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간장으로 간한 무나물을 흰 반찬 그릇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 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가을로 접어들면 무값이 내려가고 단맛도 올라와서 한 개씩 사다 두는 집이 많다. 국거리로 몇 토막 쓰고 남은 무는 채를 썰어 나물로 볶는 것이 가장 만만한데, 막상 밥상에 올려 보면 한두 젓가락 집고 마는 일이 흔하다.
무나물은 흰 나물이라는 생각에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하얗게 볶아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렇게 볶으면 무에서 나온 물에 간이 풀려 버려서 먹을 때마다 밍밍하고, 소금을 더 넣어 봐야 짜기만 할 뿐 맛이 살아나지 않는다.
이럴 때 소금 대신 진간장 3스푼으로 간을 하면 무나물 맛이 달라진다. 색이 조금 들기는 하지만 간장 향과 감칠맛이 무에 배어서, 밍밍하던 나물이 밥에 얹어 먹을 만한 반찬이 된다.
소금으로만 간한 무나물이 밍밍해지는 이유
소금만 넣고 볶은 흰 무채에서 물이 빠져나와 팬 바닥 한쪽에 얕게 고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는 대부분이 수분이라 열을 받으면 물이 계속 나온다. 채 썬 무에 소금을 뿌려 볶으면 소금이 그 물을 더 끌어내는데, 나물에 배어야 할 간이 빠져나온 물에 섞여 팬 바닥에 고이면서 정작 먹을 때는 싱겁게 느껴진다. 게다가 소금은 짠맛 하나뿐이라 아무리 양을 늘려도 짜기만 하고 맛이 깊어지지 않는다.
진간장은 콩을 오래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에 짠맛과 함께 감칠맛과 구수한 향을 같이 가지고 있다. 뜨거운 팬에서 무와 만나면 향이 먼저 올라오고, 볶는 동안 무 속까지 간이 배어든다. 하얗게만 볶던 무나물도 진간장을 쓰면 맛의 중심이 잡히는 이유다.
무나물에 진간장 넣어 감칠맛 내는 방법
무나물에 쓸 진간장 3스푼과 들기름, 간 마늘, 설탕, 쌀뜨물을 조리대에 나란히 준비해 뒀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채 썬 무 3컵을 기준으로 들기름 2~3스푼, 진간장 3스푼, 간 마늘 1/2스푼, 설탕 1/2~1스푼, 송송 썬 대파 2스푼을 준비한다. 볶는 도중에 부을 물은 따로 받지 말고, 쌀을 씻고 나온 쌀뜨물을 1/2컵 받아 두면 맹물로 익힐 때보다 맛이 부드러워진다.
무는 껍질을 얇게 벗기고 0.5cm 두께로 썬 다음 다시 채를 썬다. 너무 가늘게 썰면 볶는 사이에 부서지니 성냥개비보다 조금 굵게 써는 것이 좋다. 달군 팬에 들기름 2~3스푼을 두르고 채 썬 무를 넣어 중불에서 볶는다.
껍질을 벗긴 무를 0.5cm 두께로 썬 뒤 성냥개비보다 조금 굵게 채 써는 모습.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가 기름을 고루 먹고 겉이 반들거리면 진간장 3스푼과 간 마늘 1/2스푼, 설탕 1/2~1스푼을 넣어 골고루 섞는다. 이어서 쌀뜨물 1/2컵을 붓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서 익힌다. 들기름은 쉽게 타서 센 불로 올리면 쓴맛이 도니 불은 중불을 지키는 것이 안전하다.
들기름에 볶아 겉이 반들거리는 무채 위로 진간장을 부어 넣는 장면.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
무가 투명해지고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힘없이 들어가면 다 익은 것이다. 이때 뚜껑을 열고 남은 국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 볶는다. 팬 바닥에 국물이 흥건한 채로 불을 끄면 밥에 얹었을 때 다시 싱거워지니, 물기가 날아간 뒤에 대파 2스푼을 넣고 한 번 더 뒤적여 불을 끈다.
맛을 봤을 때 싱거우면 소금을 더하지 말고 진간장을 1/2스푼씩 더 넣어야 간이 따로 놀지 않는다. 무가 굵고 심이 억센 것은 채를 조금 얇게 썰어야 같은 시간에 익는다. 한 번에 많이 만들기보다 하루 이틀 안에 먹을 만큼만 볶고, 완전히 식힌 다음 냉장고에 넣어 두는 것이 좋다.
무가 굵어지고 단맛이 오르는 철에는 무 한 개로 며칠 반찬을 해결할 수 있으니, 이번에는 소금 대신 진간장 3스푼으로 간해 보길 권한다. 손이 잘 가지 않아 남던 흰 나물이 밥 한 그릇을 비우게 하는 반찬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