라 그늘이 짙은 곳에 몰려 있다. 그래서 한여름처럼 햇볕을 오래 받으며 걷지 않아도 되고, 나무 줄기 사이로 붉은 꽃이 끊겼다 이어지는 모습이 길을 따라 반복된다. 같은 자리라도 서는 방향에 따라 꽃 무리가 넓게 보이기도 하고 나무에 가려 일부만 보이기도 한다.

숲을 빠져나오면 풍경이 한 번 바뀐다. 바다 쪽 산책로에서는 해안선과 함께 천리포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이 보이고, 물이 빠진 시간에는 모래밭이 넓게 드러난다. 붉은 꽃 군락과 바다 조망이 한 코스 안에 붙어 있는 구성이라 걷는 동안 보는 대상이 계속 달라진다.

두세 시간이면 도는 평지 산책로와 연휴 행사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관람은 산책로를 따라 도는 방식이다. 가파른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지 위주 동선이라 천천히 걸어도 두세 시간이면 주요 구역을 둘러볼 수 있다. 꽃무릇만 보고 나오기보다 연못과 온실, 해안 쪽 길을 이어 걸으면 이동 거리에 비해 보는 것이 많다.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6일까지는 탐방객을 위한 행사가 함께 열린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수목원 안에 심어진 멸종위기 식물을 찾아가며 푸는 낱말 퀴즈에 참여할 수 있고, 문제를 모두 맞히면 화분을 받는다. 재활용품으로 만든 업사이클링 놀이터도 같은 기간 운영된다.

민병갈 갤러리에서는 특별전 '기억 위의 수목원'이 열린다. 수목원 조성 과정을 담은 자료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을 기념하는 전시로, 바닷바람이 닿는 모래땅에 숲을 만들어온 기록을 실내에서 볼 수 있다. 걷다가 쉬어 가는 자리로 삼기에도 좋다.

입장료와 문 여는 시간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천리포수목원 / 한국관광공사-이범수

입장료는 성인 기준 11,000원이며, 목련이 피는 4~5월 성수기에는 13,000원으로 오른다. 태안 디지털관광주민증을 발급받아 보여주면 성인 요금에서 2,000원을 깎아준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 해가 짧아지는 시기에는 오후 늦게 도착하면 바다 쪽 구간까지 돌기 어렵다.

수목원 정문은 천리포해변 바로 옆에 있어 관람을 마친 뒤 해변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연휴에는 주차장이 일찍 차는 편이므로 오전에 도착하면 사람이 적은 숲길을 먼저 걷고 붉은 꽃을 여유 있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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