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장식장 유리문과 선반을 마른 극세사 천으로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창문을 닫기 시작하는 9월 하순이면 집 안 공기가 한자리에 머물면서 장식장 유리와 선반 위, 텔레비전 뒤판에 먼지가 눈에 띄게 쌓인다. 손가락으로 쓸면 자국이 남을 만큼 뿌옇게 앉아 있어서, 가을 대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것도 대개 이 무렵이다.
그런데 물걸레를 빨아 가며 온 집 안 가구를 한 바퀴 닦고 나도 하루 이틀만 지나면 같은 자리가 또 뿌옇게 변해 있다. 닦은 사람 입장에서는 방금 한 일이 없던 일이 된 것 같아 허무하고, 그래서 가구 먼지는 부지런히 자주 닦는 수밖에 없다고 여기게 된다.
하지만 닦는 횟수를 늘리기 전에 닦는 물부터 바꿔 보는 방법이 있다. 빨래할 때 쓰는 섬유유연제를 물에 10대 1로 섞어 천에 묻혀 닦으면, 먼지가 다시 앉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닦은 지 하루 만에 다시 뿌옇게 변하는 가구 표면
장식장 유리문 한쪽에만 옅은 먼지 막이 보이고 나머지 표면은 깨끗한 상태.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구에 먼지가 빨리 쌓이는 이유는 표면에 생기는 정전기 때문인데, 공기가 건조해지는 가을부터는 실내에서도 정전기가 잘 생긴다. 유리 상판이나 코팅된 목재 문짝, 텔레비전과 냉장고 겉면처럼 매끈한 면일수록 전기를 띠기 쉽고, 전기를 띤 표면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를 끌어당겨 그대로 붙잡아 둔다.
물걸레질은 이미 붙어 있던 먼지를 닦아 내는 데까지는 충분하지만, 물기가 마르는 동안 표면은 다시 전기를 띠게 된다. 그래서 깨끗하게 닦아 놓은 자리가 몇 시간 만에 다시 먼지를 끌어당기기 시작하고, 아무리 꼼꼼하게 닦아도 하루 이틀을 못 간다.
섬유유연제에 든 성분은 빨래에서 옷감 표면에 얇게 남아 옷이 달라붙고 정전기가 튀는 것을 막아 주는데, 가구 표면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작용한다. 물에 옅게 풀어 닦으면 표면에 아주 얇은 막이 남아 전기가 모이지 않게 되고, 먼지가 끌려와 달라붙는 힘이 약해진다.
섬유유연제 희석액으로 장식장과 선반 닦는 방법
투명 분무기에 물과 섬유유연제를 담아 희석액을 준비한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물 500mL에 섬유유연제 50mL를 섞는다. 종이컵 3분의 1 정도 되는 양이다. 분무기에 물을 먼저 붓고 섬유유연제를 넣은 다음 가볍게 흔들어 뭉친 데 없이 섞어 준다. 향이 진한 제품을 쓰면 좁은 방에서 냄새가 오래 남으니 향이 약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희석액은 마른 천에 두세 번 뿌려 살짝 묻힌다. 가구에 직접 뿌리면 액이 흘러내린 자리에 얼룩이 지므로 반드시 천에 묻혀서 사용한다. 천은 극세사나 부드러운 면 수건처럼 보풀이 일지 않는 것이 좋고, 축축할 정도가 아니라 손에 물기가 묻어나지 않을 만큼만 적신다.
희석액을 연회색 극세사 천에만 가볍게 뿌리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닦을 때는 장식장 위 선반부터 시작해 아래 칸으로 내려오고, 목재 무늬가 있는 면은 결 방향을 따라 한 방향으로 닦는다. 힘을 주어 문지르기보다 천을 펴서 넓게 대고 가볍게 지나가는 편이 낫고, 한 면을 닦은 다음 천의 마른 부분으로 한 번 더 닦아 주면 얼룩이 남지 않는다. 손바닥으로 쓸었을 때 미끌거림이 없어야 양이 적당한 것이고, 기름이 뜬 것처럼 번들거리면 물만 적신 천으로 한 번 더 닦는다.
목재 결 방향을 따라 장식장 선반을 넓게 닦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다만 원목 가구와 천연 가죽에는 쓰지 않는다. 마감하지 않은 원목은 액을 그대로 빨아들여 얼룩이 남고, 천연 가죽은 표면이 끈적해지거나 색이 변할 수 있다. 코팅된 목재와 플라스틱, 유리, 가전 겉면에만 쓰고, 가전은 전원을 끄고 천을 꼭 짜서 틈새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닦는다. 한 번 닦아 두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주기를 늘려도 괜찮다.
올가을 대청소에는 물통에 섬유유연제를 조금 섞어 두고 한번 닦아 보길 권한다. 가구 위를 덜 자주 닦게 되면 그만큼 평소 손이 가지 않던 곳까지 챙길 여유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