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의 하동송림은 섬진강 물가에 굵은 소나무가 모여 선 숲이다. 조선 영조 21년, 1745년에 하동부사 전천상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모래를 막으려고 심은 나무들이 280년 가까이 자라 지금의 숲이 됐다. 2005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솔숲 안쪽 약 1.3㏊에는 꽃무릇 20만 본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꽃무릇은 잎이 나기 전에 붉은 꽃대만 먼저 올라오기 때문에, 소나무 기둥 사이의 땅바닥이 붉은색으로만 채워진다. 9월 중순에 꽃이 피기 시작해 추석 연휴를 전후한 시기에 가장 붉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나무 기둥 사이 붉게 깔린 숲 바닥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숲에 들어서면 위쪽은 짙은 초록, 바닥은 붉은색으로 층이 갈린다. 산책로에 서서 몸을 낮추고 낮은 각도로 보면 꽃대가 겹쳐 보여 바닥 전체가 붉은 면처럼 이어진다. 오래된 소나무 껍질의 갈색과 붉은 꽃이 맞붙어 색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소나무는 대부분 어른이 두 팔로 안기 어려울 만큼 줄기가 굵고, 위로 곧게 뻗다가 가지가 넓게 퍼진다. 그 아래에 키 큰 나무가 따로 없어 숲 안쪽이 트여 있고 시선이 멀리까지 나간다. 꽃무릇 군락이 한 덩어리로 보이는 것도 바닥을 가리는 것이 적어서다.
숲 바깥으로 몇 걸음만 나가면 섬진강과 흰 모래밭이 나온다. 꽃무릇 군락을 보다가 강가로 나서면 붉은 꽃밭에서 모래와 물빛으로 풍경이 한 번에 바뀐다. 두 곳이 붙어 있어 한 번 걸음에 솔숲과 강변을 모두 볼 수 있다.
30분이면 한 바퀴, 계단 없는 평지 길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산책로는 평지다. 오르막이나 계단이 없어 숲을 한 바퀴 도는 데 30분에서 한 시간이면 넉넉하다. 산을 오르지 않고도 군락 전체를 지나가며 볼 수 있어 나이 드신 분이나 아이와 함께 걷기에 부담이 적다.
산책로는 숲 안쪽 길과 강 쪽 길이 나란히 이어진다. 갈 때와 올 때 다른 길을 고르면 같은 군락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된다. 숲 안쪽에서는 소나무 기둥 사이로 꽃을 보고, 강 쪽에서는 모래밭과 물을 배경에 두고 붉은 꽃대를 본다.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꽃무릇은 꽃대가 가늘고 뿌리가 얕아 밟히면 쉽게 상한다. 하동군은 꽃과 주변 식생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산책로로만 걷도록 안내하고 있다. 군락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길 양옆으로 꽃이 이어져 보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꽃무릇 한 포기가 붉게 서 있는 기간은 열흘 남짓으로 짧다. 올해는 9월 중순부터 꽃대가 올라왔으니, 솔숲 바닥이 붉게 이어진 모습을 보려면 지금이 그 구간이다.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 찾아가는 길
하동송림공원 / 한국관광공사-김지호 |
하동송림은 연중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숲 앞 공영주차장도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10면이 마련돼 있고, 북쪽 주차장과 남쪽 야영장 두 곳에는 장애인 화장실을 따로 두었다.
숲이 하동읍 중심가와 맞닿아 있어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걸어서 갈 수 있다. 강변을 따라 숲이 길게 이어지는 구조라 어느 쪽 주차장에 세워도 꽃무릇 군락까지 금방 닿는다. 모래밭 쪽은 그늘이 없으니 햇살이 강한 낮에는 솔숲 안쪽 길을 이용하는 편이 걷기 편하다.
숲 남쪽에는 야영장이 있어 하루 묵으면서 아침저녁으로 숲을 걷는 일정도 짤 수 있다. 솔숲과 꽃무릇 군락, 강과 모래밭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걷는 시간이 짧아도 보게 되는 풍경은 여러 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