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넘칠 때마다 찬물 부으셨나요"…'이렇게' 하면 쫄깃함이 살아납니다


끓는 소면 냄비 위에 나무주걱 한 개가 가로로 걸쳐져 있고 거품층이 주걱 아랫면에서 멈춰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소면 냄비 위에 나무주걱 한 개가 가로로 걸쳐져 있고 거품층이 주걱 아랫면에서 멈춰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국수 한 그릇 삶는 일은 십 분이면 끝나는데, 꼭 그 십 분 사이에 한눈을 팔게 된다. 물이 끓어 소면을 넣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얀 거품이 냄비 가장자리까지 부풀어 오르고, 잠깐 그릇을 꺼내는 사이에 거품이 넘쳐 가스레인지 위로 흘러내린다. 끈적한 국물이 화구 사이로 들어가면 닦아 내는 데만 한참이 걸린다.

그럴 때 대부분은 옆에 받아 둔 찬물을 반 컵쯤 부어 거품을 가라앉힌다. 거품은 금세 내려앉지만 그때뿐이라 한소끔 지나면 다시 부풀어 오르고, 두 번 세 번 찬물을 붓다 보면 면은 처음 생각한 것보다 훨씬 오래 물속에 있게 된다. 건져 놓고 보면 면발에 힘이 없고 금방 퍼져 젓가락에 감기지도 않는다.

찬물 대신 부엌 서랍에 있는 나무주걱 한 개만 꺼내면 된다.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주걱을 냄비 위에 가로로 걸쳐 두면 부풀던 거품이 주걱에 닿으면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다.

찬물을 부을수록 국수 면발이 퍼지는 이유

소면을 넣은 냄비에서 하얀 거품층이 냄비 턱까지 부풀어 오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소면을 넣은 냄비에서 하얀 거품층이 냄비 턱까지 부풀어 오르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소면은 밀가루를 반죽해 뽑은 면이라 삶는 동안 겉면의 전분이 물에 녹아 나온다. 전분이 녹아든 물은 맹물보다 끈끈해서 바닥에서 올라온 기포가 수면에서 터지지 못하고 막에 갇힌 채 차곡차곡 쌓인다. 냄비 안의 물 높이는 그대로인데 거품층만 두꺼워지면서 순식간에 냄비 턱을 넘어서는 것이다.

여기에 찬물을 부으면 표면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 거품층이 주저앉는다. 눈앞의 거품은 사라지지만 냄비 전체의 물 온도까지 함께 떨어지기 때문인데, 다시 팔팔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도 면은 계속 물속에서 익는다. 삶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면이 물을 먹어 굵어지고 쫄깃한 맛이 사라진다.

나무는 금속보다 열이 늦게 전해져 끓는 물 위에 올려 두어도 표면이 한동안 미지근한 상태로 남는다. 부풀어 오른 거품막이 이 미지근한 나무 표면에 닿으면 막이 버티지 못하고 터지면서 거품층 높이가 내려간다. 물 온도는 그대로 둔 채 거품만 꺼뜨리는 방법이라, 불을 줄이지 않고도 정해진 시간 안에 면을 건질 수 있다.

부풀어 오른 거품막이 나무주걱 아랫면에 닿는 지점에서 꺼지며 높이가 내려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부풀어 오른 거품막이 나무주걱 아랫면에 닿는 지점에서 꺼지며 높이가 내려가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나무주걱 걸쳐 국수 냄비 넘침 막는 방법

불을 켜기 전 빈 냄비 위에 나무주걱을 얹어 양 끝이 테두리에 걸치는 길이인지 확인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불을 켜기 전 빈 냄비 위에 나무주걱을 얹어 양 끝이 테두리에 걸치는 길이인지 확인하고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준비할 것은 냄비 지름보다 긴 나무주걱 한 개다. 냄비 위에 얹어 보고 양 끝이 테두리에 제대로 걸치는지 먼저 확인하는데, 길이가 모자라면 끓는 물 속으로 빠진다. 나무젓가락으로 대신할 때는 두 짝을 붙여 놓지 말고 한 짝씩 간격을 두고 걸쳐야 흔들리지 않는다.

주걱은 물이 끓기 시작할 때부터 미리 걸쳐 두는 것이 좋다. 소면을 넣고 나면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데 일이 분도 걸리지 않아서, 거품이 냄비 턱까지 올라온 다음에 서랍을 열면 이미 늦는다. 면을 넣고 젓가락으로 한 번 저어 면끼리 붙지 않게 풀어 준 다음, 주걱을 냄비 위에 가로로 올려놓는다.

끓는 물에 넣은 소면을 젓가락으로 한 번 저어 면을 풀어 주고 있고, 주걱은 냄비 옆 조리대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끓는 물에 넣은 소면을 젓가락으로 한 번 저어 면을 풀어 주고 있고, 주걱은 냄비 옆 조리대에 놓여 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 이미지

거품이 차오르다 주걱 아랫면에 닿으면 하얀 막이 툭 꺼지면서 높이가 내려가는 것이 눈에 보인다. 거품층이 주걱 높이에서 오르내리기만 하고 더 올라오지 않으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나무주걱은 끝까지 버텨 주는 장치가 아니라 시간을 벌어 주는 요령이라, 거품이 주걱을 밀어 올릴 기세면 불을 중간 세기로 한 단계 줄인다.

냄비 안쪽 윗부분에 식용유를 손가락으로 얇게 발라 두면 그 자리에 기름막이 생겨 거품이 더 올라오지 못한다. 주걱을 걸쳐 둘 때는 손잡이가 화구 쪽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놓는데, 불꽃이 냄비 옆으로 새어 나오면 나무가 그을리거나 탈 수 있다.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주걱은 이 자리에 쓰지 않는다. 면을 다 삶은 뒤 체에 건져 찬물에 헹구는 것은 그대로 해도 되며, 이때 쓰는 찬물은 오히려 면발을 쫄깃하게 만든다.

다음에 소면을 삶을 때는 찬물 그릇 대신 나무주걱을 먼저 꺼내 냄비 위에 걸쳐 보길 권한다. 국수 맛은 양념보다 면발에서 갈리는데, 그 쫄깃함은 정해진 시간 안에 면을 건지는 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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