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조림 할 때 '이것' 한 줌 넣어보세요"…고기 없이도 밥 한 그릇 비웁니다


다 조려진 두부조림이 팬 안에 그대로 담겨 있고, 두부 사이사이에 썬 표고버섯과 자작한 국물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다 조려진 두부조림이 팬 안에 그대로 담겨 있고, 두부 사이사이에 썬 표고버섯과 자작한 국물이 보인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가을이면 시장 좌판에 표고버섯이 도톰하게 올라오고 값도 한결 내려간다. 한 봉지 사 와서 국이나 볶음에 몇 개 넣고 나면 늘 애매하게 남는데, 마침 냉장고에 두부 한 모가 같이 있으면 저녁 반찬은 두부조림으로 정해진다.

그런데 간장에 고춧가루를 풀어 끼얹고 조려 내면 맛이 밋밋할 때가 많다. 두부는 뜨거울 때만 부드럽지 식으면 퍽퍽해지고, 국물도 짠맛만 돌아 밥반찬으로는 어딘가 부족하다. 돼지고기나 다진 소고기를 조금 넣어야 하나 싶어지지만, 반찬 하나 하자고 고기를 꺼내 손질하기는 번거롭다.

이때 남아 있던 표고버섯을 한 줌 썰어 같이 조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버섯에서 나온 감칠맛이 국물에 풀리고 그 국물이 두부에 배어, 고기를 넣지 않아도 두부 한 모로 밥 한 그릇이 비워지는 반찬이 된다.

고기 없이도 국물에 감칠맛이 도는 표고버섯

도마 위에 갓이 도톰한 생표고버섯 네 개와 기둥을 떼어 낸 자리가 보이도록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도마 위에 갓이 도톰한 생표고버섯 네 개와 기둥을 떼어 낸 자리가 보이도록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부조림이 밋밋한 이유는 두부 자체에 맛이라고 할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 콩을 갈아 굳힌 덩어리라 고소한 향은 있어도 혀에 감기는 맛은 없다시피 하다. 그래서 두부조림의 맛은 양념 국물이 거의 전부인데, 간장과 고춧가루만으로는 짠맛과 매운맛밖에 나지 않아 간장을 한 스푼 더 넣어 봐야 짜지기만 한다. 고기를 넣으면 나아지는 것도 결국 고기에서 나온 국물이 양념에 깊이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표고버섯이 그 자리를 채워 준다. 표고버섯에는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열을 받으면 그 맛이 국물로 우러나오고, 간장의 짠맛을 둥글게 눌러 주면서 국물에 깊이를 만든다. 그러니 두부는 양념을 겉에만 발라 익히는 쪽이 아니라, 버섯 국물이 속까지 배어들게 조리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두부조림에 표고버섯 넣어 조리는 방법

스테인리스 볼에 간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다진 대파를 섞어 물을 부어 풀어 둔 양념이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스테인리스 볼에 간장과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다진 대파를 섞어 물을 부어 풀어 둔 양념이 담겨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두부는 부침용 한 모, 생표고버섯은 서너 개면 충분하다. 양념은 간장 3스푼에 고춧가루 1스푼, 맛술 1스푼, 다진 마늘 0.5스푼, 다진 대파 3스푼, 설탕 0.5스푼, 참기름 1스푼을 섞어 만들고, 여기에 물을 반 컵쯤 부어 끼얹기 좋은 농도로 풀어 둔다. 참치액이 있으면 반 스푼만 더하는데, 멸치액젓보다 비린 향이 적으면서 감칠맛은 올라간다.

두부는 1센티미터 조금 넘는 두께로 썰어 키친타월로 겉물기를 눌러 닦는다. 물기가 남은 채로 기름에 넣으면 기름이 사방으로 튄다. 팬에 기름을 얇게 두르고 중불에서 앞뒤로 굽는데, 가장자리가 연한 갈색으로 변하고 뒤집개로 밀었을 때 팬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지면 다 구워진 것이다.

팬에서 두부 한 조각을 뒤집개로 들어 올려 가장자리가 연한 갈색으로 구워진 면을 보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팬에서 두부 한 조각을 뒤집개로 들어 올려 가장자리가 연한 갈색으로 구워진 면을 보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구운 두부를 팬에 그대로 둔 채 표고버섯을 넣는다. 기둥은 떼어 내고 갓은 0.5센티미터 두께로 썰어 두부 사이사이에 올린 다음, 풀어 둔 양념을 위에서 고루 끼얹는다. 불은 중약불로 낮추고 뚜껑을 덮어 8~10분 조리는데, 중간에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두부 위에 두세 번 끼얹어 주면 색이 고르게 든다.

구운 두부 사이에 썬 표고버섯을 올린 팬 위로 숟가락에 담긴 양념을 끼얹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구운 두부 사이에 썬 표고버섯을 올린 팬 위로 숟가락에 담긴 양념을 끼얹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버섯 숨이 죽고 국물이 처음의 절반쯤으로 졸아 팬 바닥에 자작하게 남으면 거의 다 된 것이다. 이때 어슷 썬 대파 한 대와 청양고추 한 개를 넣고 삼십 초쯤 두었다가 불을 끈다. 대파와 청양고추를 처음부터 같이 끓이면 색이 누렇게 죽고 국물도 탁해지니, 마지막에 넣어 향만 입히는 편이 낫다.

두부를 굽지 않고 생것 그대로 조리면 조리는 동안 모서리가 부서져 국물이 지저분해지니, 시간이 없더라도 겉면만은 구워 굳혀 놓는 것이 좋다. 순두부나 연두부는 이 조림에 쓰지 않는다. 생표고 대신 말린 표고를 쓸 때는 미지근한 물에 20분 불린 뒤 그 물을 양념에 섞으면 국물맛이 더 진해진다.

재료 하나를 더 넣는 것만으로 늘 만들던 반찬의 맛이 달라지니, 표고버섯이 흔해지는 가을에 두부조림을 할 때 한 줌 같이 조려 보길 권한다. 고기를 따로 사지 않아도 식구들이 밥 한 그릇을 비우는 반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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